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리를 위한 글쓰기 멘토링 - 이메일에서 기획서까지 카테고리 하나로 끝낸다
이강룡 지음 / 뿌리와이파리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지금까지 네 번을 읽어나? 읽을때마다 재미있음을 느낀다. 왜 그럴까? 글이 짧으면서 힘이 있고, 그러면서 내용도 있기 때문이었다.

이강룡씨가 쓴 '김대리를 위한 글쓰기 멘토링'의 핵심주제는 간단하다.

"글을 잘 쓰려면 범주(category)을 잘 지켜라"이다.

범주란 무엇인가? 범위다. 내가 글을 여기에서 여기까지 쓰겠다라는 일종의 분량을 의미할 수도 있다. 하지만 더 정확하게 말해 내 글의 얼개를 말한다. 즉 나의 주장(main claim)은 이거고, 이것을 뒷받침하는 하위주장(sub-claim)은 이걸로 한다라는 전체 얼개를 명확하게 정하는 것이 바로 '범주'를 정하는 작업인 것이다.

이 책은 그러한 범주를 강조한다. 범주가 너무 넓으면 글이 나가지 않는다. 막막하기 때문이다.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감이 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범주를 명확하게 정하면 글이 쫙쫙 나간다. 저자의 표현처럼 "변기 물 빠지듯이" 말이다. 범주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변기 물 빠지듯" 글이 나가느냐 빠지지 않고 소위 "분뇨의 역류"를 당하느냐가 결정된다. 그게 저자의 핵심주장이다. 그래서 그는 처음부터 끝까지 범주의 신을 언급한다.

책의 분량도 매우 간소하고, 내용도 범주의 신을 잘 영접하시어 쓰셨다. 글쓰기를 본격적으로 배우려는 사람보다는 글은 잘 쓰시는데 이런 글도 있구나, 이렇게 글에 대해 접근할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지신 분들께 추천한다. 초보자께서 보시면 '그냥 그렇다'. 하지만 어느정도 글을 많이 써보신 분들은 새롭게 와닿을 수 있으리라.

개인적으로 학교에서 원생들의 논문을 많이 지도한다. 논문을 처음 쓰는 원생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오류 중 하나가 바로 이 범주의 오류다. 너무 넓게 잡아온다. 가령 이런 식이다. "골프 활성화 방안 분석". 이런 주제 잡아가지고 오면 맨 먼저 물어본다. "너 이 논문에서 뭘 얘기하고 싶니?" 그럼 어버거린다. 뭘 얘기하고픈 것이 정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런 주제는 너무 광범위하다. 글이 잘 나갈리가 없다. 하지만 "골프활성화를 위한 지도자 역량개선방안: 1급지도자 연수의 프로그램 구성과 진행의 문제점 비판"의 식으로 범주를 더 좁혀오면 얘기할 것이나 말하고자 하는 바가 명확해진다. 연수프로그램을 개선해서 지도자의 자질을 높히면 골프가 더 활성화할 수 있음을 말할 수있게 되는 것이다.

자! 이제 이런 범주의 오류를 범하지 말자. 이강룡씨의 책은 이러한 범주의 오류를 경계한다. 나 역시 그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이 리뷰는 그 동의의 자그마한 표현이다. 책을 구입해보시라. 후회할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의 말처럼 "화장실에 앉아서 편하게 읽으시라". 그럼 나도 모르게 책에 빠지는 경험을 하게 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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