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2
신현수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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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잉글리스 스터디는 영원히 아웃!'이라고 외치는 중학생 로라.

중간고사를 끝낸 로라는 친구 수지와 함께 드라마 세트장에 놀러갑니다. 일제 강점기를 재현한 세트장 모형 전차에서 일제 강점기 학생이 되는 게 낫겠다고 말한 로라는 정말 일제 강점기로 타임슬립을 합니다.



로라의 스마트폰으로 경성에서의 슬기로운 타임슬립 미션을 완수하지 못할 시, 일제 강점기에 갇혀 살아야 한다는 알림톡이 옵니다.



영포자였던 로라는 경성에서 영어 천재 소리를 들으며 개인 과외 선생님 뿐만 아니라 경성잉글리시 클럽까지 결성합니다.

하루하루 미션을 무난히 수행해가는 로라.

과연 21세기 대한민국으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까요?​

<인상 깊은 구절>

근데 나, 21세기에서는 영포자야. 21세기는 영어 잘하는 사람이 널렸고 나는 또래 중에서도 못하는 축이거든. 학교에서 영어 성적도 안 좋아. 여기에서나 잘한다는 소리를 듣지. p.70



로라가 21세기의 영포자이든 아니든 상관없어. 로라는 내게 희망을 준 사람이니까. 조선이 영영 독립 못하고 일본 식민지로 살 거라고 생각했는데 1945년 8월 15일에 독립한다니까 너무 기뻐. 1945년이면 내 나이 스물아홉이겠네. 나, 그때까지 뭐든 열심히 할 테야. 조선이 해방되는 그날을 위해 조선에 힘이 되는 사람이 되겠어. p.71


나라가 있고서야 백성도 있는 법. 일제가 조선을 훔쳐서 조선인을 이렇게 핍박하고 있는데 노예인 우리가 과연 무슨 꿈을 꿀 수 있지? 그래서 난 개인의 꿈은 조선이 독립한 후에 꾸려고 한다. 그렇기에 지금의 내 꿈은 조선의 독립이고. p.134


마음이 급했다. 막상 겪어 보니 일제 강점기가 너무 무겁게 인식되었다. 난 어떻게든 미션만 완수하면 21세기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 현실적으로 일어날 수 없는 판타지가 내게 일어난거고, 소설이나 드라마 주인공은 판타지 세계에서 모험을 끝내면 현실 세계로 돌아가기 마련이니까. 그래서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내며 주어지는 미션들도 무난히 잘 수행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를 실제로 살아간 조선인들에게 그 시기는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까. p.171


이제 가야 할 순간이 온 듯했다. 목이 메어 말을 잇지 못하는데 주변의 소란스러운 소리가 더 가까이 들렸다. 그러자 지완이 사방을 살피더니 나를 품에서 떼어 놓고 반대쪽으로 후닥닥 뛰어 갔다. 나는 그림엽서를 손에 든 채 지완이 멀어져 갈 때까지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녀석의 뒷모습이라도 가슴에 고이 담아 두고 싶어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려 뺨을 적셨다. p.180


그래, 내 가슴속에서 반짝이는 게 뭔지 나도 찾아볼게. 그래서 현지완 너처럼 치열하게, 반짝임을 더 반짝이게 하기 위해 열심히 살아 볼게.p.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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