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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마흔, 이순신을 만나다 - 삶을 바꾼 열다섯 번의 위대한 만남
박종평 지음 / 흐름출판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 흔들리는 마흔, 이순신을 만나다 >
영웅 이순신에 대한 책과 이야기를 너무 어린 시절부터 접해왔더니
나 역시 너무 잘 아는 듯 생각되었다. 위인에 대한 공부가 열심인 초등교육의 쾌거(?)이다.
그런데 막상 영웅 이순신을 생각하면, 3대 대첩과 억울한 옥살이, 나라를 구한 영웅 뿐.
저자 박종평은 스스로 "이순신에 미쳐있는 사람"이라 했다.
그가 집어낸 것은 인간 이순신이 어떻게 영웅 이순신이 되었는지
그 리더십의 형성 과정과 영향에 관한 것이며 그래서, 이 책을 쓴 것이다.
이순신은 영웅이니까 완벽하다고 생각했을 뿐, 한번도 인간으로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가 어떠했는지, 어떤 방황과 갈등을 겪었는지,
그를 지탱해 준 것은 무엇인지 궁금해졌고,
이 책을 통해 이순신이 흠모했던 스승들과 그에 대해 더 깊은 감명을 받았다.
저자는 "이순신을 군신으로 만들어준 스승은 중국의 최고 병법가들인 손자, 오자, 태공망, 사마양저, 위료자 다. 또 백성의 아픔과 함께하고 백성의 삶을 돌보는 지혜를 나눠준 스승은 장량, 제갈공명, 전단, 조충국, 악비, 이목, 이강, 유기 다.
압축적이면서 핵심을 찌르는 통찰력으로 리더십의 본질을 가르쳐 준 사람은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 순자 다."했으며
여기에 이순신의 존경하는 벗 류성룡, 덕장의 면모를 보여준 곽자의 까지.
총 15인을 스승으로 보았다.
조선시대를 생각해 보면, 인격이나 학식이나 책을 통한 수련만이 답이였던 듯.
훌륭한 스승도 한계가 있으니 말이다. 이 책에서는 이순신의 일생에서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하는 책과 그 저자의 삶(생소한 부분도 많다),
저자의 철학에 대해 자세한 설명도 곁들여, 한권의 책에 참으로 많은 것을 담고 있다.
책의 중간중간 이순신의 <난중일기>와 병법서, 사료 등의 인용문이 풀이되어 적혀있고
이순신이 이를 활용한 상황이 생동감있게 잘 설명되어 있다.
어떤 힘든 상황에서도 이를 극복할 지혜와 열정, 열망을 찾아,
삶의 힒듬이 자신만의 것이 아님을 깨닫고, 상황을 담담하게 대비해 나간 점을 높이 평가했다.
무엇보다 <오자병법>이라는 병법서를 쓴 오자의
"한 사람이 길목을 지키면 천명도 두렵게 할 수 있다"의 배움으로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고, 반드시 살고자 하면 죽는다"의
비장미 넘치는 명랑대첩의 절대절명의 위기상황을 넘겼다고 했다.
그러나 오자도 완벽한 사람이 아니였음을 밝혀두어
이순신이 무조건적인 숭배가 아닌, 여러 책 스승들로 부터 좋은 것만 골라내어
스스로 수양하여 영웅적 면모를 갖춘 점을 아주 높이 평했다.
어쩌면 우리가 알고 있던 위인들은 그 업적에 의해, 그 부분만 중심적으로 평가되었는데
의외로 나와 같은 삶의 흔들림 가운데 갈등과 섣부름이 있었다고 생각하니
한층 인간미가 느껴진다. 영웅이 만들어진다더니 어쩌면, 영웅도 인간이고 싶지 않았겠나 싶다.
그래도 이순신, 그는 여전히 나의 영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