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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머더 클럽
로버트 소로굿 지음, 김마림 옮김 / 열린책들 / 2024년 10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말로머더클럽
#장편소설
#추리소설

"우리에게는 한 가지 장점이 있어요, 안 그래요?"
"그게 뭔데요?"
"우린 안 보여요."
"그게 무슨 뜻이에요?"
"내가 말한 그대로예요. 우리는 '늙은' 여자들이잖아요. 마흔 넘은 여자들은 아무도 신경 안 써요.
그건 맞는 말이네요. 사람들이 쳐다보던 때는 한참 전에 지났죠." 수지가 음산하게 킥킥거렸다.
"사실 우리가 아니라 나머지 세상이 문제인 거죠. 사회는 나를 그냥 작고 늙은 여자로만 생각하죠. 내가 말한대로 우리는 보이지 않아요. 그걸 이용하면 돼요." 주디스는 당당하게 말했다.
-p245, 246

77세의 주디스 포츠가 사는 집 건너편에서 이웃 스테펀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주디스 포츠는 스테펀을 누군가가 죽였다고 생각했지만 경찰은 자살일 수도 있다는 입장이라 스테펀을 죽인 범인을 찾기 위해 주디스 포츠가 직접 나선다. 스테펀을 죽인 범인을 찾는 과정에서 신부의 부인인 벡스와 개를 산책시키는 여자 수지를 만난다. 그러던 중 연쇄 살인이 발생한다.
나이 들고 몸집이 크지 않은 여자들이 연쇄살인범을 찾는 여정은 순탄치 않다. 그녀들은 무턱대고 들어가서 범인일 것 같은 사람들을 만나 말을 걸고 몰래 건물에 들어가고, 공포와 맞닥뜨리는 순간을 경험한다. 인생의 연륜을 몸소 겪은 세 여자들은 경찰만큼 어느 때에는 경찰보다 더 용감한 전략을 계획하고 실행한다. 아마 경찰들도 혀를 내둘렀을 것이다. 그녀들이 모여 회의하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어느 누가 건너편 이웃의 죽음에 대한 의혹을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설 수 있을까. 주디스 포츠라 할 수 있는 일이고 수지와 벡스와 함께여서 가능한 일이었다. 슈퍼 히어로보다 더 강한 '말로 머더 클럽'. 나이와 성별, 체격은 슈퍼 히어로와 아무런 연관이 없다는 것을 세 여성들이 보여줬다. 연쇄 살인 사건을 쫓는 경찰도 여성이었는데 혼자서 이 사건을 맡는 데 힘에 부친 타니카는 고민한 끝에 주디스 포츠와 함께 수사하기에 이른다. 여성들이 주인공인 이 추리소설은 여성들의 힘으로 범인을 잡는 데 성공한다.
엄마, 부인 등 하나의 역할에 몰두하며 살다 보면 스스로의 색깔을 잃을 때가 많다. '말로 머더 클럽'은 연쇄살인범을 찾아가는 과정 속에서 세 여성이 자신의 색을 찾아가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