작은 버섯 - 제3회 사계절그림책상 수상작 사계절 그림책
정지연 지음 / 사계절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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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하늘에서 작은 솔방울이 떨어지고 땅속에서 아주 작은 버섯이 탄생한다. 작은 버섯이 태어나기 전 땅속에서 흙이 솟아오르는 모습을 혹이 자라나듯 크게 그린 그림은 겨우내 잠들어 있던 생명을 싹틔우는 일이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를 표현하는 듯했다.



땅을 뚫고 솟아난 버섯이 사슴을 깨우고 사슴이 다시 버섯들을 깨우며 점점 큰 숲을 이룬다. 화사하고 선명한 색감으로 시선을 사로잡고 역동적인 움직임들이 살아있는 듯 생기를 불어 넣는다.



작은 존재에서 시작된 그림이 점차 큰 숲을 이뤄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무가 빽빽이 우거진 숲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생명을 이어가는 무수한 종의 식물, 곤충, 동물들이 생각나기도 했다. 너무나 일상적이어서 그 희소성을 아직은 실감하지 못하고 무심코 지나치는 공기, , 흙의 소중함도 되새겨 보았다.


넓은 우주를 떠올려보면 아주 작은 점에도 이르지 못할 만큼 작은 존재인 우리이지만, 그 작은 힘으로 문명을 형성하고 발전시켜왔다고 생각하면 인류는 정말 위대한 것 같다. 그런 위대함 속에 우리도 한 걸음 한 걸음 매일 힘을 보태고 있으니, 보다 특별하지 않고 보다 뛰어나지 않다고 실망하거나 좌절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미 나 자체는 하나의 완전한 우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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