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상병시상과 백석문학상의 박철 시인,
에스파스앙팡상의 김재홍 화가,
그리고 마지막 부분을 번역을 안선재 교수님(앤서니 수사)이 맡아 주신 책.
그저 엄마라는 정체성에 흠뻑 빠져 책 제목보고 고른 책이었는데
오늘도 내 눈물을 쏘옥 빼놓고 말았다.
(눈물이 너무 많은 걸까? 감수성이 너무 풍부한걸까?)
아들이 살짝 화장지를 뽑아다 엄마 손에 쥐어준다.
그림책에 관련된 강의도 듣곤 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그림책이란 정말 이런거구나.. .'하고 실감할 수 있었다.
60-70년대 시골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한쪽 주머니에 하얀 크림이 들어있는 빵을 넣고, 물주전자를 들고 엄마를 향해 나서는 주인공.
그런데 여름 소나기가 그렇듯 금새 하늘이 어두워지고 우두둑 빗방울이 떨어진다.
머릿속에는 집으로 돌아갈까, 아니면 엄마에게 달려갈까? 두 생각에 고민스럽다.
하지만 엄마를 향해 어둑한 빗길을 달린다.
"엄마아~~~"하고 부르니 다리 밑에서 비를 피하던 엄마가 얼굴을 내밀고
빗 속에 왜 집으로 가지 않고 여기로 왔느냐 하시지만
아들을 꼬옥 안아주는 엄마.
그 품속...
이 장면에서 눈물이 그냥 왈칵 쏟아졌다.
하루종일 열심히 밭일을 하느라 땀냄새 가득한 엄마의 품.
그 냄새까지도 푸근하고 따스한 엄마의 살느낌.
마치 기승전결이 뚜렷한 한편의 서정적인 영화를 보는 듯 하다.
그림이 카메라 렌즈의 조리개를 쭈욱 당겨 엄마를 클로즈업했다가
다시 밀어 저만치 다리 밑에서 비에 젖은 크림빵을 나눠먹는 두 모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주인공이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옷이 젖었어도
내 사랑하는,
하나뿐인 엄마 곁인데
그저 행복합니다."
마흔이 다 되어도
저 아이가 안겨 있는 그 자리에서
엄마를 느껴보고 싶은 마음.
자식은 언제나 엄마 품이 그립습니다.
2015년 봄날에 만난, 가슴 따뜻해지는 그림책.
『엄마의 품』이었습니다.
과학지식디자이너
20150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