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악마가 여기에 있다 자음과모음 인문경영 총서 2
베서니 맥린 & 조 노세라 지음, 윤태경.이종호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11년 10월
평점 :
절판


피터 드러커는 자신의 자서전에서 이런 말을 남긴 적이 있다. “아무리 훌륭한 컬러 사진이라 해도 여름 햇살에 반짝이는 초원에서의 경험을 전달하지 못하는 것처럼, 통계수치로는 인간이 무엇을 보고 무엇에 따라 행동하는지 표현할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오직 편의 사회 초상화만이 역할을 담당할 있다. 초상화는 사회를 개인들 속에 반사하기도 하고 개인들을 통해 사회를 굴절시키기도 한다.” 많은 책들이 2008 미국의 서브 프라임 위기로 촉발된 세계 경제의 위기를 다루고 있다. 그러나 무수한 책들이 통계수치 집중하였다면 맥린과 노세라 책은 훌륭한 편의 사회 초상화 해당한다. 요컨대 책에서 우리는 살아있는 인간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위기를 재구성하고 위기의 원인을 추적해 있다. 물론 이러한 성찰은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해가 지고 뒤에 우는 (사건이 지나가고 나서야 얻게 되는 통찰) 다름 아니지만 말이다.

흔히 1930년데 대공황 위기와 2008년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비교하면서 전자가 유동성 위기 liquidity crisis 라면 후자는 지불능력의 위기 solvency crisis 라고들 이야기 한다. 새로운 유형의 위기를 저자들은 다각적으로 추적하는데 이들에 따르면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이들에 의해 벌어지는 일들이 결국 강물이 바다에서 모이듯이 위기로 수렴된다. 예를 들어 패니메이와 프레디맥과 같은 GSE 자신들의 사업상 이권을 누구도 넘보지 못하도록 엄청난 로비를 서슴지 않는다. 특히 이들 GSE 주된 사업 분야는 MBS 였다. 월스트리트의 투자은행이었던 J.P. 모건은 리스크를 측정하고 평가하는 VaR 모형을 개발하였다. 그런데 모형을 통해 금융혁신이 가능하게 되고 MBS 우량신용등급을 받을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이러한 증권화는 대출기관과 대출자의 연결고리를 끊어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위험요인과 더불어 추가적 위험요인이 등장하는데 컨츄리와이드와 같은 모기지 신용대출 기업들의 불법적인 영업으로 인해 이들로부터 많은 돈을 빌린 소비자들이 주택을 차압 당하게 것이다. 위기의 그림에서 정부 관료들 역시 빠질 없다. 이들은 파생금융상품이야말로 새로운 금융시대를 여는 아이콘이며 따라서 이에 대해 규제를 가하는 모든 시도는 진보에 역행하는 것으로 간주하였다 (다른 이들과는 달리 재무부장관이었던 루빈은 자기 경험에 의거해 파생금융상품이 얼마나 파괴적인가를 알고 있었으나 역시 결국 규제완화에 동참하였다). 그림의 완성은 신용평가기업들로부터 주어진다. 무디스를 비롯한 신용평가서비스 제공 사업자들은 기업의 신용을 평가하고 이들로부터 돈을 받는 비즈니스 모델을 채택함으로써 불가피하게 부패의 길로 들어서기 시작하였다. 모든 것의 귀결이 모든 것이 산산히 무너질 도래이다.

위기의 도래를 둘러싼 많은 이들의 말과 행동이 그림의 다양한 점과 , 선을 구성한다. 우리는 컨츄리와이드의 안젤로 모질로나, 페니메이의 존슨, JP 모건의 굴디만, FRB 앨런 그린스펀, 상품선물거래 위원회의 브룩스릴 등등 많은 이들이 위기를 향해 진행되는 거대한 드라마 속에서 각자의 배역을 수행하며 나름의 대사를 이야기하는 것을 목도하게 된다. 경제위기라는 거대한 퍼즐이 완성되는 것이다.

책은 다른 무엇보다도 저널리즘의 미덕이 무엇인지를 유감없이 보여준다. 저널리즘이 아카데미즘의 하위 파트너나 혹은 열등한 지위가 아니라 정식 파트너이며 대등한 관계임을 입증해준다. 위기를 다룬 훌륭하고 권위 있는 책들이 이미 존재한다. 예를 들어 크루그먼의 <불황 경제학>이나 스티글리츠의 <끝나지 않은 추락> 그리고 한스 베르너 진의 <카지노 자본주의> 그것이다. 책들은 훌륭한 책들이지만 오직 통계수치 관해 이야기한다. 따라서 책들 사이에 맥린과 노세라 저서가 꼽혀 있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 것이다. 책들을 읽으면서 동시에 함께 책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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