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천재화가의 마지막 하루
김영진 지음 / 미다스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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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어느 천재 화가의 마지막 하루 >

 

오래 전에 낙서화가 장 미쉘 바스키아 전시회를 보고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바스키아의 천재성을 돋운 것에는 인종차별, 불우한 환경 등의 여러가지 상황 외에도

후원가의 전략적 마케팅이 있었다고 폄하되기도 했지만, 나에겐 새로운 세상이였다.

그런 기억을 되살린 몽우 조셉김의 책 한권 < 어느 천재 화가의 마지막 하루>이다.

 

몽우 조셉김은 2000년대 가장 독특한 화풍으로 주목받았지만,

천재 화가들(모든 분야의 예술가들에 통함)의 일련의 인생들 마냥 가난하여

생계를 걱정하며 병마와 싸워야 했고, 불우했으며, 재능을 갉아먹혔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그럼에도 그에겐 예술을 알아봐준 멘토(아브라함 차)와 후원자(토마스 마틴)이,

많은 화가들에 영감을 주었다는 시(시인 백석)가 있었기에

병마와 좌절이 그의 삶을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판에 박힌 성공스토리를 갖고 있다.

 

그렇지만, 이 책은그런 뻔한 마케팅에 놀아난 책이 아니다.

아주 신경써서 몽우 조셉김의 그림을, 그 그림의 영감을 우리에게 전하고자 노력했고,

그 그림들이 조셉의 좌절 이후, 기술이 아닌 진정한 예술이 담겨있기에

이 책은 그 가치를 십분 발휘하는 듯하다. 진짜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생겨나니.

 

병마로 정상적인 교육을 받지 못했다는 조셉(초등 중퇴)은

일반적인 수준을 논하는 그림이나 철학을 이야기 하지 않는다.

돈에 팔리는 왼손잡이 기술을 망치로 왼손을 찍어버림으로 버린 이후

겸손으로 시작한 오른손 예술은, 언제 죽음이 닥칠지 모른다는 조바심에도 불구하고

가슴 절절하게 전해오는 죽음에 대한 숭고함을 그려내었고,

또 희망과 행복에의 반짝이는 염원으로 자신의 인생을 적어내렸다.

그렇기에 세상에서 사라져도 반짝이는 존재로 남고 싶은 자아를 남겼나 보다.

(이 책의 그림과 글은 모두 왼손 사고 이후, 그림일기로 남겨진 것으로 엮여졌다)

 

꿈꾸는 사람이라는 의미의 조셉, 꿈친구 몽우(夢友).

"지금 캄캄하다는 건 우리가 반짝반짝 빛나야 하기 때문이지요."

암과 싸우며 언제 목전에 닥칠지 모르는 죽음을 앞둔 그의 글들이

슬픔과 고독을 위로와 행복이라는 선 위에 함께 놓이기를 염원하고 있어 숙연한 기분인 든 책이다.

 

다소 거칠어보이지만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림과 함께

이 가을의 초입에서 전해진 따뜻한 깨달음의 한조각.

행복에 대한 작은 단상이 아련하게 스며들게 해준 고마운 책.

 

"행복은 행복하기로 결심하는 사람들이 얻는 수확물이다. 행복하기로 결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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