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양장본) - 그 누구도 아닌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기 위하여
박예진 엮음, 버지니아 울프 원작 / 센텐스 / 2024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방구석 뮤지컬』과 『방구석 오페라』를 출간한 리텍콘텐츠 출판사에서 새로 출간한 문학 브랜드 센텐스. Memory of Sentences, 문장의 기억 시리즈의 첫 번째로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이 출간됐다. 뮤지컬과 오페라라는 낯설 수 있는 장르도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책을 만든 출판사가 만든 버지니아 울프에 대한 책이라니, 그의 글을 어려워하면서도 갈망하는 사람에게 딱 와닿는 기획이었다.


책은 버지니아의 사진과 자필 원고 등의 사진으로 시작한다. 책의 티저같은 느낌인데, 이런 부록을 초반에 삽입해 기대감을 일으키면서 언급될 작품을 예상하게 하는 영리한 편집이라고 생각한다.

-------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원문이 있다는 것!

버지니아가 직접 작성했을 원어를 읽으며 막연하게나마 직접 번역해볼 수 있다는 큰 장점이 있다. 그의 작품을 원서로 모두 구매할 필요 없이 『버지니아 울프, 문장의 기억』 하나로 13작품의 원문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장점. 박예진 북 큐레이터의 인문학적 해석이 있어 읽기 편안하다. 프롤로그에서 그는 "저는 그러한 문장들에 대해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라고 말하며 독자의 부담을 덜어주고, 종종 번역문에 해석을 추가해 독자가 문장을 소유하는 것을 더욱 돕는다.


If Shakespeare had never existed, he asked, would the world have differed much from what it is today? Does the progress of civilization depend upon great men? Is the lot of the average human being better now that in the time of the Pharaohs?

셰익스피어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세상은 오늘날과 많이 달라졌을까요? 문명의 진보는 위대한 사람들에게 달려 있는가요? 사람들의 처지는 파라오 시대보다 지금 더 나아졌나요?




이 책은 특히 버지니아를 어렵게 느끼거나, 아직 그의 작품을 많이 읽어보지 못한 사람들에게 더욱 유익할 것으로 보인다. '자기만의 방'을 읽고 그 통찰력에 감탄해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지만, 버지니아의 작품 중에서도 이해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진 작품이 그다지 수월하게 읽히지는 않았던 경험 덕분에 버지니아를 어렵게 느끼는 나에게 특히 이 책은 '버지니아 뷔페' 같은 책이었다.



북 큐레이터가 고른 문장답게 버지니아의 통찰력이 보이는 문장, 재치가 보이는 문장, 작품의 주제가 보이는 문장이 잘 선정되어 있어 버지니아에 입문하는 독자가 다음에 읽을 책을 고르기 수월하게 돕기도 한다.




끝으로 이렇게 작품마다 필사할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점도 좋았다. 마음에 드는 다른 문장을 이 곳에 함께 적어놓아도 좋겠다. 마음에 꽂히는 문구를 찾아 다니는 문장 수집가도, 버지니아를 사랑하는 사람도, 버지니아에 입문하려는 독자도 모두 만족할만한 책이다.



----------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