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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여자들
다이애나 클라크 지음, 변용란 옮김 / 창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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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처음은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책이라고 해서 호기심이 생긴게 사실이다.


책 제목에서 말해주듯 마른 여자들, 다이어트, 나고 자라면서부터 자신의 몸매나 외적인 모습에 강박을 갖게 되는 여자들의 이야기를 날카롭게 꼬집는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읽다 보니 이게 페미니즘 소설인가 싶다.


(그러고 보니 페미니즘 소설이란 뭐지?ㅋㅋㅋ)



이 책은 마른 여자들의 이야기지만 사랑 이야기이고, 서로를 구원해주고 성장하는 이야기다.


어떻게 나를 사랑하고 서로를 사랑하는지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그것도 페미니즘에 속하는 이야기라면 그럴 수 있지. 여자들의 이야기니까.


하지만 결국 사랑이다.


어리숙하고, 성숙하지 못했던 서로가 서로를 사랑하다, 그 사랑이 때론 집착이 되고 상처를 남기지만,


또 다시 그들을 일으키고 안아주었던 것도 서로를 향한 사랑이었다.  


때문에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사랑'이었다.


사랑이란 무엇인가?



내가 배운 것 : 사랑한다는 것은 죽을 때까지 사랑하는 사람들을 걱정하는 것이다.


내가 배운 또다른 것 : 사랑받는다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을 때까지 나를 걱정하게 만드는 것이다.


마른 여자들, 614page 발췌



주인공인 로즈는 일란성 쌍둥이인 릴리가 있다. 둘의 관계성을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가 번갈아 전개된다.


쌍둥이라는 특수성을 가진 만큼 둘은 굉장히 친밀한 관계인 동시에 닮은 듯 다르다.


로즈는 자신과 달리 모두에게 사랑받는 릴리를 동경하고 닮고 싶어한다.


그런 로즈를 릴리는 살뜰히 챙기고, 배려한다. 로즈는 그런 그의 모습 까지 사랑하고, 온전히 그에게 자신을 맡기고  의지한다. (여기서 덧붙이는 이 책의 좋은 점 1 : '그녀' 대신 '그'를 쓴다.)



그러던 그들에게도 위기가 찾아온다.


이 세상에 서로를 완전히 이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던 서로가 늘 함께 할 수는 없었다.


서로를 이해하는 만큼,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다.


몸무게 마저 같았던 그들은 늘어나고 줄어든 몸무게 만큼 마음의 거리가 점점 커져만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서로를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어쩌면 본인 스스로 보다 서로를 더 아꼈기 때문에 릴리와 로즈는 살아갈 수 있었던 것이다.



어쩌면 세상 모든 문제는 사랑 때문에 일어나는지도 모른다.


모든 이들은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 


(로즈는  사랑을 5 가지로 정의한다.


 1. 일대일의 사랑 2.좁은 범위의 사랑 3. 넓은 범위의 사랑 4. 유명인사 5. 자기애 


사랑의 정의가 이성간의 사랑, 동성간의 사랑, 부모자식간의 사랑 같은 식의 정의가 아니라 좋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을 받기 위해 가끔 이상한 행동을 저지르곤 한다.


누군가의 기준에 맞춰 나를 재단하다 보면 진짜 나는 차츰 줄어들다 영영 사라져버리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진짜 사랑이라면, 내가 사랑하는 누군가의 모습이 그렇게 변하도록 내버려두진 않겠지만)    


릴리도 로즈도, 그리고 제미마, 캣 ... 이 책에 나오는 모든 인물들이 그러했다.


사랑받기 위해 저 자신을 잃는지도 모르고 망가져갔다.


어쩌면 자신을 망가뜨리면서 누군가가 자신을 구원해주길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른다.


나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한다는 말을 듣고 싶었는지 모른다.



어디에 가는지도 모르면서 당신과 함께 가기를 원하는 누군가를 상상해보라.


목적지가 어디든 상관없이.


마른 여자들, 576 page 발췌



 




하지만 모든 사랑의 시작은 내 자신으로부터 시작한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면 어느 누구도 사랑할 수 없다.


때문에 나를 구원 할 수 있는 것 또한 나 자신이다.



그제야 나는 깨달았어, 네가 스스로 시설에 들어가고, 회복을 결심하고, 그런 소식이 나를 깨닫게 만들었어. 모든 건 내 결정이구나, 오로지 나한테 달렸구나, 하고. 


나를 고칠 수 있는 사람은 나밖에 없었어.


마른 여자들, 521page 발췌



인기를 얻기 위해서 하루에 사과 한 알 만 씹고, 변비약을 먹고, 구토를 해 가며 자신을 혹사시키던 


그게 쿨한 것이라 여기던 제미마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을 때 나는 얼마나 감동하고 기뻤는지.



무엇이 그들을 성장하게 했는가 생각하면 그 역시 사랑이었다.


그들은 살고 싶었고, 그래서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았으니 그 또한 자신을 사랑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우리는 늘 그렇다. 인간은 참으로 회복력이 좋다.


우리는 어떤 일을 겪더라도 헤쳐나가며,


그 어떤 극적인 변화 속에서도 적응해서 살아간다.


마른 여자들, 548 page


    



책을 중간 쯤 읽었을 때 했던 메모와 지금 적어가는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



무엇이 그들을 마르게 만들었나, 마른 몸매에 집착하게 했나,


스스로를 지킬 생각을 하지 못하게 하고 강한 누군가에게 의탁하도록 꿈꾸게 했나.


강함을 배우기 전에 나약함을 먼저 가르쳤나.



이런 얘기를 열심히 메모해뒀는데, 그런건 잊은지 오래다.


한참 사랑 타령 한 것 치고, 이제와서 부끄럽긴 늦었지만 


덕분에 나는 어떤 문제가 있어도 잘 헤쳐나갈 수 있을거란 자신감이 생겼다.


주인공들이 성장한 만큼 나도 성장한 모양이다.


 


이제 12시가 가까워져서 리뷰는 마쳐야겠다.


남은 얘기는 좀더 곱씹다가 적어봐야지.


지금 사랑에 과몰입 중이라 더 적어봤자 좋은 얘기가 안나올듯ㅋㅋㅋㅋ



결론 : 너무 좋은 책이니까, 다들 츄라이. love is open do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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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원 이야기 - 춤과 반려동물과 패션을 금지해도 마음의 불꽃은 꺼지지 않아
깊은굴쥐 지음 / 왼쪽주머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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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도 감동도 유익함까지 놓치지 않은 손꼽히는 중세역사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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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녀원 이야기 - 춤과 반려동물과 패션을 금지해도 마음의 불꽃은 꺼지지 않아
깊은굴쥐 지음 / 왼쪽주머니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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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 제목이 심플해서 맘에 들었다.


수녀원 이야기라니. 


종교는 언제나 흥미로운 소재다. 


무엇보다 신앙심 하나로 긴 역사를 갖고 지금까지 이어져 온다는 자체도 흥미롭지만, 


수녀들의 이야기는 흔히 다루지 않는 소재라 더욱 호기심이 일었다.


종교에 귀의한 이들의 삶은 나와는 조금은 다른 양상 일 것이나,  그들 또한 인간이기 때문에 어떤 부분이 같고 다른지 궁금했다.


특히, 소제목을 참 잘도 뽑았다. 


춤과 반려동물과 패션을 금지해도 마음의 불꽃은 꺼지지 않아 


깊은 굴쥐의 '수녀원이야기'


중세 수녀들의 이야기가 춤과 반려동물, 패션 얘기 라니 너무너무 흥미롭잖아!


나이도, 사는 시대는 물론이고, 얼굴 조차 모르는 그들에게 막연한 동질감이 들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였다.


그들이 가진 마음의 불꽃은 무엇일까. 





왜 당연히 저자가 수녀님이거나, 적어도 종교에 관련된 사람일 거라 생각했는지.


나의 편견이 고스란히 드러난 첫 페이지.


소프트웨어 개발외주업에서 동질감을 느꼈다가 본업 외에도 이렇게 역사 관련 책 까지 저술 (심지어 그림도 직접 그리시고)하다니 동질감 취소.


읽으면 읽을수록 도대체 이런 디테일한 내용들은 전문가가 아닌 이상에야 어떻게 아시게 된걸까 의문이다.


혹시 전생에 중세시대 수녀님이셨다거나 그런게 아닐까.


아니 우리나라엔 천재가 참 많아. 다들 숨겨둔 재능 쯤 가지고 사는 재야의 고수 인걸까.




왼쪽 위 부터 시계방향으로 콜렛, 아델, 이디스, 마틸다 


책 도입부에 그려진 귀염뽀짝 수녀님들이다.


첫 챕터에서 이 수녀님들이 수녀원에 들어오게 된 사연들이 소개된다.


수녀를 주님의 신부라고 표현을 하는데, 나는 당연히 남다른 신앙심으로 종교에 귀의한 것이라고 생각했지 그토록 다양한 이유로 수녀가 되는지 몰랐다. 


마더 아그네스와 책임수녀님의 대화에 잘 표현되어 있다.


"하지만 저 아이들은 이미 주님의 신부로 남은 인생 전부를 바치겠다고 서약했는데 이 이상의 고귀한 신앙심이 어디 있겠어요?" 


"...신앙심이 있어서 평생을 서약한 것이 아니라 평생을 서약했기에 신앙심이 필요하달까나."


깊은굴쥐의 '수녀원이야기' 중 (22p)


이 대화 이후에 각자의 사연들이 소개되는데, 때문에 이 뒤에 나오는 각 에피소드들 마다 우리가 수녀라면 무릇 이럴 것이다라는 고정관념을 와장창 깨주는 얘기가 설득력 있게 다가온다. 



아주 먼 고대 그리스 시대에도 요즘 것들은 예의가 없고, 글러먹었다고 표현했듯, 아무리 중세시대의 수녀님들이라도 그들 또한 수녀이기 전에 평범한 여자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이 책장을 넘겨가면서 선명해졌고,


덕분에 '종교'나 '수녀'의 이미지가 주었던 등장인물과 나의 간극이 점점 좁혀가며 이야기의 배경이 중세라는 사실은 반대로 흐려져갔다. 


(이건 아마 작가님의 재치가 더해져서 그런듯ㅋㅋ 깨알 웃음 코드들이 많아서 시트콤 보는 기분임) 


생각지도 못할 만큼 아주 재기발랄하다 못해 익살스러운 수녀님들은 종종 나의 중고등학생 때를 떠오르게 했다. (tmi. 여중여고 출신)


하지 말라는 건 더 하고 싶어서 어떻게든 하려고 잔꾀를 부리고(복장규정 어기기,땡땡이 치기), 혼도 나지만 절대 기죽지 않고 명랑하고 엉뚱한 그들을 보면 웃음 밖에 안나온다.




그렇다고 마냥 웃기기만 한 건 아니다.


역사 만화인 만큼 굵직한 역사적 사실도 함께 더해져있고, 가끔 뼈를 때리는 일침(?)들도 녹아있다.


(가장 뼈 아픈 얘기는 그 시대의 여성들이 겪었던 차별이 몇 백년이 훌쩍 지난 지금까지 존재한다는 것이다. - 여성의 사제 서품이 불허하다는 사실 포함 -)




아래 내용은 그 이야기들 중 하나이다.



(본문 195 page에서 발췌)


레이디 에블린(수녀복을 입지 않은 노란 머리 캐릭터, 마지막 컷 왼쪽에서 두번째)은 결혼을 앞두고 있다.


설정 상 레이디 에블린은 원래 수녀이지만, 집안문제로 결혼을 하게 되었는데 그동안 수녀로만 자라왔으니 세상 물정 모르는 그를 위해 수녀원에서 신부수업을 받게 된다.  


(그 신부수업 이라 함은 귀부인이 갖춰야 할 덕목들인데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로맨스판타지 속 귀부인의 우아하고 품위 있는 그런 것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자세한 내용은 직접 읽어보시길 권하며 생략ㅋㅋㅋ)



앞서 나온 온갖 신부수업의 이야기의 마지막은 우리의 마더 아그네스 님의 일침이다.


"너희는 결혼의 화려함에 빠져 가장 중요한 부분을 빠뜨리고 있어!" 



바로 이혼이다.


모두 알다시피 교회에서 신의 이름으로 하는 결혼은 신성하므로 이혼이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결혼 이야기와 함께 이혼 이야기를 다루는 건 지극히 현실적이다.


남은 평생을 함께 하자 약속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신중해야 할 일이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혼을 선택하게 되는 경우도 분명있기 마련이다.


그 예로, 배우자의 외도, 가정폭력 등등의 이유로 말이다.



그럼 정말 어떤 경우에도 이혼이 되지 않는걸까?



죽기전까지 살아야한다니까 좌절하는게 아니고ㅋㅋㅋㅋ맞기 전에 때려야지, 죽여야지 하는게 너무 유쾌함ㅋㅋㅋㅋ


몇몇 경우에는 교회에서 별거 명령을 내리기도 하나, 그럴 경우 정식이혼이 아님으로 평생 수절해야 한다.


그럼 진짜 이혼 할 수 있는 방법은?



(꼭지 제목 = '우리는 해답을 찾아낼 것이다')



1. 배우자가 친족관계인지 경우 : 가까운 혈족간의 결혼은 교회법상 인정이 안됨  


2. 성(性)적 문제를 가진 경우 : 책에서는 '성불구' 혹은 '발기불능'으로 표현함 


3. 그 외 : 결혼 후 서로 성관계가 없거나 배우자가 결혼전 수도서원을 했을 경우



(2번의 경우 증명방법이 아주 기가 막히다. 촙햄의 토머스라는 신학자가 개발한 판별법을 따랐다고 함... 자세한 내용 역시 직접 읽어보시길 추천)



tmi. 레이디 에블린은 마더 아그네스의 동생이다.


워낙 앞에 기상천외한 얘기가 쏟아져서 혼을 쏙 빼놓더니, 이런 마더 아그네스의 일침이란.


명심해야 할 건 네가 어떤 선택을  하건 


그게 네가 평생을 불행할 이유는 되지 못한다는 것이야


깊은굴쥐의 '수녀원이야기' 중


결혼의 현실적인 단면을 무시무시하게 알려줘놓고 이런 얘기라니.


너무 스윗해서 내가 감동받았다.



옛날에 읽었던 먼나라 이웃나라라던가 만화 삼국지, '~해서 딱좋아' 시리즈 이후 이런 식의 만화는 오랜만이라 새롭고 종종 위로도 받고 무엇보다 재밌었다. 이번 수녀원 이야기를 시작으로 비슷한 시리즈의 책을 계속 내줘도 좋을 것 같다ㅎㅎ 유익한데 재미도 있고 감동도 있다니! 이보다 더 좋을 수 있나!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도 만화를 좋아하는 사람도 둘 다 아니더라도 추천한다. 




기억에 남는 작가의 말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친다.


우리가 역사를 통해 배워야 할 것이 있다면, 우리는 우리 사회의 지면을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삶으로 채울 수 있게 나눠야 한다는 것이죠. 그 이유에는 우리를 위해서 인 것도 있지만 후세의 역사 마니아들이 이런 고통(역사에 남지 않은 사람들의 삶을 망상해야 하는)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함도 있는 거죠.


깊은굴쥐의 '수녀원이야기' 중 (293p)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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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탐정 윈스턴 : 열두 살 여자아이가 되다 고양이 탐정 윈스턴
프라우케 쇼이네만 지음, 국민지 그림, 송순섭 옮김 / 크레용하우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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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서평은 출판사 크레용 하우스에서 제공해준 도서를 읽고 작성했다.


보시다시피 어린이를 위한 소설이지만, 300 페이지가 넘는 아주 흥미로운 소설이다.


혹시나 어린이 소설/청소년 소설이라고 가볍고 유치할 거란 편견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 편견은 거둬도 좋다.


내겐 성인이 되서 읽은 어설픈 소설들 보다 어렸을 적 읽었던 동화, 소설책들이 오히려 기억에 진하게 박혀있으니 말이다. 다만, 너무 오래되서 그 소설을 다시 읽고 싶어도 그 소설의 제목도 줄거리도 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안타까울 뿐.



책 제목은 


고양이 탐정 윈스턴, 열두 살 여자아이가 되다


(고양이 + 탐정 + 여자아이 소재만 봐도 나의 취향을 저격할 것임을 제목만 보고도 미리 알았다) 



한 물리학 교수의 고양이, 영국 귀족 출신 윈스턴 처칠은 새로온 가정부의 딸 키라와 함께 지내던 중, 공사자에서 뜻하지 않게 벼락을 맞고 서로의 영혼이 뒤바뀌는 일을 겪는다. 서로의 영혼을 제자리로 돌리려고 하는 과정 속에서 각자가 가진 고민들을 둘이 함께 힘을 합쳐 해결해나가는 내용이다.


이야기는 두 주인공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나머지 인물들의 세세한 이야기는 다루지 않는다.


개인적으론 윈스턴과 깜찍이 고양이 트리오의 이야기를 더 다뤄줬으면 고양이 덕후들에게 더 사랑받는 책이 되었을 것 같은데 말이다. 




어린이/청소년 소설에서 제일 중요한 삽화.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귀여운 윈스턴 같으니.


이야기 흐름이 빠른 편이라지만, 어린이/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책이다 보니 이야기에 흥미를 끌 수 있는 + 이해를 도와주는 삽화들이 종종 등장해서 보는 재미가 있다. 그동안 삽화 없는 책들을 지루해서 어찌 봤나 싶을 만큼.


가만 보다 보면, 여기서 등장하는 캐릭터들이 유명한 하이틴 영화에서 많이 본 캐릭터들의 모습과 일부 겹친다.


순수 정의감 넘치는 여자주인공 + 너드 남자사람친구 + 펑크&고스 여자사람친구 


(그리고 우리의 우정...뽀렙...☆★)


읽으면서 easy A와 mean girls가 떠올랐다.



약간 하이틴의 공식 같은 건가? 


우리나라의 재벌 3세 남자주인공과 신데렐라 캔디형 여자주인공 처럼?ㅋㅋㅋ



재밌는건 아무리 뻔한 소재라도 그게 계속 쓰인다는건 먹힌다는 얘기ㅋㅋ


극중 주요 인물들이 초등학생들이라 그런지 그들의 모험이 흥미진진하지만, 학교 졸업한지 한참 된 내 눈엔 대체로 귀엽게만 보였는데 종종 이 녀석들의 말에 놀라기도 하고, 감동도 받았다.


(우리 사는 세상에 모두가 언젠가는 어린이었을텐데, 다들 뭘 먹고 자랐길래 이렇게 험한 세상이 되었는고....) 


어렸을 때 기억도 새록새록 나면서, 그 때의 나는 무슨 고민을 가지고 살았을까 궁금해졌다. (이래서 일기를 써야돼)



주된 목적은 내가 읽고, 조카에게 선물로 주려고 했던 건데


읽다보니 아직 초등학교 갓 입학한 조카 아이가 읽기 어렵지 않을까 싶다.


그  핑계로 당분간은 내가 가지고 있는 걸로^^


때되면 좋은 책들과 함께 선물해야겠다.




서평의 마지막은 귀여운 고양이 윈스턴의 명언으로 마무리 하겠다.


.. 하지만 현명한 고양이로서 충고해도 된다면 다른 아이들이 너를 존중해야 된다는 거야. 그렇지 않은 우정은 아무 의미가 없어. 네가 남의 마음에 들려고 자신을 작게 만들수록 걔들은 널 존중하지 않게 될거야
- P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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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미술관 - 잠들기 전 이불 속 설레는 미술관 산책
이원율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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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술관에 다녀왔다.


신진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곳이라 작품 해설이 자세히 나와있진 않았지만,


그 나름대로 상상하고 끼워맞추는 재미가 있었다.



예술의 진짜 가치는 그 속에 담긴 스토리가 아닐까 싶다.


글이나 그림, 음악 등 모든 예술의 영역은 뛰어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기도 하다.


작가는 본인의 작품을 통해 세상에 말하고자 하는 바를 그들의 방식대로 전달한다.


(때론 직접 말하는 것보다 오감을 통해 전달할 때가 더 효과적이기도 하니까)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아름답고, 기교가 넘치는 작품이라도 


그 속에 담긴 의미가 보잘 것 없다면 그저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 



그런 의미에서 대단한 명화라도 단순히 보기만해선 온전한 감상이라 하기 어렵다.


이 책에서는 익히 들어 알법한 작가들과 작품의 이야기를 쉽게 풀어 소개한다.



책의 소제목 처럼 잠들기 전 이불 속에서 작가와 미술관을 거닐어보는 것이다.


오늘의 서평은 이원율의 '하룻밤 미술관'이다.



챕터별로 2-3장 분량의 23개 이야기를 담아냈다.


가장 맘에 드는 것은 너무 복잡하지 않아 지루하지 않고, 적당히 흥미롭다는 점이다.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것 처럼 어떤 이야기든 너무 깊게 파고들면 골치 아파지는 법.


'~ 한권으로 끝내기' 시리즈 들 처럼 두껍고 유익하지만, 다소 부담스러운 류의 책은 아니지만


저자의 의도대로 이 책으로 하여금 독자에게 미술적 흥미를 일으키기엔 충분하다.  



한창 서평을 작성해야 할 책들이 머리맡에 차츰 쌓여가는 와중에도 자기 전 이 책을 꼬박 꼬박 읽어갔고, 오늘 드디어 다 읽어서 서평을 작성하게 되었다.


단편적인 이야기들이 엮인 책이라 모든 이야기를 서술하긴 적절하지 않고, 


가장 기억에 남는 편을 꼽자면, 바로 화가 '이중섭'의 이야기다.


이야기를 들려주듯 서술되는 이 책의 장점이 특히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대학 시절 바티칸 박물관을 방문했을 무렵이 떠올랐다.


코로나 시절에는 상상하기 힘들 만큼 전세계에서 몰려온 수많은 인파 속에서도 또렷이 들리던 가이드 분의 목소리를 기억한다. 어찌나 재밌고, 흥미진진하던지 사람들 틈바구니에서도 힘든줄 모르고 까치발을 쳐들고 고개를 이리저리 기웃대며 열심히 경청했었다. 비록 지금은 다 까먹었지만ㅋㅋ



이 책에서도 그 때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그의 아내, 어린 아들, 형 그리고 전쟁.


가족 이야기인데다 전쟁을 겪은 한국의 역사가 고스란히 드러나선지 다른 에피소드들과는 전해오는 느낌부터 남달랐다. 그래선지 작가 이중섭 보다는 인간 이중섭의 이야기로 받아들였던 것 같다.


그리고 이중섭 외에도 많은 (어쩌면 잊혀진) 한국 작가들의 이야기들을 더 담아냈으면 좋았을 것 같단 아쉬움이 남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고흐, 모네의 이야기는 외국에서도 충분히 많이 다루고 있으니 그보다는 지금껏 잘 다루지 않아 몰랐던 한국 작가들의 이야기를 이젠 들어보고 싶다. 


사실,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인 이중섭임에도 그의 세세한 인생사는 잘 몰랐었다.


오히려 반 고흐의 이야기는 너무나 잘 알고 있음에 조금은 반성하는 마음을 가졌다.



다음 번에는 한국 작가들을 다룬 미술 이야기로 만날 수 있기를 개인적으로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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