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이사이드 클럽

수이사이드 클럽 ㅣ 스토리콜렉터 83
레이철 헹 지음, 김은영 옮김 / 북로드 / 2020년 5월

우리는 선택권을 빼앗겼습니다.

평균 수명 300세에 이른 근 미래의 뉴욕. 수명유지 시술과 금욕적인 삶에 지칠대로 지쳐 삶의 환멸을 느끼는 사람들.

<수이사이드 클럽>의 이야기는 한 남자의 자살을 하는 영상으로 시작한다.

넓은 어깨의 각이 떨어지게 재단된 검은 턱시도를 입은 남자가 서 있는 것은 창문도 없는 방, 그는 자신의 나이와 이름을 밝히고 자신이 왜 이러는지.. 왜 이런 결정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을 생각했는지왜 200년을 더 살고 싶지 않은지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선택권을 빼앗겼습니다."라는 말과 함께 자살을 하는 남자가 있다.

그들이 비밀리에 가져온 모임

금지된 음악을 듣고 금지된 음식을 먹고 마시며

삶을 마음껏 즐기는 그들만의 파티

그들은 이 모임을 조롱하듯 수이사이드 클럽이라 불렀다.

생일축하합니다. 생일축하합니다.

주인공 레아 기리노는 올해로 100세를 맞이하게 된다.

​금융사에 일하면서 승진 예정까지 되어있는 그녀는 100세라는 나이임에도 30대 정도의 외모를 유지하고 있는 멋진 라이퍼이다.

라이퍼란

우수한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인간들에게 선택받은 삶과 함께 지켜야 할 규칙들이 주어지고 수명연장기술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을 말한다.

라이퍼는 일상적으로 먹는 음식들도 금지되어 있고 음악도 정신적으로 무리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정해진 것 외에는 들을 수 없으며 적당한 운동과 검진, 장기교체 시술, 심지어는 피까지 통째로 바꾸기도 한다. 이렇게 인간이 살아가며 영위해야 할 것들에 대한 제약이었고 이것을 포기하는 대신 오랜 시간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며 사는 사람들이 라이퍼이다.

생명까지도 선택할수 없는 사회

어쩌면 미래사회는 지금보다 더 불평등한 사회가 될지 모른다. 태어나는 순간부터 유전자가 결정되어진다는 것은 참으로 씁쓸했다.

라이퍼와 비라이퍼로 나뉘어져 라이퍼는 정부의 관리체계에 들어가게 되어 장수 생명 유지를 위한 각종 서비스를 받게 되는 대상이 되고 그들만의 공간과

지역에서 지내게 된다.

반면 열성인 비라이퍼들은 외곽지역에

비라이퍼들의 공간에 거주하게 된다.

오늘날의 부유층과 빈민층을 보는 듯하다.

어쩌면 오늘날보다 비라이퍼의 생활은

라이퍼들과는 천지차이다.

라이퍼인 부모보다 먼저 죽게 되고, 의사가 되고 싶어도 40년의 과정을 거쳐야하는 교육과정을

수료할 수 없기에 포기해야한다.

의료혜택에서도 취업에서도 차별받으며 살아가게 된다. 정말 끔찍하다.

그런데 각종 혜택을 받는 라이퍼들도 정부규제의 틀 안에서 자유롭지 않은 생활을 하게 되고 자유를 갈망하며 반란을 일으키며 만든 모임이 수이사이드클럽이라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나 또한 라이퍼,비라이퍼 둘 중 아무에게도 속하지 않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생명조차 선택되어진다는 것은 끔찍한 일이다. 코로나라는 극강의 바이러스로 인해 세계는 침체기에 빠져있다. 소설을 읽으면서도 이것이 비단 이루어질수 없는 소설에 머물지 않고 근 미래가 될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이러스와 공존하는 미래, 그 안에서 생기는 불평등

정부와 특권층에게만 해당하는 백신 등

지금의 상황에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