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빨이 있는 동물들 중에 유일하게 인간만이 껌을 씹으리라.
위장을 채우기 위해 씹지 않고 이빨의 즐거움만을 위해씹으리라. 껌을 씹을 땐 얌전한 사람도 ‘짝 짝 짝‘ 불량기가생겨나지 않던가. 내 안의 파시스트적인 기질이 느껴지지 않던가.
삼켜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씹혀지기 위해서만 태어난 껌.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닌 그 운명적 탄력. 실존적 피학.
다시 한 번 이빨의 파괴력과 껌의 생명력에 대해 생각해 본다.
내 침과 혀와 이빨로 반죽한 껌의 최후에 대해 생각해 본다.
단물만 삼키고 뱉어버린 쭉정이 같은 껌의 시체에 대해 생각해 본다. 혹시 내가 그렇게 씹어버린 사람이 없나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