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배추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44
구도 나오코 글, 호테하마 다카시 그림, 이기웅 옮김 / 길벗어린이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배추라는 것을 알게 된 작은 배추, 무엇이 되어야 하는지도 모르는 채 감나무에게 이것저것 배우며 자라난다. 이런 배추에게 꿈이 생긴다. 트럭에 실리는 꿈, 자라난 곳을 떠나 다른 세상으로 가고 싶은 꿈. 이제야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다는 듯이 체조를 하기 시작한다. 무언가를 위해 노력을 하게 된다. 어서어서 커서 채소 가게에 가겠다는 꿈. 머리띠를 묶고 다시 한번 꿈꾸게 된다. 트럭을 타고 채소 가게에 가겠다고. 머리띠는 작은 배추가 서리와 눈을 이길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준다. 고난을 이기고 다음 세계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게 작은 배추는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꿈을 키워간다. 하지만 마지막 기회마저 잃어버린 작은 배추는 실망하고 만다. 트럭은 다시 오지 않는다. 혼자 남게 된 작은 배추 둘레는 텅 비어 있다. 작은 배추 혼자 남은 그림은 작은 배추가 얼마나 실망이 큰 지를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당장 속에 들어가 안아주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하지만 작은 배추는 거기서 멈추지 않고 봄을 기다려며 꽃을 피우기를 희망한다. 그 자리에서 묵묵히.

꿈은 변하지만 작은 배추는 변하지 않는다. 꽃을 피운 작은 배추가 얼마나 기뻤을까요? 힘든 겨울을 이겨낸 작은 배추는 더이상 작은 배추가 아니라 샛노란 꽃이 왕관처럼 피어있는 멋진 존재가 되었다. 봄이 되어 꽃을 피우고 나비가 날아드는 꿈을 이룬 존재, 눈부신 그림이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꿈의 완성을 보여준다.

우리는 질문하는가? 꿈을 꾸고 있는가? 어렵다고 힘들다고 멈추어 있거나 생각하지 않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본다. 어른에게는 질문을 던지며 아이에게는 무한한 가능성을 이야기해주는 작은 배추 따뜻한 이 봄에 선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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