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전태일 평전- 신판
조영래 지음 / 아름다운전태일(전태일기념사업회) / 2009년 4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2010년 12월 08일에 저장
구판절판
공감을 배우는 토론학교 : 문학- 문학과 토론의 행복한 만남
문학토론연구모임 숨은그림 엮음 / 우리학교 / 2010년 11월
13,000원 → 11,700원(10%할인) / 마일리지 650원(5% 적립)
양탄자배송
밤 11시 잠들기전 배송
2010년 12월 08일에 저장



2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 지음 / 푸른숲 / 2007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그리운 나의 집”

<즐거운 나의 집>- 공지영의 소설을 읽고




오랜만에 공지영의 소설, 아니 소설을 읽었다.

마음이 심란하고 어수선할 때는 소설이 몰입하기가 좋다. 그러다보면 결국 소설만 읽게 돼서 소설읽기를 경계하고 있지만, 결국은 책을 쉽게 구할 기회를 버리지 못하고 손에 쥐고 말았다.

'재미있는' 책.

왜 재미있다고밖에 표현하지 못할까? 내게 있어 책에 대한 최고의 찬사는 "재미있다."이다. 그게 설령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이고 인생의 쓴 맛을 더 강하게 품고 있는 글이더라도, 또는 역사의 한 장면에서 이미 잊혀져버린 누군가의 아련한 슬픔의 서사시라고 하더라도 감명깊게 읽은 책은 "재미있다." 라고 밖에 표현되지 않는다. 그래서 간혹 표현의 허술함과 한계에 경악하게 된다.

 공지영의 소설은 일단 흡인력이 강하다. 작년에 "우리들의 행복했던 시간"이 영화와 함께 히트를 칠 때에도 어쩌면 뻔한 그 이야기에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은 읽고 말았었는데.. 눈물 흘리면서 경험하는 카타르시스..!

 어쩌면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과 삶을, 심란함과 정체없음, 불분명함을 위안하기 위해 소설을 읽는 게 아닐까?

 이번에는 지금 공지영의 삶을 미루어 짐작하게 하는 "즐거운 나의 집"이다. 성이 다른 세 명의 아이를 키우는 이혼 여성이면서 이름 있는 작가를 엄마로 둔 '위령'이라는 19살 아이의 기록인데, 딸이 엄마이고 엄마가 딸인 것 같다. 둘은 분신처럼 닮아있고, 둘의 목소리는 서로의 삶을 살아가는 지점에서 놀랍도록 하나로 맞닿아 있다.

 그래서 엄마와 딸은 서로의 동질성을 확인하면서 아픈 상처를 치유해간다. 둘의 용기가 "즐거운 나의 집"을 "즐거운 우리 집"으로 만들어낸다. 이 경우 '용기'란 두려움을 모르는 상태가 아니라 두렵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뭔가가 있다는 것을 아는 상태를 일컫는다.

 새엄마와의 갈등, 아빠의 침묵에 대한 애증의 감정이 엄마와의 스스럼없는 소통으로 하나씩 풀려갈 때쯤 어린 동생들의 성장통, 사랑하던 고양이의 죽음, 그리고 동생의 아빠의 갑작스런 죽음을 경험하면서 엄마를 위안하고 스스로를 위안하는 연습을 하는 위령의 6개월간의 성장일기이다.

 집은 '또 다른 목표를 향해 가기 위해 잠시 머무는 베이스캠프일 뿐이지만 결코 허술해서는 안 되는 곳'이다. 하지만 작가는 곧 "집이 없다면..?" 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바로 우리들 존재의 근거지가 되는 곳. 집에서 가족은 관계를 변형할 수 없는 존재들이다. 그래서 마음에 안 들더라도 잘 지내려고 노력해야 한다. 마음에 안 든다고 보지 않는다거나 바꿀 수도 없다. 오직 최선을 다할 관계일 뿐.

 '머리를 편안히 뉘일 수 있는 곳'이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는 home의 의미가 새롭게 다가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리랑 - 조선인 혁명가 김산의 불꽃 같은 삶
님 웨일즈.김산 지음, 송영인 옮김 / 동녘 / 2005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리랑 고개는 탄식의 고개

한번 가면 다시는 못 오는 고개.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이천만 동포야 어데 있느냐

삼천리 강산만 살아 있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지금은 압록강 건너는 유랑객이요

삼천리 강산도 잃었구나.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



사형수가 넘어가던 살아생전 마지막 고개, 서울 남산 언덕에 있었다는 아리랑 고개를 넘어 가며 노래를 부르는 것이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허락되는 자유란다. 김산과 님 웨일즈의 만남은 바로 이 죽음과 절망의 노래, “아리랑”으로 시작된다.


조선인 김산. 본명 장지락, 평북 용천 출생으로 일본 만주 상하이 베이징 광둥 옌안 등을 누비며 중국 공산혁명을 통한 독립운동에 몸을 던졌다. 신흥 무관학교를 최연소로 졸업한 뒤 상하이로 가 이동휘, 안창호 등의 영향을 받았으며 1925년 중국 대혁명에 참가, 1930년, 33년 두 차례에 걸쳐 일본 경찰에 체포되었다. 1937년 중국의 옌안에서 미국 신문기자인 님 웨일즈(대륙의 붉은 별, 에드거 스노우와 결혼하여 마오쩌둥의 대장정에 참여했다.)와 만나게 되었고 님 웨일즈는 이 만남의 성과를 담아 1941년 미국 뉴욕에서 <아리랑의 노래>를 출간하게 된다. 1938년 중국 공산당 사회부장 캉성에 의해 일제 스파이라는 누명을 쓰고 처형됐으나 1983년 중국공산당은 김산의 억울한 죽음을 인정하고 명예와 당원 자격을 회복시키는 복권을 결의하였다.


김산의 삶은 바로 아리랑 고개를 넘어가는 죽음과 탄식의 과정이었다. 하지만 그는 다음과 같이 자신의 운동적 삶을 회고한다.



“중요한 것은 단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배웠다. 민중과의 계급관계를 유지하는 것, 왜냐하면 민중의 의지는 역사의 의지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민중은 깊고 어두우며 행동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단 한 마디도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역사를 움직이는 것은 부상자의 신음 소리와 싸움하는 소리뿐이다. 투쟁하는 것이 바로 사는 것이다. 그 밖의 것은 모두 내 세계에서는 하나도 의미가 없다. 바로 그 투쟁의 대립물 속에서 나와 인간 생활의 일치가, 나와 인간 역사의 통일이 존재하는 것이다.”



1920-30년대 중국 공산당 속에서의 조선인으로서 혁명의 열기 한 가운데 있었던 사람, 일본 제국주의에 반대하며 조선인의 투쟁과 혁명을 비밀리에 이끈 사람, 못다 이룬 사랑과 비극적 죽음, 잘생긴 얼굴에 날카로운 눈매, 마지막으로 스파이라는 혐의로 비밀리에 처형되기까지 일견 그의 삶은 낭만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안전한 부가 보장되는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쿠바 혁명의 한 복판에 뛰어들었던 체 게바라가 젊은이들에게 붉은 별을 단 검정 베레모를 쓴 낭만적인 모습으로 곧잘 기억되듯이.


하지만 혁명이 낭만일 수 있으랴. 이들 모두 삶과 죽음이 엇갈리는 혁명의 한 복판에서 감성에 휘둘리지 않고 냉철하게 자신을 견지하며, 자신의 삶을 오롯이 던진 혁명가이자 지략가들이 아닌가.



광둥 코뮌을 경험하면서 김산은 혁명의 허무함과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무기력을 경험하게 된다.

“지금, 조국과 만주에서 2000만 조선인들이 전 아시아의 자유를 위해 제국주의를 타도하고자 무기를 들고 기다리고 있다.” 는 기개 넘치는 선언은, 하지만 국공합작이 깨어지면서 산산히 부서지고, 혁명은 혼란에 휩싸이게 된다.



역사 속에서 그는 분명 승리하지 못했다. 오히려 비통과 절망, 허무와 패배 속에서 병든 모습으로 죽어 갔다. 하지만 역사적 평가는 언제든 달라질 수 있고, 개인의 삶에 대한 평가는 더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문제이다.


모든 것을 다 패배하더라도 ‘나 자신에게만’은 승리하는 경험, 김산이 자신의 삶을 평가하는 바로 그 말이 온전히 자신의 삶을 거듭나게 하는 힘은 아닐까? 오늘, 우리에게 감성과 분위기에 휩싸이지 말고, 냉철하게 운동의 지평을 바라보며 올곧게 투쟁하는 것이 곧 승리하는 삶이라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닐까?


“내 전 생애는 실패의 연속이엇다. 또한 우리나라의 역사도 실패의 역사였다. 나는 단 하나에 대해서만 - 나 자신에 대하여 - 승리했을 뿐이다. 그렇지만 계속 전진할 수 있다는 자신을 얻는 데는 이 하나의 작은 승리만으로도 충분했다. 다행스럽게도 내가 경험했던 비극과 실패는 나를 파멸시킨 것이 아니라 강하게 만들어 주었다. 나에게는 환상이라는 것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그렇지만 나는 사람에 대한 신뢰와 역사를 창조하는 인간의 능력에 대한 신뢰를 잃지 않고 있다.”



죽음과 절망을 넘어 김산의 아리랑, 우리의 아리랑이 생생하게 울려 퍼지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진정으로 인간 김산을 존중하고, 존경하게 되었다는 미국인 님 웨일즈의 모습이, 인종과 국경을 넘어 숭고하게 여겨진다. 같은 조선인으로서 조선인의 생애에 무관심했던 우리의 게으름과 안이함을 꾸짖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