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왜 대통령다운 대통령을 가질 수 없는가? - 마키아벨리로 본 이명박, 오바마로 본 노무현
박성래 지음 / 베가북스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2009년 8월 28일에 사서 8월 30일에 다 읽은 책이다. 기본적으로 글을 잘 썼다. 확실히 기자 출신의 저자인지라, 글이 매끄럽게 잘 나가는 듯하다. 마치, 옆에서 읽어주는 듯하다고나 할까? 전북대 신방과 강준만 교수의 글을 애독하는 나로서, 그만큼이나 부드럽고 잘 읽힌, 근래에 보기 드문 책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대통령을 해석한 일종의 '대통령학' 관련 책이라 '감히' 평하고 싶다. 그 대상은 바로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 돌아가신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 그리고 지금 대한민국을 말아먹고 계시는 MB 대통령이다(기본적으로 이 분 성함을 말하긴 싫다). 저자는 이들을 해석하는데 있어 하나의 해석기준, 즉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로마사 논고'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그래서 책의 부제도 '마키아벨리로 본 MB, 오바마로 본 노무현"이다. 

저자의 결론을 '비약'하여 내려보자면, 이거다. 

국민의 지지를 받으면서 대통령다운 대통령이 되려면, 세상의 모든 대통령들은 '공감'의 능력과 '자기성찰'의 능력을 길러라!!

비약이 있을지언정, 이 책은 이 결론을 중심으로 갖가지 사례들, 특히 저자가 오바마 리더십 전문가(?)답게 그의 사례를 노무현, MB와 비교하면서 기술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노무현 대통령을 지지하고, MB를 불신(?)하는 듯한 저자의 태도는, 오바마에 근접한 자를 노무현으로 상정한다. 물론, 노무현 대통령이 그래서 성공했다는 것은 아니다. 저자에 따르면, 그 분 역시 국민들과의 공감에 실패했을 뿐 아니라, 마키아벨리가 그렇게도 충고했던 '경멸'과 '미움'을 피하지 못했다 한다. 결국, 자기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그것이 오해였음을 증명했지만. 

MB에 대해서는 아주 신랄한 비판을 가한다(욕먹어도 싸다^^). 가령, 그의 명박산성이나 쇠고기협상 등, 국민의 느낌을 공감하지 못하는 태도는, 지금의 지지율을 잘 설명해주고 있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MB특유의 화법, "나 그거 다 해봤어요"는 이러한 공감능력의 부재를 잘 보여주는게 아닐까,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봤다. 정혜신 박사 역시 MB에게 공감능력, 남의 기분을 헤아리려는 그런 느낌이 상당히 결여되어 있다고 진단한 바 있는데, 심리학적으로나 언론학적(?)으로나, 보는 눈은 같다. 하긴, 대상이 하는 짓거리가 같은데, 보는 입장이야 뭔 차이가 있겠냐만은. 

신자유주의 얘기도 나왔다. MB나 노무현 대통령 역시 신자유주의의 거센 물결에서 자유롭지 못했고, 못하다. 오바마는? 적어도 그것이 문제임을 직시하고, "있는 그대로의 세상"이 아닌 "있어야 하는 세상"을 만들자고 주변 지지세력과 반대세력을 설득한다. MB는? 그냥 지 멋대로 삽질하고 있다. 4대강 사업이 대표적이다. 사회안전망제도에 투입될 돈을 모두 깎으면서 4대강 정비에 투자하는 그 심리는 단순히 개발시대 성공한 한 사람의 지배적 심리도식에서 기인한다고 보여진다.

중언부언 말이 많았다. 결국, 이 책의 결론은 '공감하지 못하는 지도자, 자기성찰이 없는 지도자, 로마의 쇠퇴처럼, 멸망의 길로 들어서리라'로 내려진다. 국민을 거스르고, 그 국가의 가장 중요한 가치를 거스르고서 성공한 지도자 못 봤다고 저자는 일갈하는데, 나 역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한다. MB의 변화 가능성, 그 잠재력이 있음을 지적하는 것도 잊지 않은 저자는, 마지막으로 MB의 자기성찰 능력에 기반한 '공감'능력에 한 가닥의 희망을 거는 듯 싶다. 그게 과연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앞으로 3년 있으면 그 힘도 다 소진될텐데, 이렇게 막가셔셔야 되겠는가? 걱정된다, 대한민국 MB호....건투를 빈다. 

p.s.) 아...그런데 별점이 왜 4점이냐고? 음..내용과 짜임새 모두 좋은데, 급하게 편집되었나....오탈자가 너무 많았다. 기본적으로 그런거 다 수정하면서 읽는 편인데, 그래서 출판사에 반성을 요하라는 차원에서 4점을 줬다. 뭐, 내가 이런다고 출판사 쪽에서 반성하지는 않겠지만^^ 또 다시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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