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움이라는 우연
브라이언 워싱턴 지음, 최현영 옮김 / 더픽션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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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표지에 먼저 눈길이 가는 소설이다. 

퀴어 드라마를 보긴 해도 퀴어 소설을 읽어 본 적은 없었다. 

표지에서 동양 남성의 얼굴에 먼저 눈이 가서 그런지 자꾸만 이 소설의 주인공이 

자메이카계 미국인이라는 걸 까먹었다. 

그건 아마도 굉장히 동양적인 감수성이 넘치는 다정한 문체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작가의 긴 한국 독자들을 위한 머리말을 읽어 보니 오래 일본에서 지내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이야기를 읽고 있는 내내 이 작가가 외국인이라는 사실조차 잊게 된다. 

일본의 전철과 뒷골목을 마치 내가 지금 걷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흑백 사진이 중간중간 등장해서 더 그런지도.

긴 글이지만 책장이 계속 넘어가는데 그러면서도 다정하달까, 상냥하달까, 착하달까

그런 감정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아, 이 사람 흑인이었지 하고 꺠닫게 되고. 


주인공은 이름도 없이 그저 '아들'이고 또 다른 주인공인 아들의 엄마는 '어머니'다.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모두 이름으로 불릴 때도 계속 아들과 어머니이다. 

이렇게 쓰긴 쉽지 않았을 텐데 작가는 의도적으로 독자들에게 아들과 어머니를 각인시키고 싶었던 걸까? 다른 이의 어머니, 혹은 '어머니'의 어머니, 다른 이의 아들까지 꽤나 혼란을 줄 것 같아 이런 선택을 하는 작가는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끝까지 이름이 되어 버린 아들과 어머니의 이야기로 끌고 간다. 


일본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가족의 의미를 꽤나 낯설게 다루는 작품들을 보게 되는데, 이 작품에서도 아들과 다쿠, 아야코의 관계를 저렇게 아무렇지 않게 다루는 점이 재미있었다. 이렇게 일본스러운 장면들이 많으니 작가가 브라이언이라는 게 이상한 게 당연. 


퀴어 소설이라고 하지만 그냥 보통의 가족의 이야기이다. 친구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그들이 만나는 게 이성이 아니라 동성이고, 이자카야 같은 곳이 아니라 게이바고, 

여느 가족들처럼 의견 충돌이 있는 게 게이라는 이유라는 게 다를 뿐. 


작가의 말처럼 신주쿠니초메의 앨러의 바에 방문한다면

마치 내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간 기분이 들 것만 같았다. 

아들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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