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같은 소리 하네 - 과학의 탈을 쓴 정치인들의 헛소리와 거짓말
데이브 레비턴 지음, 이영아 옮김 / 더퀘스트 / 2018년 7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정치인이 과학적 쟁점과 관련하여 실수로 엉뚱한 주장을 하거나 뻔뻔하게 조작까지 하는 미국의 사례를 아주 많이 담고 있는 과학기본서이다.
정치인들은 "내가 과학자가 아니지만~"이라고 말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정확한 과학적 근거도 없거나 잘못된 내용을 피력하면서 과학을 잘못된 것으로 만들고 있다.
대표적 예를 들어보자. 
1980년도 당시 레이건 대통령 후보는 화산 활동으로 배출된 이산화황의 양이 자동차 운전 같은 인간의 활동으로 배출하는 이산화황의 양보다 많지 않겠느냐는 의문을 표시했지만, 실제로는 화산은 하루 평균 2천 톤의 이산화황이 배출되었으나 미국인 전체가 배출하는 양은 8만 1천 톤이라고 한다.(당시 환경보호청 대표. 뉴욕타임스 인터뷰)
또 다른 사례이다. 톰 코번이라는 전상원의원은 몇년동안 <낭비책>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정부의 터무니없어 보이는 지출에 제동을 걸려고 만들었다고 한다.
그 중 초파리에 대한 연구에 백만 달러를 쏟아부었다며 조롱했다.
그러나 사실 파리는 인간의 대역으로 사용되는 연구대상으로서, 여러 학자들의 노벨상 수상에도 큰 몫을 담당했다. 초파리 덕에 과거 암을 유발하는 유전자, 신진대사에 영향을 끼치는 유전자 등을 발견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돌연변이나 유전자 조작, 알츠하이며 같은 신경계질병과 관련된 신경생물학을 비롯해 인간에게 중요한 생물학적, 의학적 문제를 연구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정부예산 지출은 분명 허투루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렇지만 자기 주장을 위해 뭔가 폄하하는 것, 그것도 엉터리로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이 든다.
정치인들의 이런 잘못된 지적질과 날조 덕분에 과학연구를 위한 예산은 오랫동안 거의 증가하지 않았고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오히려 줄어든 상황이다.
과학연구 지원금에 관련된 비슷한 사례는 또 있다. '아첨과 깎아내리기' 전략을 사용함으로써 대중에게는 좋은 이미지를 남기면서 자신의 의도를 달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손해는 결국 우리에게 돌아온다.
크루즈 상원의원의 예에서 보면, 그는 NASA의 역할과 업적을 칭송하는 척하면서 한편으로는 정부자금이 지구과학에 불균형하게 치우쳐 있다며 그 핵심 임무에 벗어나 있지 않는지 우려된다고 했다. 그리고나서 NASA의 기후변화 연구비를 삭감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여주었다. 
그러나 NASA의 핵심 임무는 "지구와 그 환경, 태양계, 우주에 관한 인간의 지식을 넓히"려는 것이며 이것은 여러 문건과 학자들과 관련자들의 말을 빌려 증명된다. 
부시 전 대통령 역시 공식석상에서는 기초과학이 사회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언제나 옳은 얘기를 들려주었지만, 실제로는 미국 기초과학 연구의 지원을 축소함으로써 질병에 관한 기초연구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이후 조류인플루엔자나 에볼라 등의 전세계적인 전염병의 확산을 막는데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책에서 보니 정치인들이 과학을 우습게 만드는 방법은 이외에도 필요한 사실만 골라 증거라고 들이대거나(체리피킹) 철지난 정보를 정치적 선전거리로 들먹이거나(철지난 정보 들먹이기) 실제 사실을 아무렇게나 전달하거나(정보의 와전) 인터넷 상의 확실치 않은 정보를 떠들어대거나(블로거에게 떠넘기기) 등... 여러가지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사례를 다루고 실제적인 사실을 짚어주며 이런 엉터리 수법의 오류를 지적하고 있다.
정치인들은 왜 과학을 비하할까?
유세장에서 사람들을 웃기고 인기를 얻기 위해?
적어도 결과를 보자면, 정치적 계산에 따라 예산이나 지출에 영향을 미치고, 국민을 자신들의 편으로 끌어들이거나 적어도 국민의 눈을 가려 자신들의 행동에 반기를 들지 못하게 한다. 의도는 악의적이지 않았을지 몰라도 대중이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판단하지 못하게 훼방놓을 뿐이다. 크게 보면 과학 뿐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존재 자체와 존엄에 심각한 피해를 입히게 된다.

새끼 쥐를 마사지하는 기술에 대한 연구라는 것은 나한테도 우스꽝스럽게 느껴졌지만, 그 기술이 "조산아를 간호하는 방법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와 수많은 생명을 구하고 의료비 수십억 달러를 절약"했다고 한다.
아무리 우습게 여겨지는 연구라고 해도 이렇게 큰 성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은 큰 반전이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많은 과학연구가 기초적이고 단순하며, 여러 층들이 쌓이고 쌓인 후에 뭔가 의미있고 실용적인 결과가 나온다고 하니 우리도 길게 볼 줄 아는 안목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이다.
이 책은 "과학적 무지와 허위 정보와의 전쟁에서 무기로 사용해 주길 바란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독자로서 작가의 의지에 박수를 보내며 우리나라에서도 있을지 모를 똑같은 전쟁에서도 정치적으로 과학적으로 크나큰 힘이 되어주리라 믿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