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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내일의 출근이 올 거야 - 일단 오늘의 출근부터 해내야겠지만
안개 지음 / 올라(HOLA) / 2020년 6월
평점 :
품절
퇴사하고 싶은데 퇴사하긴 싫은 나, 정상인가요?
모든 직장인들의 로망인 퇴사.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수록 퇴사는 힘들어진다.
부양해야 할 가족을 생각하며 더러워도 참고, 적은 월급이라도 따박따박 들어오는게 너무도 감사한 일이라는걸 알게 되는 나이이기 때문이다.
20대때는 나 자신에 대한 넘치는 자신감 때문일까?
쉽게 회사를 그만두고 새로 들어가는 친구들이 많았다. 나이를 무기로 새로운 것에 도전할 용기, 자신감이 앞섰기 때문이다.
아마 퇴사 이후의 희망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책이라던지 경제적 자유를 꿈꾸는 이들을 위한 책들은 지긋지긋한 직장생활을 끝내고 경제적 자유를 이룰것만 같은 착각을 일게 한다.
하지만 그것도 돈이 있어야 가능한일
나도 저자처럼 막연히 회사를 그만두고 카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적이 있다.
10년간 일한 회사의 퇴직금을 탈탈 털면 카페는 차릴 수 있겠지 하고 말이다. 하지만 모두가 반대했고 결국 다시 직장인이 되어 생활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의 직장생활의 경험이 주를 이루는데 드라마 기획PD로 일한 그녀는 취직을 한 후 드라마가 그렇게 싫어졌다고 대답했다. 덕업일치가 꼭 행복한 것만은아니다. 사람이든, 좋아하는 것이든 일로 만나지 않아야 한다는걸 느꼈다.
첫 직장에서의 낮은 월급, 24시간 일을 강요하는 상사와 그 팀장의 생일파티를 위해 주말 데이트까지 포기했다는 이야기는 정말이지 화가 낫다.
반복되는 야근과 일에 가족한번 돌아보지 못한 저자는 담도암 판정을 받은 아버지로 상심할 당시
정말 위독한 아버지때문에 회사일에 매진하지 못했는데 메일로 대본을 보내며 모니터 해줄 수 없냐고 메시지를 보내는 팀장은 정녕 공감 능력이라는게 있는 걸까?
결국 이것을 계기로 퇴사를 하고 일을 접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좋은 곳으로 이직한것도 아닌 작은 회사의 차장이 되어 언제 짤릴지 모르는 너무도 평범한 직장인이기만한, 또한 뭐 근사한 조언을 주지는 않고 결국 퇴사를 꿈꾸기만 하는 못난 사람이지만 저자의 글이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었다.
적나라한 저자의 짠내나는 직장생활의 후일담을 읽으며 조금이나마 내 직장생활은 좀 낫지 않았나하는 위안을 삼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