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표 거절!
루시아 세라노 지음, 김지율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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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사람들 출판사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아이와 함께 책을 고르던 중, 독특한 제목의 그림책 한 권이 눈에 들어왔어요. <꼬리표 거절!>이라는 제목에서부터 강한 메시지가 느껴졌죠. “사람에게 꼬리표를 붙이지 말자”는 말은 어른들 세계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말이지만,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이 주제를 어떻게 풀어냈을지 궁금해졌어요. 그렇게 이 책을 아이와 함께 읽기 시작했고, 저 또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답니다.
<꼬리표 거절!>의 작가 루시아 세라노는 스페인 출신의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유쾌하면서도 따뜻한 감성으로 아이들의 감정과 고민을 섬세하게 표현해내는 작가로 잘 알려져 있어요. 《나는 나로 충분해》, 《왜 이렇게 느려 터졌니?》 같은 책을 통해 정체성과 다양성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 그녀는 이번 책에서도 ‘타인에게 붙이는 꼬리표’라는 예민하면서도 중요한 주제를 감동적으로 풀어냅니다.


<꼬리표 거절!>은 말로 누군가를 쉽게 규정지을 때 생기는 문제를 다루는 그림책이에요. 어떤 친구가 실수했을 때 ‘실수쟁이’, 말을 잘 안 들었을 때 ‘말썽꾸러기’ 같은 꼬리표가 붙고, 시간이 지나도 그 꼬리표가 그 사람의 일부처럼 따라다니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림은 귀엽지만, 메시지는 결코 가볍지 않았어요. 우리 모두 한 번쯤은 타인의 말 한마디에 마음이 다치고, 스스로를 그렇게 규정했던 경험이 있잖아요. 이 책은 그런 꼬리표가 얼마나 오래 영향을 주는지를 아이의 눈높이에서 아주 섬세하게 설명해 줍니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문득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어요. 나도 모르게 누군가에게 꼬리표를 붙였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예를 들면, 자주 우는 아이에게 ‘울보’, 산만한 아이에게 ‘말썽꾸러기’라고 쉽게 단정 짓던 순간들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이었지만, 그 말을 들은 아이 입장에서는 얼마나 상처가 되었을까 싶더라고요. 특히 책 속에서 ‘한 번 붙은 꼬리표는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오랫동안 마음에 남았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로는 의식적으로라도 ‘꼬리표 없는 말하기’를 해보려고 노력하게 됐어요. 누군가의 행동을 한 번 더 이해해보려 하고, 판단보다 관찰에 집중해보는 연습을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관계도 조금씩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이 책은 단지 아이들을 위한 책이 아니라, 어른인 저에게도 꼭 필요한 메시지를 전해준 책이었습니다.


세진이랑 같이 읽었는데 아직 어려서 동화책의 내용은 잘 모르지만 그래도 열심히 듣고 그림도 보고 하더라구요. 이렇게 조금씩 읽어주다 보면 어느 날 내용을 알아듣고 배우는 날이 오겠죠.

<꼬리표 거절!>은 단순한 그림책이 아닙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꼭 한번은 마주해야 할 중요한 주제를 따뜻하고 직관적으로 풀어낸 좋은 책이에요. 우리 아이에게, 그리고 어쩌면 우리 어른들에게도 꼭 필요한 이야기입니다. 아이와 함께 읽으며 '말의 힘'과 '존중'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거예요.
<꼬리표 거절!>은 친구와 잘 지내고 싶은 어린이, 그리고 다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고 싶은 어린이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에요.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 어려운 ‘존중’이라는 가치를 아주 자연스럽게 알려주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태도를 기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함께 읽고 대화해 본다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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