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환상 여행 - 궁궐에 숨은 73가지 동물을 찾아서
유물시선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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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서울에는 5대 궁이 있다.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덕수궁, 경희궁. 이중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궁은 어디일까? 아무래도 경복궁이 아닐까. 그래서 그런지 경복궁을 알아보는 책은 다양하다. 궁궐 현판을 알아보는 책부터 궁궐의 나무를 알아보는 책, 색다른 산책 경로를 알아보는 책 등이 있다. 하지만 경복궁의 "동물"이라? 독특할 뿐 아니라 어린이 친구와도 궁궐을 더욱 재미있게 알아볼 수 있는, 그러니까 전시대적인 책이라고 생각했다.



'경복궁 동물 순례 지도'로 시작하는 이 책은 각 전각에 대한 설명으로 시작하며, 사진 또는 판화로 그린 듯한 그림과 함께 동물의 배치 의미가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다. 특히 많은 동물이 '숨어'있는 근정전과 경회루의 경우 '동물 배치도'도 그려져 있어 환상 여행을 즐기기에 적합하다.

이 책을 핑계 삼아 오랜만에 경복궁 산책을 갔다. 궁에서 비교적 눈에 띄던 동물들은 아무래도 전각 앞에 위치한 해치, 왕을 상징하는 봉황 등이었는데 생각보다 깜찍한 동물이 많이 숨어있었다. 토끼, 양, 말 등의 귀여운 12지신과, 짝을 이뤄 함께 있는 쌍법수, 환상의 동물인 기린과 매번 놓쳤던 근정전 지붕 위 취두에 있는 용과 집옥재 용마루에 있는 청동 용 등, 이 책을 알기 전에는 상상조차 못했던 동물들이 가득 있어 마치 경복궁이 처음인 사람처럼 즐겁고 흥미로운 산책을 할 수 있었다.

아이나 외국인, 궁궐이 낯선 사람과 방문을 계획 중이라면, 혹은 경복궁을 좀 더 깊이 사랑하고 싶다면 이 책을 먼저 읽고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오늘은 근정전만, 오늘은 경회루만, 이라고 목표를 잡고 책에서 본 동물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다. 또한 단순히 동물을 찾는 것이 아니라 그 동물을 배치한, 그 동물이 가진 '이야기'가 함께 있기 때문에 '경복궁 환상 여행'을 더욱 재미있게 기억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궁궐을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는 것은 덤으로(찡긋 이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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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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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작성된 리뷰입니다.



이번 단편집은 '길티 플레저'를 다루는 작품으로 시작한다. 흔히 길티라고 말하는 이 감정은 죄책감과 쾌락을 동시에 느끼는 감정으로, 일반적으로 부끄러운 취향부터 논란이 있는 작품이나 사람을 좋아하는 것까지 적용된다.

'길티'를 느끼며 그 감정을 세세하게 독자에게 전하는 작품인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는 이 책에서 성해나가 보여주고자 하는 것들을 쉽고 솔직하게 말한다. 성해나의 인물은 단순히 '입체적이다'라고만 하기에는 더욱 디테일하다. 우리가 흔히 "역시 사람은 입체적이야"라고 말할 때 생각하는, 선행과 악행이 공존하는 그런 장면이 아니라 한 사람의 내면이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같은 일에도 여러 번 변하는 것을, 그리고 그중 하나가 드러났을 때 또 다른 사람이 영향받는 모습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성해나의 인물은 경계에 있다. 그의 인물들은 무결하고 존경할 만한 사람도, 명백하게 나쁜 사람도 아니다. '그럴 수도 있지'와 '그래도 그건 좀'이라는 생각이 계속 드는데, 재밌는 건 독자마다 그렇게 생각하는 포인트가 다를 것 같다는 것이다. 책을 읽으며 한 작품 속에서도 인물에 대한 평가를 계속 바꾸며, 이 인물들에 온전히 몰입하지 못하고 자꾸만 '나라면'이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자꾸만 내 추측과 다르게 행동하는 인물들을 보고 있으면 어느 순간 그들의 특정 감정이, 행동이 이해된다. '나라면' 그랬을텐데 그러지 않는 인물을 보며 "타인 이해"를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하게 되는 것이다.


책을 닫는 작품이 "흑역사" 또는 "추억" 어쩌면 "도주"를 나타내는 작품인 것도 인상 깊다. <메탈>의 인물들은 어떻게 보면 전형적이다. 도시가 아닌 곳에서 비인기 음악을 하던 세 명의 고등학생들이 성인이 되고 각자 생활 방식이 달라진다. 결국 마지막까지 음악을 잡고 있던 우림도 아지트를 정리하고, 우림은 어색해진 조현에게 전화를 걸며 이 책의 마지막 작품이자 단편집이 끝난다. 단편집에서 내내 '진짜와 가짜', '옳음과 그름', '관심과 집착'의 경계를 보여주던 성해나는 문득 "지나간 어떤 것"을 보여주며 책을 마무리한다. 마치 독자에게 이렇게 질문하는 듯이.


"이 책을 읽는 당신의 '지금'을 어떤 단어로 남길 것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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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 - 욕망이 소비주의를 만날 때
케이티 켈러허 지음, 이채현 옮김 / 청미래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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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상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지만, 아름다운 것을 더욱 탐닉하는 사람도 있다. 이 책은 그러한 타겟팅이 정확하게 들어맞은 표지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인문 서적에서 자주 보이지 않는 연보라색 배경에 시선을 잡아끄는 화려한 그림, 이 책은 아름답다.


🪞
제목과 표지를 봤을 때 어느 정도 예상되는 ‘추한 역사’가 있을 것이다. 나는 노동 착취, 사회 구조적인 매도 등을 생각했지만 이 책은 ‘역사서’가 아니라 ‘에세이’인 만큼,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아름다운 것들의 추한 역사’를 말한다. 저자의 경험으로 시작하여 독자의 흥미를 유발한 후, 사람들이 전하길 좋아하는 오래된 소문을 읊기도 하고 특정 광물의 분자 구조를 말하기도 하고 (예상했지만 매번 충격적인)노동 착취뿐만 아니라 현대의 소비주의와 그것을 촉발시킨 기업의 전략을 말하기도 한다. 이런 내용이 억지스럽거나 뚝뚝 끊기지 않고 하나의 다큐멘터리처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이러한 유려한 다양함이 이 책의 장점이지만, 더욱 눈에 띄는 것은 저자의 솔직함이다.


🪞💐
이 책에서 말하는 ‘추한 역사’는 내 욕망에 경각심을 드리우게 하고, 일말의 죄책감을 갖게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러한 것들이 과연 책을 덮고 한 달, 일 년 뒤에도 남을까? 모든 것들이 같은 강도로 남아있기는 힘들 것이다. 알게 된 모든걸 고려하기엔 내 자본은 부족하고 눈은 너무 바쁘기 때문이다. 아마 언젠가부터는 죄책감만 남거나 잊어버리는 능력이 향상될 텐데, 이 책의 이야기는 꽤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을 것 같다. 저자가 본인도 우리와 비슷한 인간임을 솔직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저자는 “외모를 가꾸는 일은 물 한 잔을 마시는 것보다도 덜 중요하지만, 확실히 더 재미있다.”라고 공감되는 말을 하기도 하고, 본인이 마스카라에 집착한, 하고 있는 상황을 털어놓기도 한다. 그래서 이러한 솔직함 뒤에 이어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는 우리가 이 책의 내용을 더욱 깊이 공감하고 오래 기억하게 한다.


🪞💐💎
솔직함에 더해 통찰력도 보인다. 통찰력이 담긴 소설같이 매력적인 저자의 글솜씨를 한번에 엿볼 수 있는 것이 바로 목차다. ‘꽃잎으로 가득 찬 입, 밀랍으로 가득 찬 혈관-훔치고, 먹고, 기도하고, 꽃과 함께 노는 것에 대하여’, ‘뼈처럼 희고, 종이처럼 얇은-도자기 접시, 창백한 얼굴들 그리고 식탁을 차리는 복잡한 행위에 대하여’. 아름다운 글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이런 시적인 표현에 반드시 마음을 뺏기고 그 내용을 추측하는 재미를 곱씹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한국판만의 아름다움, 그것은 챕터마다 바뀌는 구분 일러스트다. 거울 파트에서는 거울로, 조개 파트에서는 조개로 나타나는 일러스트는 새로운 챕터가 시작될 때마다 은은한 두근거림을 준다. 이런 사소한 디테일이 독자를 즐겁게 한다.




🔖 내 욕구는 충족되지 않을뿐더러 채울 수도 없으니 제어해야 한다. 단순한 교훈이지만 나는 이 교훈을 반복해서 배우고 있다.
🔖 이 물건의 가장 놀라운 점은 이미 내 것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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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트 플라이트
줄리 클라크 지음, 김지선 옮김 / 밝은세상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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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선택지에는 결과가 따른다. 중요한건 그 결과를 스스로 선택했다는 사실이다."


존 F. 케네디 공항에서 서로의 항공권을 바꿔치기한 클레어와 이바. 각자의 지옥을 벗어나기 위해 필사적이었던 두 여자는 이제 서로의 비행기 티켓을 쥐고 있다. 이바의 제안으로 자신이 타야 했던 비행기에 오르지 않은 클레어의 선택은 과연 좋은 선택이었을까? 이바는 왜 클레어를 선택했을까? 무엇보다 두 여자는, 자신의 자유를 찾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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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어가 항공권 교환이라는 이바의 제안에 응한 이유는 겉으로 보기에는 완벽하다 못해 풍족해 보이는 남편과의 결혼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재벌가의 아들이자 문화계의 큰 손, 곧 국회의원이 될 로리 쿡이 가정폭력범이기 때문. 사실 이런 설정은 추리소설에서는 매우 흔한 설정이라 자칫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 책은 엄청난 흡입력으로 그것을 뛰어넘는다. 클레어가 종국에는 만족스러운 결말을 얻을 것이란걸 알면서도 그 과정을 지켜보게 하는 흡입력이 있는 글이다. 또한 이바가 클레어를 선택한 이유와 이바의 도주 이유에 대한 궁금증을 마지막까지 훌륭하게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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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소설은 많다. 더 자극적인 소설도 많다. 그것들 중에 『라스트 플라이트』를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이 책이 '연대'를 보여주기 떄문이다. 물론 주인공들은 똑똑하고 야무지게 상황을 타개해 나가지만, 그들을 돕는 이들이 전혀 필요 없을 만큼 용의주도하지도, 냉철하지도 않다. 서로의 절망을 공유한 클레어와 이바뿐만 아니라 페트라, 다니엘, 리즈가 있었기에 그들은 해낼 수 있었다. 나의 리즈가 되어 줄 사람을, 묵묵히 도움을 주는 다니엘의 존재를, 혹은 내가 리즈나 다니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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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바, 리즈는 당신이 친딸이어도 분명 그렇게 말했을 거예요. 친딸인 제가 보증할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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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지하철 - 닫힌 문 앞에서 외친 말들
박경석.정창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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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하고 싶어 구매했지만 첫장부터 내가 모르는 내용이 한가득 있었다. 응원하고 싶지만 그들이 불편한 모두에게 추천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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