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랑 할머니 (악보집 + CD 2장) - 새로 다듬고 엮은 전래동요, 백창우 아저씨네 노래창고
백창우 지음 / 보림 / 2005년 2월
평점 :
절판


 

<꼬부랑 할머니>


“어머나 어머나 이러지 마세요 여자의 마음은 감기랍니다”


요즈음 유행하고 있는 “어머나”를 따라 부르던 시원이는 갈대가 발음이 안 돼 듣는 우리에게 감기라는 단어로 전달하곤 했다. 텔레비전에서는 동요보다는 유행가가 더 자주 등장하고 보니 아이에게 어머나는 친숙해 질 수 밖에 없다.


어릴 적 친정 엄마가 라디오를 매일 틀어주었고, 내가 잠이 들었나 싶어 라디오를 끄면 금세 울음을 터트렸단다. 그 탓인지 한참 오래된 음악도 귀에 익숙한 것이 사실이다. 무엇보다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는 것이 엄마 나름의 육아 방식이었음에 틀림없다.

 

 라디오를 끄면 울던 아이가 이제 엄마가 되었고, 서툴기만 한 엄마는 나름대로 육아의 철칙 같은 것을 세우게 된다. ‘음감 키워주기와 책’이었다. 아이를 임신해서부터 하루 종일 노래를 들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좋아서 한 일인 만큼 태어난 아이도 음악을 아주 좋아한다. 아이가 점점 크면서 시중에 나와 있는 동요 테이프를 섭렵하기 시작했다. 간혹 영어노래도 있었고, 올챙이와 개구리부터 동요까지, 운전을 하면서 아이와 엄마는 노래를 따라 부르고 즐거워한다. 요즈음은 아바의 노래를 아주 좋아라 하면서 흥얼거린다.

 기존의 동요 테이프는 최근에 녹음 된 것은 극히 드물다. 내가 어릴 적 듣던 그 음 그대로 단순하거나 어떤 것은 지나치게 빨리 돼 있어 성의 없음이 금세 드러난다. 그러던 중 TV에 동요와 관련된 다큐를 보게 되었다. 우리 아이들에게 제대로 된 동요를 들려 줄 사회적 시스템이 전무하다는 사실이 공감하면서 부지런히 아이에게 찾아서 들려줘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던 중 찾게 된 것이 바로 보림에서 출판한 백창우 선생의 <새로 다듬고 엮은 전래동요>와 <백창우 동시에 붙인 노래들> 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꼬부랑 할머니> 까지…….

 음악을 좋아하고 웬만한 동요는 다 알고 있다 자부했지만 노래를 들으면서 이런 노래도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게 한 것이 바로 백창우 선생이 엮은 동요집이다. 선생에 대한 배경지식이 없는 탓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어떤 점에서 이렇게 아름다운 작업들을 하시는지에 대해 먼저 경외감을 표하고 싶다. 전에 나온 두 개의 동요집도 나무랄 데 없지만 이번에 나온 <꼬부랑 할머니>는 좀 더 친숙하게 다가오는 것 같다.

 새로 다듬고 엮은 전래동요 CD 1,2는 각각 <꼬부랑 할머니>, <고추 먹고 맴맴> 두개로 이뤄져 있다. 각각 17곡의 노래가 수록돼 있고, 부록으로 마련된 책에서는 노래 가사와 악보가 자세히 소개돼 있어 아이에게 가르쳐 주면서 같이 부를 수 있게 돼 있다. 17곡 외에 각각에서는 노래 반주가 3곡씩 더 있어 음을 다시 한번 음미할 수 있어 유익하다. 노래의 제목만 한번 살펴본다면 ‘껄걸 푸드득 장서방’ ‘ 망망 꼬방망’ ‘띠띠고 신신고’ 등 의성어로 주로 구성된 제목이 눈길을 끈다. <고추 먹고 맴맴>에 눈길을 끄는 것은 ‘돼지 부랄’ 인데 이 노래는 같이 듣던 신랑이 더 좋아 따라 부르고 웃고 했다. 이외에도 ‘솔갬아 솔갬아’ ‘ 저 건너 김서방네 지붕에 콩깍지’ 등 우리네 정서와 언어를 고스란히 담은 흔적들이 역력하다.

 비단 위의 동요들은 아이들만을 위한 것은 아닐 듯 하다. 가끔 차를 운전하면서 동요를 듣고 있으면 마음 한켠이 아련해 짐을 느낄 수가 있다. 행복해 지는 것이다. 나의 이 마음이 우리 아이에게도 고스란히 전달되었는지 36개월이 된 시원이도 노래를 배우겠다고 읽지도 못하는 책을 듣고는 흥얼흥얼 즐겁게 노래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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