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 - 하고 싶은 것도 좋아하는 것도 모르는 너희들에게
이아진(전진소녀) 지음 / 체인지업 / 2025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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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열네 살이 되던 해에 떠난 호주 유학. 졸업을 앞둔 열여덟 살, 자퇴를 하고 돌아온 한국에서 4년 간 공사 현장의 목수로 일하고. 스물둘, 새로운 꿈을 꾸며 대학에 들어가 이제는 건축학과 3학년이 된 스물네 살의 대학생.



<인간극장>과 <아무튼 출근>, <대환장 기안장>에 출연하며 주목받은 이아진.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는 대학에 가기 위한 공부가 무엇보다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이 나라에서 남들과는 조금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그녀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변의 따가운 시선에도, ‘전진소녀’라는 닉네임처럼 아무도 응원해주지 않았던 자신의 꿈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간 저자의 이야기를 반모(반말 모드)의 친근한 문장으로 만날 수 있었는데. 솔직하면서도 진지하거 써내려간 이야기와 책의 끝부분에 덧붙인 진로 Q&A는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청소년들에게는 효과 만점 멘토링으로, 새로운 도전을 앞둔 이들에겐 따뜻한 응원으로 와닿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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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이나 영화에 나오는 빌런들도 저마다의 서사가 있는데, 하물며 자신만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이 자기가 누구인지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면 그 삶의 주인으로서, 주인공으로서 제 역할을 잘 감당해낼 수 있을까? 아마 다른 주인공들이 열심히 장면을 만들어나갈 때 뒤에 스쳐 지나가는 ‘행인 1’ 정도로 만족해야 할 거야. 네가 그들보다 화려하지 않아서, 그들보다 못나거나 멋진 배경이 없어서도 아니야. 다만 자기 자신이 어떤 캐릭터인지 모르기 때문이지. 그걸 모르면 ‘자신만의 이야기’를 결코 만들어낼 수 없거든. [p.22]


남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스스로를 끼워 넣는 대신,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 가는 저자의 삶을 닮은 책의 목차에 눈길이 갔다. 재료 준비, 재료 손질, 조리하기, 그릇에 옮겨 담기, 식사까지. 책은 크게 다섯 개의 챕터로 구성되었는데. 요리를 하는 사람에게 레시피가 필요한 것처럼. 흔들리지 않고 견고한 나만의 삶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나라는 사람에 대해 알아가고 꿈을 선택해 키워나가는 과정 하나하나의 중요성을 놓쳐서는 안 된다는 저자의 메시지가 담긴 듯했다.




핸드폰이나 컴퓨터 등의 전자 기기를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구매 후 사용 설명서를 먼저 읽어야 하는 것처럼 너도 너의 사용 설명서를 만들고, 너의 기능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이 필요해. 물건도 적재적소에 활용할 때 그 물건의 진가를 알아볼 수 있는 법이니까. [p.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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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람은 지극히 평범하고 미숙했던 ‘처음’이 존재해. 세공할수록 빛나는 보석처럼 지금은 눈부신 모습일지라도 과거에는 이제 막 발굴되어 이게 보석인지 돌덩이인지 구분조차 하지 못했던 시기가 ‘누구에게나’ 존재한다는 거야. 그러니 빛나는 누군가를 무작정 동경하거나 부러워하기 전에 그들이 얼마큼의 시간과 노력을 그 분야에 쏟고, 또 버텨 왔는지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 그렇게 힘들 때마다 존경하는 사람들의 ‘처음’을 떠올리며 너 역시 그들처럼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돼. ‘나도 지금쯤이면 이 정도 단계까지는 왔겠구나’하면서 말이야. [p.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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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하는 것 vs 좋아하는 것

잘하는 것과 좋아하는 것 사이에서, 하고 싶은 일과 주변의 기대 사이에서 고민하며 세상의 모든 근심과 걱정은 혼자 지고 있는 것처럼 보냈던 나의 십 대. 책을 읽으며, 진로에 대한 고민으로 힘들었던 내 중고등학생 시절을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꿈꾸는 미래를 그리며 쉽게 해결되지 않을 문제들로 흔들리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모두에겐 저마다의 고민이 있고, 무엇을 선택하든 중요한 건 어떤 상황에도 무너지지 않는 ‘믿음의 힘’이라 말하는 전진소녀의 목소리는 따뜻한 위로이자 든든한 응원으로 닿을 수 있겠다.

재미있는 건, 잘하는 일을 한다고 해도 어느 순간 그 일도, 자신도 평범하게 느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는 거야. 보이지 않는 곳에서 치고 올라오는 사람들이 반드시 있고, 무서울 정도로 재능 있는 사람들도 눈에 보이게 되지. … 그러는 사이 자신감도 떨어지고 올바른 길을 택한 게 맞는지 의구심이 생길 텐데, 스스로에 대한 믿음만 확고하면 그 시기 또한 잘 극복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해. 그 어떤 상황에서도 무너지지 않는 ‘믿음의 힘’ 말이야. 그리고 그 힘은 대개 ‘재미’에서 나와. [p.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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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영어 문장을 빌려올게.

“You are not what you feel.”

나는 내가 느끼는 감정으로 정의되지 않고, 너 또한 네가 느끼는 감정으로 정의되지 않아. 이 문장을 곱씹으면 지금 네가 겪고 있는 모든 감정과 상황들에 맞설 수 있어. 시련 앞에서 무력함을 느낀다고 해서 실제로 나라는 사람이 약한 게 아니라는 것을, 자기 자신에 대한 실망과 혐오감을 느낀다고 해서 자신이 못난 사람이 아니라는 걸 꼭 기억해. [p.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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