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리치들에게 배우는 돈 공부
신진상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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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서평 의뢰를 받아 서평을 쓰는데, 매번 비슷한 주제의 책이 오는 것 같지만 흥미롭게도 그 책들 모두가 각각 다른 특성이 있다.

『슈퍼리치들에게 배우는 돈 공부』는 지난번에 서평을 썼던 『금융의 미래』와 비슷한 분야를 다루고 있지만, 이 책이 말하는 것은 『금융의 미래』와는 사뭇 다르다.

『금융의 미래』가 키워드를 중심으로 코로나 이후의 미래에 주목해야할 지점에 대해 짚어준다면, 『슈퍼리치들에게 배우는 돈 공부』는 일종의 ‘터미널’이 되어주는 책이다.

그렇다. ‘터미널’이 되어주는 책. 이런 책이 의외로 많은 도움이 되는데, 시중에 넘쳐나는 여러 책 중에서 정말 읽을만한 책들을 짚어서 시간과 노력을 절약시켜주기 때문이다. 독서에 매우 능숙한 독자가 아닌 이상은 상당한 시행착오를 하면서 ‘좋은 책’을 고르는 능력을 길러야하는데, 이 책은 그 수고를 아껴준다.

하지만 『슈퍼리치들에게 배우는 돈 공부』가 그 자체로는 별 가치가 없느냐 하면, 결코 그렇지 않다. 이 책은 다른 유용한 투자, 금융, 경제 관련 책들을 소개해주면서, 저자 나름의 통찰과 상상을 덧붙인다. 이 상상을 읽어보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인문학적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마치 SF소설을 읽으며 미래의 전개를 상상해보는 것처럼 말이다.

그러면서 깨닫게 되는 게 하나 있는데, 세상에서 ‘경제 전문가’를 자처하는 사람과 ‘정말로 부자의 길일 향해 걸어가는 사람들’의 시선은 무척 다르다는 것이다. 『금융의 미래』도 그렇고, 『슈퍼리치들에게 배우는 돈 공부』에서도 일견 사회주의적이라고도 볼 수 있는 사회개혁, 보편복지에 대해 우려할 부분은 하더라도, 애초에 적대적이지는 않다는 것이다. 오히려 세계적인 석학들도 보편적 복지가 ‘어떤 방식으로든 필요는 하다’는 점에 동의하고 있다.

나는 이른바 ‘경제를 배웠다’는 사람들이 복지에 대해 길길이 날뛰는 걸 많이 봐 왔는데, 정말로 ‘돈을 벌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은 완전히 달랐다는 말이다.

더 나아가 정말로 큰돈을 만지고 있는 사람들의 진취적 사고방식은, 삶의 자세를 가다듬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이 사람들이 어떤 정권의 정책에 대해 비판도 하고 칭찬도 하지만, 절대로 ‘내가 원하는 대로 정부의 정책이 바뀌기만을’ 기다리고 있진 않는다. 내가 원하는 정책을 펼쳐주지 않는다고 ‘현 정부가 실책을 저질러 패망하길 저주’하지도 않는다. 이들의 사고방식은 이러하다.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정부 정책에서, 나는 어떻게 적응하여 돈을 벌 길을 찾아낼 것인가?’.

이는 돈뿐만 아니라 삶의 다른 여러 문제들에 대한 접근법에서도 큰 교훈을 준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나도 있지만, 어쨌든 ‘개인인 나’의 존재를 부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개인인 나’는 어떻게 ‘적응’해서 살아갈 것인가. 가만히 앉아서, 이제까지 해왔던 방식만 고수하면서, 세상이 나에게 맞춰 변하기만을 기다릴 것인가?

경제 뿐만 아니라 삶 자체의 교훈을 얻고자하는 분들께, 이 책을 강력히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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