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조선의서지
미키 사카에 지음, 오준호 옮김 / 문진 / 2022년 12월
평점 :
이 책은 우리나라 조선말기까지 간행된 전통의서및 관계서적에 대한 서지학적으로 해설한 책이다. 저자 미키 사카에씨는 의사학자로써 일제강점기때 조선에 건너와 식민지 의서에 관심을 갖고 이미 1932, 1935년에 연구 발표한 뒤 1956년 그 연구성과를 모아 <조선의서지>를 출판했다고 한다. 저자는 후기에서 <..한국동란으로 문헌이 적지 않게 소실되었을 것이므로 이 책이 이웃 나라 학계에 받아들여져 학술 발전에 이바지..>하기를 기대한다고 하면서 서문에서는 <....한 개인이 이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에 이룰수 있는 일에는 대개 다 해내지 못하는 것도 있기 마련..>이기에 <한국에서 성장한 학자가 나와서 이 과업을 완성하기 위해 힘써주기를...>바란다고 했는데 70년이 다 되어 번역되어 나왔으니.....
책에는 조선고유의서 151권, 중국의서의 조선 판본 93권, 의학 관련 조선 서적79권, 조선의서의 중국판본 5권 뿐만 아니라 조선의서의 일본판본과 관련서65권과 조선의서 목록 16권 등 다양하다. 아무 페이지를 펼쳐봐도 의서에 대한 해설이 재미있고 또 관련의서에 있는 서문들이 번역되어 있어 흥미진진하다.. 예를 들어 페이지 1016에 나와 있는 조선의서의 일본 판본과 관련서 중 <27-침구경험방>에 대한 해설에서 이 책을 일본 오사카의 의사 야마카와 준안이 간행했는데 1725년이다. 영조 2년인 것이다. 그 서문에 간행자가 어린 시절 자신이 조선에서 유학하면서 틈틈이 의원들을 만나 침구법을 보고 배운 적이 있다면서 침구법만큼이 조선이 제일이라는 것이 중국에까지 소문이 났다는 것이 허황한 말이 아니라고 쓰고 있다. 그래서 자신이 허임의 <침구경험방>을 일본에서 간행했다고 서문에 쓴 것...당시 중국과 조선의 인적 교류뿐만 아니라 일본과 조선의 인적교류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이 이 책 곳곳에 해설 겸 서문번역이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고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