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는 세상을 어떻게 지배했는가
페터 슬로터다이크 지음, 이덕임 옮김 / 이야기가있는집 / 2017년 5월
평점 :
품절


제목이 상당히 그럴싸하다.

제목만 놓고 보면 분노와 세계사가 잘 조화를 이룬 그런 책이라는 느낌이 든다.

분량도 적지 않다.대략 400페이지.

그러니까 저자가 하고픈 이야기들을 정말 역사적으로 잘 정리했을 거라는 생각을 갖고 책을 접했다.

슈피겔지의 평가도 이 책을 읽게 만든 이유중 하나다. 현재를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될 것이라는...

그리고 옆에서 제목을 보던 사람이 정말 재미있을 것 같은 책이라는 한마디까지...


얼마전 영국에서 테러가 있었다. 이 테러에 대한 분노가 아직 강하게 표출되고 있지는 않지만, 결국은 이런 테러들에 대한 분노가 역사에 기록된다면, 이 책의 제목처럼 분노가 세상을 지배한 방법중 하나로 등장할 법하다.


이 책은 크게 5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 분노의 경제학, 분노의 신, 티모스적 혁명, 중심에서 분리된 분노.

다른 책들과는 좀 다르게 이 책은 서문이 상당히 길다.

책 전체의 무려 20%를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서문만 봐도 대충 책 내용을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서문을 3번이나 읽었다. 그럼에도 도통 무슨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었다.

네이버 평점을 보니 9점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자세히 살펴 보았더니 글을 쓰는 지금 이시점에 총 4명이 평가를 했고, 3명은 평점을 주지 않은, 그러니까 한분만 9점을 주고 그게 평점이 되어있는 상황이다.


도대체 뭐가 문제일까?

이 책은 독일인이 쓴 책이다. 그리고 내가 읽는 것은 우리말 번역이다.

원서는 어떤지 모르겠지만, 번역판이 나올 정도면, 허접쓰레기는 아니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이 책은 번역에 문제가 있다고 봐야할 것 같다.

우리말인데 우리말 같지 않은 어순과 어법들이 도처에 널려있다.

그러니 읽어도 읽어도 이게 무슨 뜻인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이런 상황이면 역자가 누군지 궁금해서 찾아 보게 된다.

역자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번역서가 몇권있다. 한 권도 읽어 본 책은 없다.

혹시나 해서 의지력의 재발견이라는 책 리뷰를 보니 다시는 번역서를 보지 않겠다는 짧막한 평이 있다.

역자가 철학은 아는지 모르겠지만 번역력은 좀 떨어지지 않나 싶다.

프로필에 나와 있는 학력에는 독일어에 대한 얘기는 없다.

출판사에서 역자를 좀 더 신중하게 골랐어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이 책이 다루고자 하는 주제는 참 좋다.

영웅들의 분노가 나오는 고대신화, 대중선동의 분노, 유일신(하나님)의 분노, 전체주의의 분노, 자본주의의 분노, 테러에 대한 분노 등등

도통 무슨 말인지 알 수 없는 문제가 있었기는 하지만.

그렇지만 끈기를 갖고 끝가지 읽었다. 그래야 서평을 쓸 수 있으니까.

그리고 평점을 정말 냉정하게 준다. 1점.


보통 책을 읽기 시작하면 그날 또는 다음날이면 읽는데, 이 책은 무려 2주나 걸렸다.

읽었다가 몇장 읽고, 내려놓고, 그러기를 10여일 하고,

오늘에서야 다 읽게 되었고, 이 책이 주는 감흥을 잊어버리기 전에 바로 서평을 쓴다.

이 책은 내가 올해 읽은 책 중에 크게 실패한 책이다.

같은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이 뒷표지안쪽에 나와있다.

대단한 책들인데, 그 책들을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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