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한국의 탄생
조우석 지음 / 살림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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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아쉬움은 없다. 물론, 이 책의 서두에서 저자가 밝혔던 것처럼 "보수와 진보의 이분법으로 박정희를 바라보는 관점"을 뛰어넘으려 했던 시도, 높이 평가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에 대해 내가 가지는 가장 큰 아쉬움은, 소위 '강준만 식 글쓰기'라 부르고 싶은 "참고문헌에 근거한 글쓰기"다. 서두에서 "외국에서 박정희를 연구하고 있고, 이러다 외국에 우리의 박정희를 넘겨줄까 겁이 난다"는 식으로 묘사했던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많은 연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명확하게 참고문헌으로 정리되지 않았다.  

'박정희, 한국의 탄생'이라는 거창한 제목과 더불어 책을 내려 했다면, 그리고 서두에서 밝혔던 향후 박정희의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길 저자 스스로 바랬다면, 후속 연구자(?) 혹은 저자(?) 혹은 박정희를 오해하는 많은 이들을 위해 나름의 참고문헌이나 지식의 보고를 소개하고 정리해서 제시해야 했다.  

글을 읽으면서 내내 "이거 정말 맞는 말이야, 아님 소설이야?"라는 생각이 끊이질 않았다.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니라. 확인할 수 없는 근거는 근거가 아니다.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한다. 이 책은, 그 시도의 바람직함에도 불구하고 박정희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세력의 목소리를 잠재울 수 있는 명확한 근거제시와 그것의 시각화에서 일단 실패했다.  

논증이 크게 주장, 이유, 근거, 반박, 반박에 대한 재반박으로 이루어진다면, 이 책은 주장과 이유를 제시하면서 그것에 대한 근거를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했다. 아쉬울 따름이다. 참고문헌의 정리와, 직접인용 및 간접인용의 명확한 제시(가령, 직접인용의 페이지 제시)가 이루어졌다면 보다 기쁘고, 가슴벅차게 읽었을 책이다.  

읽으면서 내내 의심만 갔던 그다지 기분은 좋지 않았던 책인 듯싶다.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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