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족 비밀 캠프 맹&앵 동화책 3
정란희 지음, 박재현 그림 / 맹앤앵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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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화를 읽으면, 늘 마음이 따뜻해짐을 느낍니다. 동화는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라고 하는데, 가끔은 다 큰 성인들도 동화를 읽을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우리 가족 비밀 캠프>에는 세 가지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수형자 엄마를 둔 가족이 되어보지 않았지만, 아이를 업고 결승점으로 빨리 뛰어가지 못하고 걸어가는 엄마들의 모습을 보며 정말 저렇게 걸을 수 밖에 없을 것 같았습니다. 자동차와 자전거 같은 아빠와 엄마도 나옵니다. 엔진으로 달리는 자동차는 앞뒤로도 오갈 수 있고, 네 바퀴로 달리고, 방 하나를 꾸려서 나아갑니다. 그런 자동차는 아빠를 닮았고, 온전히 사람 힘으로만 가고 앞으로만 갈 수 있고, 두 바퀴로 아슬아슬 달리는 자전거는 엄마를 닮았습니다. 늘 덜렁 거리고 글만 쓸 줄 아는 엄마가 자전거의 손잡이를 꽉 잡고 자전거를 탑니다. 엄마도 분명, 이혼을 하고 딸을 키우기 위해 마음을 다 잡고, 강해지려 했을텐데 이 동화에서는 그런 엄마의 마음을 자전거를 타는 엄마로 보여줍니다. 마이크 할머니도 나옵니다. 외로우면 더 심해진다는 치매. 그런 치매 증상이 조금 보이는 할머니입니다. 아들이 올 거라고 믿는, 키도 작고 까만 피부의 아들이지만 키도 크고 훤칠한 아들이라고 사람들에게 말하는, 늘 마이크를 잡고 다니며 노래도 부르고 소식들도 전하는 할머니이지만 아들 앞에서는 마이크가 떨어진 줄도 모르고 아들을 끌어 안습니다.   

  엄마란, 모두 같은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오래 같이 있고 싶고, 가까이에 있어도 더 챙겨주고 싶어서 동동 거리는. 무너질것 같다가도 아들 딸 생각에 마음을 다 잡는. 이 세상에서 내 새끼들이 가장 예뻐 보이고 잘나 보이는. 그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서 가장 여린 것 같으면서도 가장 강한 '엄마'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동화들을 읽으며 나의 엄마를 떠올립니다. 일을 나가기 전에 새벽 같이 일어나서 반찬을 만들고, 밥을 하는 엄마. 서너가지의 반찬을 만들고도 더 먹고 싶은 게 없냐고 묻는 엄마가 생각납니다. '엄마'라는 사람들은 나와 같은 여자이고, 나처럼 어린 시절도 있었을텐데. 마치 처음부터 강하고 악착 같은 사람이었을 것 같지만, 아니겠죠. '엄마'라는 이름으로 불리면서 강해지려고 한 없이 노력하고, 자신도 모르게 악착 같아 지는 거겠죠.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아들 딸들을 위해.  

  아직 '딸'이라는 이름으로 살며 언젠가 '엄마'가 될 나는, 이 동화에 나온 '엄마'들을 보며, 그리고 나의 엄마를 보며. 조금 더 엄마의 옆에서 친구 같은 딸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엄마의 뒷모습이 외로워 보이고 힘들어 보이지 않도록 지켜 주는 딸이 되어야 겠다고 생각합니다. 읽으면서 마음이 따뜻해지기 전에 참 많이 마음이 아팠습니다. 아마도 '엄마'라는 단어가 찡하고 울컥하게 하는 말이라서 더욱더 그랬던 것 같습니다. 엄마를 앞모습이 아닌, 뒷모습까지 볼 수 있게 해준 동화 <우리 가족 비밀 캠프>였습니다. 동화란, 어린이뿐 아닌 나이를 따질 필요 없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참 촉촉하게 찡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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