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주의의 정신구조를 분석한 한나 아렌트는 서구근대의 철학과 정치사상이 전제로 삼아온 ‘인간‘상, 다시 말해 "자유의지를 지니고 자율적으로 살아가며 스스로의 이성으로 선을 지향하는 주체"라는 이미지가 현실과 괴리되어 있음을 인식하기에 이르렀다. 그러한 ‘주체‘관을 전제로 보편적인 ‘정의‘를 확립하고자 하는 근대의 논리는 ‘아이히만 재판‘과 같은 문제에 직면할 때 자기모순에 빠진다. 그리하여 한나 아렌트는 『전체주의의 기원』을 저술하고 나서 서구적 ‘인간‘상의 역사적 기원을 탐구하는 작업으로 나아갔다. (82-8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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