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메설리라는 미국의 철학자가 쓴 『인생의 모든 의미」라는 책이 있다. "우리 시대의 주요 철학자,
과학자, 문필가, 신학자들이 삶의 의미에 관하여 쓰백여 가지의 이론과 성찰들을 체계적으로 분류, 요약, 정리한 최초의 책"이라고 소개되어 있어 구입하기는 했지만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다. 아니, 솔직히말하면 그 책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해도 어떤 깨달음을 얻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읽고자 하는 마음이잘 들지 않는다. 삶에는 의미가 있다, 아니다 의미 같은 거 없다, 팽팽하게 대적하는 이 똑똑한 사람들의오백 쪽 넘는 주장들 앞에서 내가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라는 말장난 같은 생각이 저절로 든다. 의미와 무의미는 정말이지 뫼비우스의 띠 같다. 경계를 도무지 나눌 수가 없다. 무의미한가 싶으면 의미하고 의미한가 싶으면 무의미하다.
제하(달리는 콘치즈박사)에게 완벽하게 무의미해진공룡들이 제하(달리는 공룡박사)의 어린 시절을 증거하는 의미인 것처럼. 의미에 집착하는 의미 중독자라고 나를 설명하지만 정작 내가 아침마다 경험하는 것은 생의 무의미함인 것처럼. - P1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