듄 1 - 제1부 듄
프랭크 허버트 지음, 김승욱 옮김 / 황금가지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듄>이 황금가지에서 다시 나온다는 말을 들었을 때에는, 반가움 반, '이걸 또 사야 하나' 하는 난감함 반이었다. 사실 풀빛에서 나온 듄을 예전에 이미 사서 보았기에 어서 5, 6부가 나오길 기다릴 뿐 앞부분에 대한 기대는 별로 없었다.

그러나...우연찮게 보게 된 황금가지판 듄은 전에 본 그 듄이 아니었다. 이런 맙소사. 대조해 가면서 보니 이빠진 문장에 잘린 부분까지...사실 당시에 듄이 나왔다는 것만 해도 선구적인 일이었으니 이제와서 불평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탄이 나올 일이다. (내가 무슨 돈으로 이 많은 권수를 다시 산단 말인가??)

어쨌든 다시 손에 잡은 듄은 여전히 감동적이며, 초장부터 사막의 분위기와 장엄함에 마음이 떨린다. 몇번을 되풀이해 읽어도 새로움이 있다. 비교적 가벼운 1, 2부에서부터 점점 무겁고 난해해지는 3, 4부까지. 놀랄 만큼 꼼꼼하고 섬세한 설정과 복합적인 상징, 풍부한 종교철학에 이르기까지 감탄을 금할 수 없는 작품이다.

결코 쉽고 가벼운 내용이 아니라서 (가장 가볍다는 1부조차도 뒤에 있는 사전을 대조해가며 새로운 용어에 익숙해져야 하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다) 편하게 읽어보라고 권하지는 못하겠지만, 두고 두고 몇번씩 읽어볼만한 고전이라고 추천하겠다. 깊이라고는 눈을 씻고 봐도 찾을 수 없는 얄팍한 상업소설에 질렸다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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