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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 잔 할까요? 1~8 세트 -전8권 - 완결
허영만.이호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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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책에 대한 편식이 심한 편이다. 주로 에세이, 자기계발서, 소설류를 주로 읽고 그 이외의 책들에는 거의 손이 가질 않는다. 웹툰은 사실 흥미 위주고 가볍다고 생각해서 잘 읽지 않았었는데 좋은 친구의 소개로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커피에 대해 몰랐던 것들도 많이 알게 되었고, 무엇보다 가슴 따뜻해지는 사람 사이의 관계에 대한 에피소드들도 좋았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 취재일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작가가 굉장히 공들여 쓴 책인 것 같아 웬지 대접받는 기분이었다. 젊은 사람들도 하기 힘든 일 일 것 같은데 작가의 열정에 감탄했다. 책을 읽는 내내 책에서 커피 향이 나는 것만 같았다. 실제로 책을 읽고 좋아하는 사람과 평소보다 많이 커피를 마시고 있다. 좋은 책을 소개해 준 좋은 친구에게 정말 고맙고 나도 그 친구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는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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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빛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마음산책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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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아하는 작가가 누구냐는 질문에 내게 첫 번째로 생각나는 작가는 로맹 가리이다. 예리한 통찰력, 특유의 유머, 투덜리지만 결국 희망을 얘기하는 츤데레(?) 같은 면모 모두 좋다. '여자의 빛'은 아직 읽어보지 못한 그의 작품을 찾아보던 중에 알게 된 책으로 로맹 가리에 대한 팬심이 더 높아지게 만든 작품이다.

 항공기 조종사인 미셸 폴랭은 마흔다섯 살로 그의 아내 야니크는 불치병으로 죽어가고 있다. “당신 자신을 경박함에 내주지마, 미셸. 나 때문에 다시는 여자를 사랑하지 않는 잘못을 범하지 마. 죽음은 이미 충분히 치사해. 난 죽음에게 더 보태주고 싶지 않아. 나는 사라지겠지만, 여자로 남고 싶어”라고 말하는 야니크가 자살을 결행하는 날, 미셸은 아내의 죽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줄 작정을 하고 알리바이가 만들기 위해 카라카스행 비행기를 타려 한다. 하지만 그는 차마 떠나지 못하고 아내 곁으로 돌아가려고 택시를 탄다. 마흔 셋의 리디아 토바르스키는 6개월 전에 교통사고로 어린 딸을 잃었다. 딸을 뒷좌석에 앉히고 자동차를 서서히 운전하던 남편 알랭은 자동차를 제어하지 못해 사고를 냈다. 딸을 잃은 충격에 남편은 실어증에 걸렸다. 10년 동안 남편을 진정으로 사랑했던 리디아는 자신이 더 이상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고통스러워한다. 카라카스로 떠나지 못하고 아내에게로 돌아가려던 미셸이 택시 문을 열고 내리다가 리디아와 우연히 부딪친다. 흐트러진 물건을 주워 주던 미셸은 택시 기사의 요금 재촉을 받지만 달러밖에 없던 그는 리디아에게 돈을 빌리게 되고, 돈을 갚는다는 핑계로 카페에 들어갔다가 그는 그녀의 주소와 전화번호를 얻게 된다. 그날 밤 리디아의 집으로 찾아간 미셸은 리디아와 사랑을 나누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를 위로한다. 하지만 죄책감과 두려움으로 두 사람의 인연은 하룻밤으로 끝이 난다.

 극단적이고 대범한 상황이 꺼려지긴 하지만 그 이면에는 죽음을 가까이 둔 아픔을 가진 두 사람의 위로가 존재한다. 바람직한 방식은 아니었지만 궁극적으로는 서로에게 위로가 되고 삶의 빛을 찾을 수 있게 도움이 된다. 로맹 가리의 책 '자기앞의 생'에서도 느낀 거지만 작가는 현실에 조소를 날리지만 결국은 희망을 얘기한다. 사랑이 힘겹게도 하지만 그래도 사랑이 필요하다. "여자없이 자신이 완전하다고 느끼는 '장애인' 남자들도 있고, 남자없이 스스로 완벽하다고 느끼는 '불구' 여자들도 있소. 나는 지금 당신에게 사랑 없이는 살 수 없다고 말하는 게 아니오. 사랑없이 살 수 있소. 다만 그게 몹시 지루하다는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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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바라기 2017-05-08 0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음을 가까이 둔 그들에게 대범하고 극적인만남은 그 사랑을 잃은 아픔을 치유하는 과정일겁니다. 그 일탈이 끝나면 파도가 잔잔해지듯 다시 평온한 일상으로 돌아올겁니다.
작품의 인물들처럼 사랑을 잃어도 삶은 계속 되겠지만,
적어도 나는 사랑을 잃으면 평온한 삶을 살 수 없을거 같아요
 
마가복음 뒷조사 복음서 뒷조사
김민석 지음 / 새물결플러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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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부터 엄마를 따라 교회를 다니기 시작해 지금까지도 교회에 다니지만 부끄럽게도 성경을 제대로 다 읽어본 적은 거의 없다. 수학의 정석을 풀 때처럼 항상 '창세기'에서 더 나가지 못하고 포기하게 될 때가 많다. 어렵고 양이 방대하다는 이유로 성경을 멀리했는데 다양한 분야의 책들을 읽는 예쁜 친구 덕에 이 책을 읽게 되어 조금은 쉽고 재밌게 성경의 내용을 접할 수 있었다.

 기독교와 성경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찬 사판 검사가 대중을 미혹시킨다는 이유로 복음서를 고발한다. 사판 검사는 예수 그리스도 시대를 증언할 수 있는 예수 그리스도가 탔던 나귀의 68대손 하몰을 통해 복음서의 허구성을 증명하고자 한다. 하몰에게 복음서 특히 마가복음의 내용에 대한 자신의 의구심을 질문하면 하몰이 성경 혹은 전문가들의 책의 내용을 근거로 대답하며 사판 검사의 논리를 반박한다. 결국 사판 검사는 복음서를 '혐의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한다. 책을 통해 복음서의 배경, 마가 복음 속의 예수님(축귀, 치유, 목자, 교사, 하나님의 아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다. 사판 검사와 하몰의 취조 형식의 구성도 재밌다. 하지만 웹툰 형식이다 보니 마가복음 내용을 쉽게 정리해 주는 데 초점을 맞춰져 논란이 되는 문제를 더 깊에 파고들지는 못한 것 같아 아쉬움도 든다.

 이 책을 읽으면서 성경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알고자 노력하는 사판 검사를 보며 내 신앙 생활을 반성하게 됐다. 그동안 성경을 제대로 읽지 않고 그저 목사님이 전해주는 말씀을 수동적으로 듣기만 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 내가 믿는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해 알기 위해 그 분들의 말씀인 성경을 지속적으로 읽고 의구심이 일면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의구심을 해소하기 위해 능동적으로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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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바라기 2017-05-02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도 신앙에 대해 성경에 대해 진실되게 알기 위해 우리 같이 관련서적도 많이 챙겨 읽으면 좋겠어요
신앙의 믿음과 다른이들을 사랑하는 마음과 행동으로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좋아하는 사람과 미래에 같이 신앙생활을 하고 싶어요
 
알사탕 그림책이 참 좋아 39
백희나 글.그림 / 책읽는곰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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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사탕"은 아는 언니 집에 초대를 받아 가면서 아이들 선물로 준비했다가 덩달아 보게 된 동화책이다. 내용이 짧은 동화책을 읽고 리뷰를 쓰는 게 뭔가 반칙처럼 느껴지지만 인상깊었던 내용을 기록해두면 좋을 것 같아서 리뷰를 쓴다.

 주인공 동동이는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 노는 아이다. 어느 날, 문방구에 구슬을 사러 갔다가 우연히 '알사탕' 한 봉지를 사게 된다. 각양각색 알사탕 중 하나를 입에 넣었는데 신기하게도 소파가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어떤 사탕을 먹자 강아지의 말이, 다른 사탕을 먹자 아빠의 속마음이, 또 다른 사탕을 먹자 돌아가신 할머니의 말이 들린다. 마지막으로 투명한 사탕을 먹자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마치 동동이의 마음처럼.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자 동동이는 마침내 자신이 먼저 말해 보기로 한다. "나랑 같이 놀래?"

 애니메이션 같은 생생한 그림이 예쁘고 알사탕을 먹으면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니 작가의 상상력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는 건 아이에게도 어른에게도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미운 마음은 숨겨야 하겠지만 사랑의 마음은 내 마음의 소리에 따라 솔직하게 표현해야겠다. "나랑 같이 놀래?" 하고 용기를 낸 동동이를 통해 나도 조금이나마 용기를 얻게 되었다.

 오랜만에 동화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이 있다. 요즘 까페나 공원에 가보면 아이를 데리고 나온 어머니들이 스마트폰으로 아이에게 애니메이션 영상을 보여주는 모습을 자주 보곤 한다. 너무 어린 나이부터 영상매체에 익숙해지는 게 아닌지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물론 나조차도 하루라도 텔레비전을 보지 않는 날이 없지만. 나중에 내 아이에게는 책냄새가 얼마나 좋은지, 사락사락 책 넘기는 소리가 얼마나 좋은지, 뒷 장의 내용을 궁금해하며 상상하는 게 얼마나 재미있는지, 좋은 책을 읽고 좋아하는 사람과 책 내용에 대해 얘기하는 게 얼마나 좋은지 가르쳐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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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바라기 2017-04-24 01: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귀중한 동화책을 선물받은 아이들은 예쁜 상상력을 키우면서 동화같은 삶을 살것입니다!
그리고 감사하겠죠!!
동화의 고운색과 이야기들을 선물해준 분에게요!!!
 
희랍어 시간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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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랍어 시간'은 몇 년 전에 '말을 잃어가는 여자의 침묵과 눈을 잃어가는 한 남자의 빛이 만나는 찰나의 이야기' 라는 소재에 이끌려 구매하여 읽었던 책이다. 이 책을 통해 한 강 작가를 처음 알게 되었고, 정적인 분위기와 생각하게 하는 글귀들이 좋아서 작가의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얼마전에 '희랍어 시간'과는 너무나도 다른 '채식주의자'를 읽고, 주인공들의 강박적인 생각과 행동, 조금은 역동적인 분위기에 놀라긴 했지만.

 열일곱살 겨울, 여자는 어떤 원인이나 전조 없이 말을 잃는다. 말을 잃고 살던 그녀의 입을 다시 움직이게 한 건 낯선 외국어였던 한 개의 불어 단어였다. 시간이 흘러, 이혼을 하고 아이의 양육권을 빼앗기고 다시 말을 잃어버린 여자는 죽은 언어가 된 희랍어를 배우게 된다. 희랍어 강의를 들으러 가서 선천적인 이유로 점점 시력을 상실해 가는 희랍어 강사인 남자를 만나게 된다. 남자가 어두운 계단에서 넘어지면서 안경이 부서져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에서 여자에게 도움을 받으면서 둘은 가까워진다. 가슴 뛰는 로맨스를 상상하고 이 책을 읽으면 실망이 클 것이다. 서로 위로를 주고 받지만 그것이 보통 사람들이 부르는 '사랑'의 행위와는 거리가 멀다. 그리고 이 책은 스토리 위주로 흘러가지 않고, 여자와 남자의 감정, 생각, 감각을 묘사하는 데 집중한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혹은 겪어봤던 사람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위로를 걷낼 때 그 효과가 더 크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걷내는 위로와 응원은 왠지 진심인 것만 같다. 힘들어 봤던 사람은 힘든 사람의 마음을 더 잘 공감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힘든 사람의 마음을 이해해주고 공감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위로가 될 것이다. '희랍어 시간'의 남자와 여자 또한 어떠한 말도, 빛도 필요없이 서로를 보듬는 것만으로 위안을 얻는다. 그 둘은 누구보다도 서로를 가장 잘 느끼고 이해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결핍"을 통해 "공감"을 하는 두 사람이 짠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제대로 상대방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상투적으로 "네 마음 다 알아" 하는 말을 함부로 해서는 안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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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바라기 2017-04-18 04: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백번 공감합니다 자기가 겪지 못한 아픔인데 니 맘 다 알아 식으로 말하면 거짓위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옆에서 묵묵히 손을 꼭 잡아주고 같이 울어주는게 어쩌면 더 큰 위로일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전조나 예고 없이 평온함이 폭풍으로 변모한 다는 점은 한강의 채식주의자와 닮았네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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