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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부리 할아버지 ㅣ 옛날옛적에 7
송언 지음, 이형진 그림 / 국민서관 / 2008년 2월
평점 :
이 책은 대다수의 어린이들이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혹부리 영감님의 이야기입니다.
보통의 옛이야기 책은 뚜렷한 권선징악과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를 구연하는 듯한 문체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죠.
또한 새로 이야기를 엮은 사람에 따라 그 맛도 천차만별이라고 하겠습니다. 송 언님의 혹부리 할아버지는 보통의 전래 동화와 약간 다르다고 생각해요. 정확하게 글로 표현하기란 어려운 일이지만 책을 읽다보면 참 매력있는 책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우선 아랫사람에게 말하듯이 하는 구어체가 아니고 너무 어려운 경어체도 아닌 다정한 문체로 엮었어요. 그리고 심청가, 놀부가 등 다른 옛이야기에 대한 노래가사가 함께 어우러져 다른 작품에 대한 연상작용도 가능하더군요. 처음 접해보는 흉내내는 말들도 다양해서 글을 읽는 맛이 좋았어요.
저의 아이들은 판소리 흉내를 내보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답니다.
또 다른 매력은 그림입니다. 판화로 찍은 듯한 흑백의 어두운 그림이란 생각이 들지만. 그림위에 초를 칠해놓은 것 같은(기름 위에 찍은 듯한) 기법이 아주 신선했어요. 저는 그림책을 고를 때 아이가 되도록이면 다양한 그림 기법을 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독특한 그림 형태의 책에 좋은 점수를 주는 편이에요. 물론 글의 내용도 그 만큼의 수준은 되어야 겠죠. 이 책은 두 가지를 모두 만족하게 했습니다.
읽다보면 그렇게 어둡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아요. 글자체도 부드러운 편이구요.
그리고 이야기를 엮어낸 방식이 일반 전집에서 느끼는 것과 많이 다를 거에요. 특히 이야기의 끝이 누구는 착해서 복을 받고 누구는 욕심 때문에 벌을 받았다는, 벌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는 식이 아니에요. 그리고 나쁜 혹부리 할아버지를 정말 나쁜 사람처럼 표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책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어요. 그냥 보통의 사람이 부리는 욕심정도라고 할까요.
어린이들이 생각해야할 여지가 많은 내용이었어요. 두고두고 보게 될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