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편한 당신에게 - 남과 여의 아들러 심리학
이와이 도시노리 지음, 최서희 옮김 / 알투스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행복한 부부 생활을 위한 아들러 심리학

 

 

   아들러 심리학. 이야기는 많이 들어 보았지만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른다. 이 책을 고른 이유는 그 때문. 혼자가 편한 게 왜. 보태준 것 있어? 버럭하고 지나가려다 아들러 심리학여섯 글자에 혹해 집어 들었다.
  왜 매번 책 고르는 기준이 이따위인지 묻는다면. 왜일까.
 
  이 책 첫인상 매우 안 좋았다. 책 첫 장부터 여자는 어떻고 남자는 어떻고. 여자는 지도 잘 못 본다는 말에 욱해 버렸다. 아니 난 지도 잘 본다고. 표지판도 잘 읽는다고. 남편보다 길도 더 잘 찾는데. 남녀차별반대.
  ‘져주는 대화에서 남성 우월주의에 진짜 치를 떨었던 터라. 안 그래도 일본. 남녀 차별 심하기로 유명한 나라인데. 속으로 구시렁거리며 조용히 칼을 갈기 시작했다. 이 몸의 현란한 씹기 실력을 보여주마. 캬캬캬.
  분명 독서는 인격 수양을 위한 도구였던 것 같은데. 뭐가 문제인 걸까.
 
  첫인상은 별로였지만. 읽다 보니 꽤 마음에 들었다. 이 책 어떻게 해야 연인이 혹은 부부가 행복한 생할을 유지할 수 있는지 다룬다. 처음에 남녀가 다르다고 전제했던 건, 남녀는 서로 다르니 그 사실을 알고 배려해야 한다고 설명하기 위해서였다. 그 정도면 이해할 수 있다. 성향 차이로 설명하는 것이 더 좋다고는 생각하지만.
  사이를 좋게 하기 위해 시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가 있다. 가령 아이를 낳더라도 서로를 부모로 보기보다는 부부로 볼 것. 새로운 기분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 부부끼리 호텔이나 모텔로 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나.
  상대방의 장점을 서로 말해본다든지, 연애 편지를 다시 쓰는 것도 좋다. 지시적 마라기, 정보 제공적 말하기가 아닌 공감하는 말하기도 필요하다. 상대방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는지 알 필요도 있다.
  다만 저자는 그 사람이 처했던 환경만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말 것을 권한다. 같은 환경이어도, 그 환경에 매몰되는 사람이 있고 헤쳐 나오는 사람이 있으니. 자신은 학대를 당했기에 오히려 이상적인 부모가 되는 경우도 있다. 선입견은 금물.
 
  예시가 구체적이어서 좋았다. 이혼한 부부가 아들러 심리학에 따라 서로를 다시 바라보면서 사이가 나아지는 부분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한 번 헤어진 연인이나 부부는 합친들 똑같은 결론만 나온다고 생각하지만, 이번만큼은 응원했다.
  남성 혐오증에 끙끙대다 의부증 때문에 고생한 아내도, 성공에 매몰되어 정말 챙겨야 할 가족은 외면해버린 남편도, 자신이 잘못했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치려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그 노력이 보답받았으면 한다.
  현재 남녀 관계를 고민하는 사람이 읽으면 좋다. 신뢰와 자기존중은 추상적인만큼 어떤 식으로 구체적으로 표현해야 할지 고민하는 기회가 될 터다.

  다만. 아들러 심리학이 궁금해서 이 책을 집어 들었는데, 결국 아들러 심리학이 무엇인지는 끝까지 모른 채 이 책이 끝나 버렸다. 아들러 심리학에 따라 연인과 부부의 사이를 개선하는 방법을 설명하는 책이다 보니, 아들러 심리학은 버뮤다 삼각지대로 놀러 가 버린 모양이다.
  즉, 난 붕어다. 뻐끔뻐끔. 괜찮다. 가끔은 붕어도 귀여우니까. 원래 할 말이 없을 때는 필살 귀여움을 투척하고 달아나는 법이다! 후다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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