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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락 ㅣ 알베르 카뮈 전집 3
알베르 카뮈 지음, 김화영 옮김 / 책세상 / 1989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읽을수록 읽는 것에 대한 매력을 더해주는 신비의 책이다. 끊임없이 말하고 무언가를 고백하고 회상하는 클라망스... 그의 조리있는 말속엔 자신을 고발하고 고백하며 참회하는 동시에 동시대인들에 대한 냉소가 있다. 클라망스가 마주대하고 말하는 그 상대방에 대한 묘사의 부재로 인해 그의 고백은 곧 직접적으로 나를 향해 말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한다.
재판관이었던 그가 지금은 자신을 재판하며 고백하는 것은, 자신이 추구했던 고매한 덕성이 모두 위선이고 거짓이며 따라서 죄악이라는 것이다. 그가 고백을 하는 동안, 자신내부의 일그러진 모습, 추악함을 어떤 하나의 추상화로 드러내보이고 이 초상화는 그 속에 투영되어 있는 인간전체의 얼굴을 볼수있다. 공감과 연대의식을 느끼는 것이다.
우리사회에 현존해 있는 고매한 인격자라 불리워지는 사람들, 지성인, 그들의 교양, 도덕, 정의..... 이것을 정말 우리는 진정한'선'이라고 표현할수있을까? 반면, 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죄인들, 그들의 죄목들, 재판관이 '죄'라고 판결내리고 모두가 '죄'라고 인정하는 그러한 것들, 즉 세계가 정해놓은 법칙에 끼워맞춰진 죄목들과 그에 따른 죄인들.. 정말 진정으로 그들은 이 세계의 '죄인'인 것인가? 그리고 과연 인간은(법정은) 한 인간을 재판하고 벌하며 단죄할 자격이 있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