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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끄기 연습 -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
올가 메킹 지음, 이지민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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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생소한 개념인 네덜란드의 닉센(Niksen)의 개념, 방법을 담은 책이다.




닉센은 무엇인가?


아이러니하게도 이 닉센 전문가로 전세계의 주목을 받는다는 이 사람도 정확히 정의하지 못한다.


300페이지 가까운 책 내용이 닉센에 대한 이야기인데도, 읽으면서 닉센이란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나마 좀 와닿은 표현을 빌리자면 이러하다.


닉센이란, 


의도적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거나 거의 하지 않는 것,


특별한 계획 없는 헐렁한 시간을 보내는 것


생각끄기연습, 올가 메킹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제목 처럼 아무 생각도 하지 말아야 한다.



가령, 두 사람이 소파에 앉아 있다고 가정하자.


한 사람은 소파에 앉아 있는 상태로 오늘 저녁은 무엇을 먹을 것이며, 내일 해야 할 미팅에 대해 생각한다. 다른 한 사람은 소파에 앉아 마주한 창문 밖 풍경을 바라본다. 


외적으로 보았을 때, 이 둘은 모두 소파에 앉아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나


한 사람은 닉센을 하고 있고, 남은 하나는 그렇지 않다.


둘 중 누가 닉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정답은 아무 생각 않고, 풍경을 바라보는 사람이 닉센을 하고 있다. 






책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가 바쁜 것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바쁜 상태에서 우리가 느끼는 감정 때문이다. ...


바쁠 때 우리는 생산적이며 내 삶을 통제하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 우리가 바쁜 상태에 머무는 진화적인 이유 중 하나는 연결되고 소속되기를 바라는 인간의 깊은 욕망과 관련이 있다. ... 가령 다른 이들이 줄기차게 바쁜 모습을 보면 우리는 나도 그래야 하는 것은 아닌지 압박을 받는다.


본문 54 ~ 55p 



이 대목을 보면서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나만 그런 것이 아니구나, 그리고 사람이라면 원래 저런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이구나 하면서.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는 것은 핑계를 대기에 참 좋다)





그런데 반전은 그 바로 뒷 페이지에 우리는 휴식하도록 설계되었다는 얘기가 나온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데 더 매력을 느낍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거나 계단을 걸어 올라가야 하는 상황에서는 대부분이 에스컬레이터를 타죠.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우리는 이제 활동하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습니다. 웬만해서는 활동을 줄이려고 하죠. 더 이상 음식을 쫓아다니지 않아도 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본문 57p



어리둥절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 문장은 이렇게 끝난다.


' 우리는 바쁘도록 설계되어 있기도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도록 설계되어 있기도 한 것이다'




......




갑자기 이 작가는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지 그 의도가 궁금해졌다. 




앞에서 우리가 제대로 쉬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면, 그 뒤론 닉센이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한다.


진짜 닉센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설명하고자 (유명하겠지만, 나는 누군지 모를) 온갖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온다. 


하지만 여전히 '닉센은 이것이다'라고 정의내리기 어렵다. 


그래서 닉센이 아닌 것을 정의한다.


  


닉센은 일이 아니다.


닉센은 감정노동도 아니다.


닉센은 마음챙김이 아니다. (이 대목에서 놀랐다. 아니었단 말인가?)


닉센은 게으름이나 지루함이 아니다. 


닉센은 책을 읽거나, 텔레비전을 보거나, 소셜 미디어를 살펴보는 활동이 아니다. 




그러면 닉센을 해서 좋은 점은?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 조차도 뇌는 활동한다.


정확히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상태의 뇌가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


그리고 어떤 업무에 착수했을 경우, 뇌의 특정 영역이 깨어나고, 다른 부위는 차단된 상태로 대기한다.


그렇기 때문에 중요한 일 혹은 창의력을 요하는 일이 있다면 뇌를 활성화 시키기 위해 잠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것은 더 나은 의사 결정을 하는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다시 반전. 


닉센은 미루기가 아니다. 이 둘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가령, 일을 하다 말고 청소를 하는 행위는 생산적이란 생각이 들게 하지만 은밀한 미루기로, 닉센이 아니다. 


미루기와 달리 닉센은 우리에게 아무것도 하지 않는 매우 확실한 시간과 장소를 줌으로써 미루기라는 문제에서 벗어나도록 도와준다. 




뒤 이어서 닉센을 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준다.


하루 중 일정 시간과 장소를 두고 닉센을 하기를 권한다.


여기까지 읽으면 닉센은 그냥 아무 생각도 안하고 아무 행위도 하지 않는 것이라 생각 할 수 있는데 그렇지 않다.


운동을 하거나, 취미활동을 하면서 닉센을 할 수 있다.


아마도 포인트는 의식하지 않는 것이다.


위에서 설명한 요가의 마음챙김과 닉센의 차이는 여기서 드러난다.


요가의 마음챙김은 나의 호흡, 나의 신체, 나 자신을 의식하는 행위라면


닉센은 그 조차도 의식하지 않고 무(無)의 세계에 진입하는 것이다.


 


마지막 두 챕터는 닉센의 원조, 네덜란드에 대한 설명과 닉센이 모두에게 효과적인 것은 아니란 설명으로 끝난다.




책을 덮으며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닉센의 개념에 대해서 한창 설명을 들었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설명하기 모호한 개념이라는 것은 이해했지만 (오히려 한국의 '멍 때리기'라는 개념이 있어서 크게 새로운 느낌도 들지 않았음), 전체적으로 방법이나 장점에 대한 설명이 다소 빈약하고, 대부분의 설명은 다른 전문가의 말을 빌려 온 것이라 설득력도 부족했다. (과연 이 사람이 이 분야의 전문가라고 할만한지에 대해서도 의문스럽다.) 


개인적으로 아쉬운 부분이 많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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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방과 창조 - 서울대 김세직 교수의 새로운 한국 경제학 강의
김세직 지음 / 브라이트(다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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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롤로그에는 보통 이 책을 왜 쓰게 되었는지, 그리고 독자가 어떤 식으로 읽어주었으면 하는지가 적혀 있다.

이 책에도 마찬가지로 학술 논문만 쓰던 김세직 교수가 이런 책을 쓰게 되었는가를 밝혔다.

학술논문만 주로 쓰던 내가 일반 국민들께 내가 알게 된 한국 경제의 감춰진 비밀과 해법들을 알리고자 책을 쓰기로 마음 먹은 이유는 심각한 위기의식 때문이다.

... 이 책은 이 분들께 위기 가능성을 알려드림과 함께 그럼에도 해결책이 있음을,

지금부터라도 함께 노력하여 바꾸면 희망이 있음을 알리기 위해 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모방과 창조', 김세직 - 프롤로그 중

사실, 경제 위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태어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IMF가 터지고, 날로 심각해지는 청년 실업 문제와 한 평생 벌어도 내 집 하나 갖기 힘든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단순히 리먼 브라더스 사태 까지 따지고 들지 않아도 한국경제가 어려움을 잘 보고 들으며 살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사는 동안 경제위기가 없던 시대가 없었으니.

그러니 저자가 지적하는 위기의식이라는게 누군가에게는 새삼스럽게 느껴질 것도 같다.

그럼에도 나는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과 희망을 들어보고 싶었다.

한평생 경제로 먹고 산 사람이니 적어도 선거철 정치하시는 양반들의 허무맹랑한 정책들 보다 현실적인 얘기가 나오지 않을까 싶어서 였다.

책은 총 3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1) 당신의 미래는 안녕하신가요? : 5년 1% 하락의 법칙과 우리의 미래

2) 잃어버린 성장 법칙을 찾아서 : 30년 성장과 30년 추락의 비밀들

3) 신세계를 향하여 : 모방에서 창조로 가는 비법들

(순서대로 읽기를 추천함)

파트 1에서는 우리가 사는 시대를 분석하고, 현실적인 유토피아는 어떤 것이며 어떻게 하면 그 유토피아에 다다를 수 있을지에 대해 얘기한다.

흔히들 말하는 금수저, 흙수저 처럼 운에 의해 좌우되는 현실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이야기가 시작된다.

저자가 제시한 해결책은 '잘 사는 나라를 만드는 것', 즉 유토피아를 만드는 것이다.

저자는 인생에서 가장 불공평한 것이 어떤 집안에서 태어나느냐가 아니라, 어떤 나라에서 태어나느냐라고 생각한다. 같은 흙수저라도 본인의 노력 여하에 따라 금수저가 될 수 있는(계층이동이 가능한) 기회가 있는 나라와 그런 기회가 전혀 없는 나라에서 태어난 것은 천지 차이라는 것이다. 누구나 금수저로 태어날 수 있는 나라를 토마스 모어의 유토피아라고 본다면, 저자가 말하는 현실적인 의미의 유토피아는 이 처럼 누구나 잘 살 수 있는 기회를 가진 나라를 말한다. 정확히는 소득의 원천인 '좋은 일자리'(= 직업과 상관없이 매년 소득이 빠르게 증가하는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는 나라다. (이 부분에서 나는 과연 좋은 일자리에 있는 것인지 되돌아보게 됨)

그럼 좋은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는 나라는 어떻게 만들어지나?

나라 전체의 국민소득이 빨리 증가해야 한다. 나라의 국민소득 증대능력은 국가의 경제성장률을 뜻한다. 다시 말해, 좋은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는 나라는 나라의 경제성장능력이 높은 나라인 것이다.

그럼 이 경제성장능력은 어떻게 측정하는가? 연간 경제성장률 처럼 단기성장률은 정부 정책이나 불규칙적인 단기적 변동요인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장기성장률을 이용한 측정이 보다 정확한 판단이 가능하다.

여기서 소제목에서 나왔던, 그리고 프롤로그에서도 등장하고 이 책의 핵심 키워드인 '5년 1% 하락의 법칙'이 등장한다. 저자는 앞서 설명한 장기성장률의 발자국을 따라가다 이 법칙을 발견하게 되었다. 법칙의 내용은 간단하다. 말 그대로 1990년대 초 이후 대한민국의 장기성장률이 매 5년 마다 1% 포인트씩 규칙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9n년생인 내가 사는 동안 숨쉬듯 경제 위기를 보고 들은 이유가 바로 여기서 밝혀진다)

장기 성장률은 그 나라의 진짜 경제성장능력이고, 이 법칙에 따르면 우리라는 규칙적으로 경제성장능력이 하락하고 있다는 뜻이다. 90년대 초 이후 대한민국에는 정권 변화,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한 타격을 비롯해 각종 전염병 사태 까지 제법 굵직한 많은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5년에 1% 씩 꾸준히 하락했다는 것은 반대로 이 법칙이 한국 경제가 최근 겪고 있는 거의 모든 경제 문제들의 근본적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럼 (당연히) 90년대 초 이후 부터 지금 까지의 대한민국은 좋은 일자리가 충분히 공급되는 현실적인 유토피아가 아니라는 것. 주목할 것은 지금 이대로라면 갈수록 더 현실적인 유토피아와 멀어지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제로성장은 두 말 할 것 없고.


파트 1이 다소 암울한 현실을 꼬집은 내용이었다면, 파트 2는 그래도 희망차게 시작한다.

(태어나보니 경제위기 였던 입장에서 억울한 맘인게 사실. )

중학교 사회시간 즈음에 배웠던 '한강의 기적'을 기억난다. 전후 30년 동안 대한민국이 일궈낸 급격한 경제성장을 일컫는 말이다.

저자의 '5년 1% 하락의 법칙'은 1990년대 초 부터 지금까지의 장기경제성장률이 하락한 것을 말하지만, 반대로 90년대 이전까지는 기적이라 칭할 만큼 무서운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 우리나라다. (여기서 잠시 국뽕을 느껴도 좋음) 대한민국은 1960년대 초반 이후 30년간 하락추세 없이 8% 넘는 장기성장률을 보여주었고, 이는 인류 역사에 전례가 없는 일이다. 저자의 은사이자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할 만큼 거시경제학에 한 획을 그은 인물로 손꼽히는 로버트 루카스 교수의 논문에서 이런 고도 성장기의 한국을 농구의 신이라 불리우는 마이클 조던에 비유하며, 마이클 조던으로부터 농구를 잘하기 위한 원리를 배우듯 고도성장기 한국에서 경제성장의 원리를 배워야 한다고 했다.

눈치가 빠르신 분들은 한강의 기적을 언급한 부분에서 이미 알아차리셨을지도 모르겠지만, 파트 1에서 지적한 암울한 현실을 타개할 방법은 바로 이 한강의 기적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은 60년대 부터 30년 동안 보여줬던 기적의 비결은 무엇이었으며, 90년 부터 30년간 그 기적의 빛을 잃고 '5년 1% 하락의 법칙'이란 불명예를 안게 된 이유는 무엇일지 파트 2에서는 낱낱이 밝혀낸다.

그리고 가장 분량이 많은 파트 3에서는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이 적혀 있다. 바로, 모방과 창조.

이제서야 이 책의 제목이 경제서적이라기 어색한 '모방과 창조'인지 이해가 갔다.

 

파트2와 파트3은 직접 읽어보시길 추천드린다.

특히 파트 3. 서평에서 모든 내용을 세세하게 다룰 순 없지만, 저자가 제시하는 해결책이 조세정책과 보조금 제도, 교육제도 등 폭넓은 분야를 다루고 있고, 충분히 실현 가능한 부분이 많아 흥미로웠다. 또한, 대선이 얼마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기에 각후보들이 어떤 경제정책을 가져올지 궁금해졌다.

여기까진 책 소개였고, 지금부터는 내 감상.

책 내용 중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경제학이 유토피아를 향한 학문이라는 것이다. 이는 사람들의 더 많은 소득과 행복을 보장하는 것으로, 결국 경제학은 사람들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학문이라는 것이다. 숫자와 손익만을 따지는 냉철하고 이성적인 내 안의 경제학의 이미지가 탈피되는 순간이었다. 괜히 인류애가 충전되며 뭉클해짐을 경험했다. 내가 모르는 세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세상을 좋게 바꾸기 위해 노력한다는 사실을 목격하면 나 또한 의기투합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게 된다. 결국, 모두를 위한 것이 나를 위한 것이다.

대학생활을 마치고 곧바로 사회생활에 뛰어들어 지금까지 경제활동을 하는 나는 남들보다는 조금 늦게 경제공부를 시작하게 되었다. 누군가의 눈엔 아직 새파랗게 어린 애가 돈 돈 거리며 사는 모습이 좋지 않게 비춰질지 모르지만, 그래도 내가 흔들림 없이 내 페이스를 유지하며 갈 수 있는 이유는 목표가 명확하기 때문이다. 경제공부의 목적은 경제적 자유를 얻는 것으로, 내가 나로서 살 수 있는 것, 즉, 행복하기 위함이다. 그래서 더 열심히 읽었나 보다.

곳곳에 저자의 친절함이 배어 있는 책을 읽으며, 프롤로그에서 언급한 위기의식을 전국민에게 알리고 해결책을 함께 찾고자 했다는 말이 진정성 있게 느껴졌다. 그럴 듯 하고 어려운 말로 포장한 부분 없이 쉽고 간결한 설명, 중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누구든지 쉽게 인지 하도록 글 머리에 앞서 설명한 내용을 요약 정리해 다시 언급한 부분이나 하이라이트 페이지를 끼워넣은 부분 등 에서 얼마나 독자를 배려했는지 알 수 있었다.

 

 

 

한편으론 역시 교수님은 다르구나, 이런 사람이 교수를 하는거구나 하고 느꼈다.

저자가 언급한 내용과 설명에서는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 많았다. 특히나 그 좁은 땅에 산은 어찌나 많은지 농지도 얼마 되지 않고,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이 나라가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것은 인적자원, 결국 사람 덕분이었다는 것. 그 외에도 언급하는 내용 중 대부분이 중고등 사회시간에 배웠던 내용과 비슷한 부분이 많았다. (일부러 의도한 것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그럼에도 그 지식들이 연결되고 엮여서 깨달음을 얻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는 것. 그게 나와 저자의 차이구나 새삼스레 깨달았다.

책을 모두 읽고 난 후에도 바뀐 것이 없다. 미래를 보는 나의 시선이 조금 더 낙관적으로 변한 것만 빼면.

N포 세대, 이생망(이번 생은 이미 망했다), 개천에서 지렁이나 겨우 나오는 시대에 살지만, 그 수 많은 전쟁 속에서 나라 잃은 슬픔을 배우고 지켜낸 이 나라에 백마 타고 온 초인이 있을 것이란 희망이 들기 때문이다. 정말 백마를 타고 올런지 모르지만ㅋㅋ 의외로 가까운 곳에 생각지도 못한 변수로 우리는 또 다시 일어나고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덕분에 수많은 '~ 괜찮아' 시리즈들 보다 더 위로가 되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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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언어의 탄생 - 영어의 역사, 그리고 세상 모든 언어에 관하여
빌 브라이슨 지음, 박중서 옮김 / 유영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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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로 유명한 빌 브라이슨 작가의 신간이다.

한 프로그램에서 김은희 작가님이 추천하신 책의 저자로 빌 브라이슨을 언급해 처음 알게 되었다.

(추천하신 책을 읽으려다가 옆길로 새서 추천한 책은 안 읽고, '거의 모든 것의 역사'를 먼저 읽게 되었지만)

 

 

이 작가님 책은 한 마디로 하면 빌 아저씨의 알쓸신잡(알아둬도 쓸데없는 신기한 잡학사전) 같은 느낌이다.

 

 

이야기꾼 특유의 넉살이 곳곳에 묻어나서 자칫 장황할 법한 이야기에 생기를 불어넣을 줄 안다.

(그 조미료가 가끔 지나쳐서 일반화의 오류를 저지를 때도 왕왕 있으니 적당히 걸러 읽어야 하지만.)

<타임스>와 <인디펜던스> 기자에 영국 더럼 대학교 총장을 역임한 이력이 있고, 무엇보다 영문법 책을 출판한 이력도 있거니와, 책의 소제목이 무려 '영어의 역사, 그리고 세상 모든 언어에 관하여'라고 하니 얼마나 많은 얘기를 담아내려나 호기심이 먼저 들었다.

 

 

책을 다 읽고 든 2가지 생각 :

1. 영어, 생각보다 별 거 아니다

미국인 빌 브라이언은 나름 객관적인 태도로 영어의 장단점을 나열했다.

하지만, 한국인 독자로서 영어의 장점 부분은 크게 와닿지 않았다.

(단점은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공부한 외국인으로서 공감하지 않을 수 없었음)

(예1. 한 가지 단어에 너무 많은 의미를 가짐 - fine은 무려, 형용사 14개, 명사 6개, 부사 2개의 뜻을 가짐-)

(예2. 영어의 불규칙성을 다 담아내기에 너무나 추상적인 품사 -명사인데 동사이고 형용사이며 부사-)

언어로서의 장단점을 어필하려면, 다른 언어와의 비교가 빠질 수 없는데

비교를 하기엔 빌 브라이언이 가진 외국어 지식의 폭이 그리 넓지 못했다. 책 중간 중간에 덧붙인 옮긴이의 말들이 이를 증명한다.

 

 

때문에 '영어는 다른 어떤 언어보다도 풍부한 어휘를 보유하고, 가장 다양한 의미의 색조를 지니고 있다'는 저자의 주장은 다소 신빙성이 떨어지게 느껴진다. (풍부한 어휘를 보유한 것이 꼭 좋은 것 만은 아니라는 얘기가 뒤이어 나오지만) 풍부한 어휘를 가진 것은 한국어도 둘째 가라면 서러운 것이 아닌가(!) 빌 브라이슨이 한국인이었다면, 분명 한국어의 위대함과 세종대왕을 향한 절절한 존경심으로 가득한 책을 전세계에 출판했을지도.

(그 외 장점들 : 단어 배열, 능/수동태 등 영어의 유연성, 철자법과 발음이 비교적 간단, 성별에 자유로움 -대명사가 굴절되지 않음-, 간결성을 추구함 -줄임말-)

9번째 챕터 '좋은 영어와 나쁜 영어'에서는 영문법의 복잡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① 규칙과 영어가 영어와는 공통점이 극히 드문 라틴어(심지어 1000년 전에 사멸한) 에서 따왔기 때문

② 어떠한 저명한 권위자도 지지하지 않는 무의미한 애호에 매달렸기 때문

(쉽게 말해, 그럴듯한 근거나 타당성 없이 그저 이러면 좀 더 고상할 것 같아서 라는 식의 이유로 주장된 것들이 굳어져 지금의 문법이 되었다는 것)

가끔 세상의 많은 것들이 말도 안되게 비상식적으로 생겨먹었다는 사실에 놀라곤 하는데, 이도 비슷한 느낌이다. 말도 안되게 엉성한 문법들을 전 세계 공용어라는 이유로 세계 곳곳의 많은 비영어권 사람들이 어려서부터 문법,어휘,독해,스피킹 까지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이 참으로 기묘하다. - 정작 영어권 국가 사람들은 그렇게까지 공부하지도 않는 그들의 언어를!- 영어가 가진 궁극적인 힘은 미국이라는 강대국의 언어라는 것 이외엔 무엇이 더 있는지 모르겠다.

물론, 작금의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우리는 영어를 열심히 배우고 쓰겠지. 이미 전세계 인구 중 1/3이 영어를 공용어로 쓴다고 하니 말이다. 나 또한 마찬가지다. 어찌되었건, 과학 논문 중 2/3는 영어로 간행되고, 전 세계의 우편물 가운데 70퍼센트 이상은 영어로 작성되고 영어로 주소를 쓴 것이라 하니 우리가 영어를 배워야 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하지만 생각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초등학생 때부터 지금까지 20년 가까운 시간을 들여 영어 공부에 매진했건만, 아직도 영어를 사용하기에 앞서 긴장하고, 주저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혹여나 내가 말한 문장이 문법에 맞지 않은 것이 아닐지, 이 상황에서 이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등을 머릿속으로 검열하느라 바빠 정작 입밖으론 몇 마디 뱉지도 못하는 현실.

그러나,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 조지 부시 대통령을 포함한 네이티브 스피커, 미국인들 조차 본인들의 말을 온전히 맞게 사용하지 않는데, 하물며 비영어권 출신인 내가 영어 문법을 완벽하게 구사해서 사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문법의 정합성을 고집할 만큼 대단히 체계적이지 않은 문법이니 말이다. 모든 언어는 의사소통을 위한 다양한 방식일 뿐 이고, 전문 통번역을 업으로 삼는 사람이 아닌 이상에야 문법에 목맬 이유가 전혀 없다. 어쩐지 그 사실을 안 것 만으로도 영어에 대한 자신감이 샘솟는 기분! 우리 모두 자신감을 갖도록 합시다!

한마디로, 영어라는 언어에서 품사는 사실 추상적 개념일 뿐이다. 어떤 명사가 명사고, 어떤 동사가 동사인 까닭은 대체로 문법학자들이 그렇다고 말하기 때문이다. - P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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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보이스 - 브랜드를 만드는 목소리 코칭
이진선 지음 / 걷는사람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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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실, 말로 업을 삼는 사람이 아닌 나에게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 의구심이 들었다.

(물론, 워낙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말을 재미있게 잘하고 싶은 개인적인 욕심은 있었지만)

그런데 의외로 목소리에 대한 고민을 가진 사람들이 제법 많더라.

각 기업의 리더들을 포함해서 교회의 목사님, 보험설계사와 같은 영업직군 종사자들, 면접을 준비하는 취준생들, 손님을 응대해야 하는 자영업자들 까지!

사실, 사람과 사람간의 의사소통을 위해서 목소리는 가장 필수적인 요소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라도 목소리의 영역을 벗어난 일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지금은 직접적으로 사람들 앞에 설 기회가 많지 않지만,

내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을 다듬는 것이 중요하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특히나, 직장에서는 팀원간 의사전달을 어떻게 하느냐가 업무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한 마디면 천냥 빛을 갚듯이,

한 두 마디 말로 쉽게 끝날 수 있는 일을

중간에 어설픈 의사소통 창구가 끼어 있으면 작은 문제도 커지기 마련이다.


업무스킬도 중요하지만, 화법이나 어투(앵앵 거리는 말투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들은 업무시에 신뢰감을 떨어뜨림 = 본인의 평판을 떨어뜨리는 요소) 등이 사회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을 나는 이제야 알게 되었다.

 

 

진단부분은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보이스 트레이닝이 필요한 이유, 트레이닝 방법 못지 않게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데

목소리 진단 20개 문항, 발음 진단 20개 문항 만으로

짧게 구성되어 있어서 실제로 내 목소리나 발음이 어떤지 객관적인 진단은 불가능하다고 본다.

그나마 발음 진단은 문제와 답이 명확하지만, 목소리 진단은 문항도 모호하고 답변도 아리송하다.

실제 코치를 만나 진단을 받고, 트레이닝을 하는 것 만큼의 질을 바라긴 어렵겠지만,

다음 번엔 좀 더 개선되었으면 좋겠다.

 

 

책을 받은지 이제 4일차라서 3주 짜리 트레이닝 코스를 모두 섭렵하진 못한 상황이지만,

서술되어 있는 보이스 트레이닝은 다 빠르게 한 번씩 시도해보았다.

꽤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서술되어 있어서 하루에 15분씩 투자해서 연습한다면

나도 성우 못지 않는 목소리를 가질 수 있지 않을까 희망이 생긴다.

읽으면서 의외로 놀랬던 부분은 내용이 군더더기 없다는 점이다.

보이스 트레이닝 덕분인지 정확한 내용 전달을 위해 핵심만을 전달하는 간결한 표현을 쓰던 것이

몸에 배어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덕분에 책이 술술 잘 읽히고, 내용을 쉽게 받아 들였다.

 

책에서는 목소리의 전달력을 높이는데 중요한 3가지로

정확한 발음, 자연스러운 호흡, 적당한 속도를 꼽는다.

나는 발표를 할 때마다 종종 말이 빨라지곤 하는데,

고치려고 해도 쉽게 고쳐지지 않더라.

일부러 한 마디 한 마디 분명하고 천천히 하려고 연습해도

막상 현장에선 다시 말을 물대포 처럼 쏟아낸다.

이게 단순히 긴장해서 생긴 버릇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에서 그 이유를 명쾌하게 짚어주었다.

발표할 때, 말이 빨라지는 것은 호흡을 제대로 하지 않아서다.

입안에 머금은 공기에 의존하는 얕은 호흡을 하며 말하기 때문에 말의 속도가 빨라질 수 밖에 없다고!

그래서 일차적인 목표로 복식호흡 연습을 통해서 호흡을 길게 갖도록 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언젠가 갈고닦은 목소리가 또 다른 기회의 문을 열어주길 기대해야지.

목소리도 연출이 필요하다.

...

목소리는 그 사람의 이미지, 브랜드다.

누군가에게 편안하고 신뢰감을 줄 수 있는 목소리,

노래 부르듯이 자연스러운 목소리,

카리스마 넘치고 당당한 목소리 등은 나 자신을 드러내는데 큰 역할을 한다.

더불어 목소리 연출을 통해서

나 자신을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하고 상상력을 자극하며

목소리만 들어도 그림이 그려지게 말한다면

어느 순간 그것들이 모여서 자신에게 또 다른 기회의 문을 열어줄 것이라 확신한다.

-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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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이 좀더 자세했으면 좋았을것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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