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호박방은 이 호박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방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이야기하고 있다.
처음 호박방의 표지를 봤을 때, 해리포터 컴퓨터 게임을 하다가 제일 마지막에 등장한 성 같은 곳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설마 그곳이 호박방이었을까? ^^;)
굉장히 높은 천장에 여기저기 화려한 문양과 화려한 샹들리에, 정교한 조각들이 주를 이루었는데 색상은 금색과 비슷하지만, 그것보다 더 강렬하여 실제로 이런곳에 가보게 된다면, 책에서 묘사한 것과 같이 황홀경에 빠질 것 같았다.
'진귀한 보물들이 대개 그러는 것처럼 갑자기 그것은 사라져버렸다.'
라는 문구로 호박방을 소개하는 이 책에서는,
히틀러 시절 나치정권과, 스탈린, 소비에트 시대에 관한 얘기들이 배경이 되어 종종 나오곤 하는데 처음에는 다소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졌다.
책 읽기전에 간단한 역사적 배경이라도 좀 알아둘껄...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튼,
이 사라진 호박방을 찾기 위해 전세계의 보물사냥꾼들이 혈전을 벌인다.
유럽 최고의 미술품 소장가들이 가입한 비밀클럽의 회원인 펠너와 로링.
그리고,
펠너에게는 크놀이라는 하수인이,
로링에게는 수잔이라는 하수인이 있으며 이 둘은 보물을 찾는데 있어 라이벌 관계로,
적대적인 사이까지는 아니었으나 점점 극으로 치달을수록 서로를 죽이려하는 상황까지 가게 된다.
이 둘의 엎치락뒤치락, ?고 ?기는 싸움을 보고 있노라면 나중엔 은근히 한 사람의 편에서 응원 아닌 응원을 하게 되기도 한다.
아직 잡히면 안돼! 반대쪽으로 도망치라구! (이런식으로;;)
보물을 찾는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간다.
단지 호박방에 대해서 많은 걸 알고 있다는 이유로-
보물이란 확실히 아름답고 매혹적이어서, 또 그 가치가 귀해서 사람의 관심을 사지만,
때로는 사람에게 치명적인 독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 같다.
이것을 소유함으로 인해 서로 죽고 죽이는 비극이 벌어지니까 말이다.
위에 언급한 인물들 외에도 주인공(?)격인 폴과 레이첼 부부, 그리고 탐험대 대장 맥코이 등 많은 이들이 호박방과 관련된 진실을 알아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인다.
이 책은 예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다빈치 코드'와 많이 닮아있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해서 썼다는 것도 비슷한 점이다.
하지만 다빈치 코드보다는 좀 더 개연성이 떨어지고, 긴장감도 덜한것이 사실이다.
호박방에서는 진귀한 보물들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와 설명, 그리고 보물이나 문화재 약탈이 빈번했던 시대상에 대해 많은 설명을 해주고 있다.
"호박방에 들어서는 순간 동화의 세계로 걸어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 -p.45 (1권)
"호박은 나무에서 나온 송진이 굳어 보석이 된 거죠. 호박이 완성되기까지 사천만 년에서 오천만 년의 세월을 필요로 하죠. 특유의 매혹적인 색깔 때문에 그리스인들은 호박을 '태양의 물질'이라는 의미의 '일렉트론'이라 불렀어요. 호박을 손으로 문지르면 전기를 방출해요. 쇼팽은 피아노를 연주하기 전 호박을 손가락으로 만지작거렸다고 해요. 호박이 손길을 따뜻하게 해주고, 땀을 없애주었기 때문이죠." -p.212 (1권)
"그럼에도 호박의 빛은 영원히 사라지지 않아. 마치 햇빛 속에 서있는 것 같은 느낌이야. 호박은 열이 아닌 빛을 발하지." -p.169 (2권)
"나폴레옹은 가장 으뜸가는 약탈자일 겁니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의 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던 수많은 예술품을 약탈해 루브르 박물관에 채워 넣었습니다. 1815년 워털루 전쟁 직후에 열린 비엔나 회의는 프랑스가 훔친 미술품을 되돌려주어야 한다고 결정했죠. 그때 일부는 제자리를 찾아갔지만 많은 미술품들이 프랑스에 남았고, 우리는 지금도 그것들을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감상할 수 있습니다." -p70 (2권)
근래에 루브르박물관展에 다녀왔었는데, 그곳에는 약탈한 미술품들이 얼마나 있었을까?
라는 의문이 잠시 머리를 스쳐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