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파민네이션 - 쾌락 과잉 시대에서 균형 찾기
애나 렘키 지음, 김두완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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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을 망치러온 나의 구원자에 대처하는 법

나를 구원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망하게 하는 것들은 많다. 망하게 만드는 쪽과 구원하는 쪽 가운데 어디에 더 무게가 실리느냐에 따라 ‘길티 플레저’라는 애정 섞인 푸념의 대상이 되거나 타박과 질책의 대상이 되느냐가 갈릴 것이다. 결국 문제는 대상이 아니라 나에게 있다.

쾌락 탐닉 시대에 중독은 더 이상 특별히 중독에 취약한 누군가의 문제가 아니다. 기술의 발달은 중독의 가속기가 된 지 오래다.

<도파민네이션>은 저자가 의사로서 다양한 환자의 사례와 솔루션을 제시하는데 머물지 않고 스스로를 포함해서 ‘근본적인 솔직함‘으로 ‘중독‘을 이야기한다.

‘같은 물도 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된디‘고 한다. 그 동안 이 말을 방패삼았지만 책을 읽으며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나를 포함한 인간은 소도 뱀도 아니다. 소가 될 수도 뱀이 될 수도 있다. (우유이건 독이건 저마다 쓰임새가 있는 것이니 흑백처럼 선명하게 좋고 나쁜 것으로 갈라지는 것도 아니다. ) 어쨌든 중독에서 자유로운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중독의 대상과 정도가 문제일 뿐.

책을 읽어가는 동안 나의 상황에 대입하여 여러가지가 떠올랐지만 중독‘까지는’ 아니다, 라는 항변이 메아리처럼 돌아왔다. 하지만 끝내 부인할 수 없었다. 나 또한 중독자라는 것. 결국 ˝중독의 대상은 우리에게 잠시 휴식이 되지만 길게 보면 결국 우리의 문제를 키운다˝는 저자의 이야기에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뇌의 가소성이 쾌락 과잉의 시대 새로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것이다. 쾌락과 고통을 같은 곳에서 처리하는 뇌를 지닌 우리의, ‘중독에 대한 중독‘을 해결할 열쇠는 무엇일까. 나를 포함한 우리 세대 뿐 아니라 다음 세대를 위해서도 절실한 고민이다.

근본적인 솔직함이 작동할 수 있는 신뢰와 공감이 가능한 정서적인 환경이 더욱 간절하다. 손오공을 길들인 삼장법사의 ‘긴고아‘는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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