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마법 이용하시겠습니까?'

십 년 가게 1 (리커버 에디션) - 시간의 마법, 이용하시겠습니까? ㅣ 십 년 가게 1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사다케 미호 그림, 이소담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4월

이상한 가게 전천당’작가 히로시마 레이코의 또 다른 판타지 동화 #십년가게 20만부 기념 리버커 에디션이 새로 발간되었다. 우리 아이가 정말 재밌게 읽은 전천당이라 십 년 가게는 또 어떤 환상적인 이야기가 가득할까 너무 기대되었다.

'아끼고 또 아끼는 물건이어서 망가졌지만 버릴 수 없다면,
추억이 가득 담긴 물건이어서 소중하게 보관하고 싶다면,
의미 있는 물건, 지키고 싶은 물건,
그런 물건이 있다면 ‘십 년 가게’로 오세요.
당신의 마음과 함께 보관해 드리겠습니다.'

 책의 프롤로그에는 소중한 물건이 있다면 십 년 가게에서 보관해 준다고 한다.
단, 조건이 있다. 물건을 맡기는 사람의 수명 1년이다. 물건을 십 년 전에 찾아갈 수 있으나 이미 계약한 이상 수명을 돌려주지는 않는 원칙이다.

나는 이 조건을 곱씹으며 수명과 바꿀 만큼 아주 소중한 물건이 있을까? 너무 댓가가 큰 것 아닌가? 생각했다. 하지만 자신의 수명을 주고 물건을 맡기는 아이들의 사연들을 읽자 물건에 깃든 추억과 마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것들임을 알게 되었고 충분히 이해되었다.

십 년 가게에는 가게 이름과 같은 '십 년 가게' 라는 마법을 쓰는 어딘지 고풍스러운 느낌의 주인과 따뜻한 차와 달콤한 디저트를 손님의 취향에 딱 맞게 내주는 센스 있고 일 잘하는 집사 고양이 ‘카라시’가 있다. 월급도 꼬박꼬박 받는 집사 고양이라니! 너무 귀엽다.

십 년 가게가 말해주고자 하는 건 무엇이었을까?
아이들이 초조해 하며 맡긴 물건들이었지만 시간이 흘러 십 년 뒤에는 어리석은 마음을 깨닫기도 하고 마음이 아프기도 한다. 어른으로 성장해 나가는 시간들이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마법 ‘십 년’이 아니었나 싶다.

6편의 에피소드는 삽화가 많지 않음에도 눈 앞에서 보는 듯한 섬세한 묘사 덕에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전천당처럼 애니매이션으로 나온다면 얼마나 재밌을지 기대된다. 

시간의 마법을 느껴보고 싶다면, 십 년 가게를 읽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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