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념적인 이론이 예상치 못했던 곳에 응용되는 경우가 있다. 질 워커가 부러진 연필심에 대해 논의했던 학술지 논문은 "신기하게도 굴뚝과 연필심이 부러지는 방식은 똑같다"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여기서 그는 벽돌로 만든 큰 굴뚝이 연필심이 부러질 때와 유사한 방식으로 무너지는 현상에 대해 쓰고 있다. 굴뚝의 한쪽 귀퉁이가 부서지거나 떨어져나가면 다른 멀쩡한 부분도 (마치 나무가 쓰러질 때처럼) 꺾인다.
처음에는 천천히 꺾이다가 가속도가 붙으면서 갑자기 별 뚜렷한 이유없이 허공에서 동강이 난다. 꺾이는 부분의 위치는 굴뚝 모양에 따라다르며, 그 위치를 계산하는 일은 굴뚝이 무너지면서 가속도가 붙기때문에 복잡해진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본질적으로 연필심 문제와 동일하다. 굴뚝의 경우는 연필심의 경우는 분석의 목적은 각각의 내부에 작용하는 힘의 크기를 계산해내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 힘의 크기가 굴뚝 벽돌 간 회반죽의 지탱력이나 연필심의 지탱력을 능가하는 값에 도달하면, 굴뚝과 연필심은 부러진다. 사람이 차에 치었을 때 충격이 가해진 위치에서 벗어난 부분의 뼈가 부러지는 현상도 이와 똑같은 원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