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을 파는 가게 1 밀리언셀러 클럽 149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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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티븐 킹의 상상력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단편집

 

 

    맞겠지? 아직 익숙한 작가가 아니라 잘 모른다. 알고 지낸지 두 달도 채 되지 않았다. 책도 이번에 4권 째다. 친해지는 중이다.
 
악몽을 파는 가게2를 읽고, 이 책 재미없어, 징징댔던 게 한 달 전. 하지만 자정 4분 뒤1이 재미있었기 때문에, 그러면 또 읽어보자. 이렇게 되어서 도서관에서 저번 주에 데려왔다.
새벽 4시에 깼는데, 남편은 쿨쿨, 그것도 코까지 골며 자고 있기에, 남편을 방 제일 구석으로 데굴데굴 굴려 놓은 뒤, 부엌 가서 책을 읽었다. 어째 쓰고 나니 매우 처량하네. 그렇게 처량한 이야기는 아닌데.
 
재미있었다. 시간 가는지 모르고 읽었다. 930분까지만 헌혈의집 가면 되는 터라, 시간도 넉넉하고 해서 부담 없이 읽었다. 주중에는 책 읽을 시간이 4시간 남짓이라, 시계 봐가며 초조하게 읽는데, 주말은 그런 부담이 없어 좋다. 시간에 쫓기면서 집중해서 읽는 것이 싫은 건 딱히 아니지만.
 
1과 달리 마음에 드는 이야기가 많았다. 여러 가지 단편이 있었는데, 가장 인상적인 건, 도덕성.
목사가 간병인에게, 사람에게 주먹을 휘둘러, 피가 나는 모습을 자신에게 보여 달라고 한다. 그것만으로 25만 달러 정도를 주겠다고. 엄청난 돈이다 보니,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간병인은 결국 승낙하고 시행한다.
여기까지면 시시한 이야기일 텐데, 이후 간병인이 망가져가는 모습이 생각할 여지를 던져준다. 죄책감에 시달리면서, 어떻게든 자신을 벌하려고 하고. 사건과 관계되어 보이는 무언가가 조금이라도 발생하면 히스테리에 시달리고.
뒤통수 쳐서 아주 약간 피나게 한 것. 아이라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고의가 아니라 실수였다면, 금방 잊어버릴 만한 일이지 않을까. 그런데 돈에 양심을 팔았다는 그 느낌이, 더더욱 간병인을 죄책감으로 몰아버리는 것 같다.
 
이쯤 되면 단순히 목사가 피가 보고 싶어서 저지른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피는 핑계고, 돈 때문에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어떤 식으로 망가지는지 천천히 관찰하고 싶은 게 본 목적이 아닐까 싶다. 이중의 죄라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진짜 범죄를 저지른 것과 그 범죄 때문에 망가져 가는 것, 둘을 의미하는 게 아닐까. 이 생각마저도 했다.
 
그 외에도 인상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역시 소설은 직접 읽어야지. 읽으면서 이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이런 상상도 가능하구나. 다른 사람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다른 사람의 창의력에 감탄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소설 읽기의 즐거움이 아니려나.
 
그러므로 공포 소설의 대가 킹을 좋아한다면, 꼭 한 번 읽어보기를. 분명 즐거운 시간이 될 터다. 다만 책이 긴 만큼, 여유 시간은 넉넉하게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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