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나는 조선을 버렸다 - 정답이 없는 시대 홍종우와 김옥균이 꿈꾼 다른 나라
정명섭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17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는 역사에 관심이 많다.

학창시절에는 한국사에만 관심이 많았는데,

나이가 들어가면서 세계사에도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역사 관련한 책이라면 사족을 못쓰고, 특히 유명하다고 소문이라도 조금 나면

앞 뒤 안가리고 읽는 편이다.

세계사를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우리나라 역사도 더욱 관심이 깊어지니,

학창 시절에 역사를 집중적으로 공부했다면 지금쯤이면 역사 관련한 직업을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런데 역사를 그렇게 좋아하면서도 유독 약한 부분이 있으니, 그건 개화기와 일제식민지 초기에 관한 부분이다.

단순히 싫어서였을까? 시험에 몇 문제 안나오니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해서였을까?

아니면 그 역사적 시기가 우리나라의 치부 중 하나라서 챙피한 마음에 멀리했을까?

어떤 이유건 간에 그 시기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그러다 보니 관련 시기에 관한 영화가 나오면 제대로 역사를 서술한 것이기는 한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었고, 관련 시기에 관한 책을 보면 뭔가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역사서적을 그렇게 읽으면서도 이 시기에 관한 책은 이상하게도 손에 잘 안잡았다.


그러다 이번에 강렬한 제목의 책을 한 권 발견했다.

...조선을 버렸다....


...부분이 핑계일 확률이 높지만, 그래도 근거를 갖춘 핑계일 것이기에 책을 읽었다.

등장인물은 여럿 있지만, 주인공은 홍종우와 김옥균이다.

잘 모르는 시기임에도 김옥균은 모를 수가 없다. 그렇지만 홍종우는 잘 모르는 사람이었다.

요즘은 한국사 교과서에서 다루는 지 모르겠지만, 아니 내 학창 시절에도 다뤘었는 지는 모르겠지만, 어쨌거나 모르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 책은 홍종우에 대해서 보다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기득권과 개혁세력 간 정권 다툼이 통일신라말, 고려말에는 없었겠냐마는,

조선말은 외세에 국권을 빼앗긴 시기니 차이가 분명히 있다.

야금야금 좀 먹듯이 썩어 들어간 조선말기. 그때도 분명 나라를 구하려는 움직이 크게 있었다.

그 내용을 김옥균과 홍종우를 주인공으로 하여 이 책은 서술해 가고 있다.


나는 어느 쪽도 잘했다 잘못했다 판단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 당시 친일파는 지금 우리가 얘기하는 친일파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 당시 친일파는 친러파나 친청파나 다를 바 없이, 명분으로는 나라의 개혁을, 개인적으로는 자기 살길을 찾기 위한 조직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그러기에 친일파라고 불리는 김옥균(정확히는 일본을 등에 업은 개화파)이 홍종우에게 암살당하는 것이 정당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만약 김옥균이 죽지 않았다면, 이들 일파들이 추진하던 개혁이 실현되었더라면 어땠을까?

역사에 만약이란 단어는 없다고 하지만, 많이 바뀌어 있었을 것이다.


조선말 역사를 보면 사실 독립협회도 황제와 반목하는 반정부세력이다.

그러기에 이 시기 역사를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을 수 밖에 없는것 같다.

물론 1910년 이후의 역사는 국치에 대한 자주독립으로 방향이 모아지니, 그 방향과 다른 방향에 섰던, 예를 들면 친일파의 경우에는 지금도 문제가 될 수 밖에 없다.


이 책이 서술하는 대략 1880~1910까지는 정말 혼돈의 시기였다고, 꺼져가는 조선이라는 불꽃은 대한제국으로 이름을 바꾸어 홀로서기엔 너무나도 힘이 없던 나라였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러기에 이 시기의 역사를 보면 개탄을 금치 못했던게 지금까지의 심정이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이 책은 그 시기를 쉽게 설명해 주고 있으니, 알아야 하는데 알기 싫어서 제쳐뒀던 역사를 다시 바라보는 기회를 주고 있다.


내가 중학생일 때 교과서(?)에서 본 그림이다.

조선은 물고기다. 일본-청나라-러시아가 낚으려고 하는....


지금 찾아 보니 르몽드지에 1880년대 후반에 실렸다고 한다.


아래 그림도 그 당시 참고서(?)에서 본 것 같은데 확실치는 않다.

구한말 열강에 대한 이미지 결과


청나라를 두고 열강이 판을 나눠먹으려는 그림.

한국은 크기도 작고, 이미 일본이 먹었다고 판단했던 시기가 아닐까?


언제 접해도 이 시기의 역사는 가슴을 답답하게한다.


지금 우리나라도 정권 교체기에 들어서있다.

이 때와는 비교하는 게 무리겠지만, 그게 그거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중국-일본 사이에 끼여있는, 북한하나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대한민국.


현재 역사도 100여년 전 못지 않게 가슴이 답답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