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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 - 빈곤과 청소년, 10년의 기록
강지나 지음 / 돌베개 / 2023년 11월
평점 :
“ 인생도 어떻게 보면 외력과 내력의 싸움이야. 무슨 일이 있어도 내력이 세면 버티는 거야“ - 드라마 <나의 아저씨>
가난은 인생의 어떤 시기에 맞닥뜨려도 버거운 상대지만 아동청소년기의 빈곤은 자신만의 ‘내력‘을 형성할 기회를 제한한다는 점에서 더 가혹하다.
8명의 아이들을 시차를 두고 인터뷰한 책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따뜻한 관찰자‘와 ‘냉철한 분석가‘의 입장에서 긴 호흡과 입체적인 시선으로 가난한 아이들의 분투를 조망한다.
납작하게 짓눌린 서사 대신 열심히 살아가며 자신을 일으키는 8명의 삶을 ‘현재진행형‘으로 들려주는 진정성이 여러 질문과 답변, 그로 인한 새로운 질문을 낳는다.
알다시피 가난은 혼자서 오지 않는다. 추위와 배고픔, 불결과 불화, 불안과 두려움, 난처함과 제약. 수치와 모멸. 선택의 여지가 없고 시야가 좁아진다. 5개월 뒤 , 5년 뒤를 내다보는 결정은 불가능하다. 가난한 환경에서는 누구든 바람이 통하지 않는 그늘 속의 식물처럼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쪼그라든다.
‘가난은 나랏님도 구제 못한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이고 그래서 이웃과 사회, 정부가 총동원되어 다면적, 다층적으로 맞서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가난한 아이들은 어떻게 어른이 되는가>은 이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직시하게 만드는, 아프지만 좋은,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