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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 - 시베리아 숲의 호랑이, 꼬리와 나눈 생명과 우정의 이야기
박수용 지음 / 김영사 / 2021년 12월
평점 :
사람과 호랑이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다큐멘터리 촬영가였던 작가는 호랑이를 관찰하며 한 생명과 교감했다. 호랑이와 인간은 서로를 피해 다니지만, 서로를 인지하고 있었다. 그 가운데 서로의 경계는 어디쯤일까. 호랑이와 인간 모두 하나의 생명을 가지고 삶을 사는 생명체일 뿐이다. 그리고 작가는 호랑이를 관찰하며 호랑이 또한 자신과 다름없는 생물임을 느꼈다. 아니, 자신도 호랑이와 다름없는 생물임을 느꼈다.
시베리아 호랑이들은 지역의 왕대가 정해지면 그를 중심으로 암컷 호랑이들이 자리하고 영역이 정해진다. 새로운 왕대에게 밀린 이전 왕대는 영역 밖을 맴돌며 메말라 간다. 그때 사냥 거리를 찾아 민가로 나오기도 하는데, 이것이 그들의 생명을 가른다. 운이 좋아 가축을 사냥할 수도 있지만 인간의 총에 맞아 죽을 수도 있다.
작가가 관찰하던 지역의 왕대 '꼬리'도 마찬가지였다. 한때는 지역을 다스리던 왕대였지만 이제는 새로운 수컷 호랑이에게 밀려 사냥 거리를 찾아 전전하는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었다. 꼬리 역시 먹을 것을 찾아 민가로 내려왔고, 인간들에게 포획되었다. 이를 본 작가는 이상한 연민을 느끼게 된다. 꼬리가 자라고 왕대가 될 때까지의 여정을 모두 관찰했기 때문이었을까?
주민들은 꼬리를 죽이길 원했다. 작가는 이를 막기 위해 돈을 썼고, 꼬리를 자연으로 돌려보낸다. 하지만 이 또한 꼬리에게 새로운 생명을 쥐여주진 못했다. 꼬리는 이미 밀려난 왕대였고, 돌아갈 집이 없었다. 그렇게 꼬리는 먹을 것을 찾아 정처 없이 헤매다 죽음에 이르렀고, 작가는 꼬리의 뼈를 마주했다. 작가는 꼬리가 그의 방식대로 삶을 마감하길 바랐다.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에서 죽길 말이다. 그리고 그가 바란 대로 꼬리는 자신이 태어난 동굴 옆에서 죽음을 맞이할 수 있었다.
(이후 내용은 다음 링크를 통해 확인해주세요. https://posty.pe/l5a17m)
*이 서평은 김영사 대학생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김영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