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의 쓸모 - 결국 우리에겐 심리학이 필요하다
이경민 지음 / 믹스커피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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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은 우리에게 왜 필요할까?


심리학을 배우면 다른 사람들의 마음도, 너무나도 복잡한 내 마음도 온전히 이해하고, 척척 잘 대응할 수 있을 것만 같았던 시기가 있다. 심리학 관련 책이나 강의를 몇 번 들으면서 그것이 얼마나 오만한 생각이었는가 깨닫게 되었지만.


사람의 마음은 깊이가 깊고 넓어 심리학을 배운다고 해서 100% 파악할 수도, 이용할 수도 없다. 그럼에도 배워야 한다고, 배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조금이라도 나와 너를, 우리의 관계를, 이 사회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이 책을 보면서 크게 놀란 부분이 있다. 심리학에는 여러 파트가 있다. 조금만 검색해봐도 알 수 있듯, 임상심리, 발달심리, 이상심리, 상담심리, 사회심리 뭐 등등 심리학은 크고 방대한 학문이다. 여러 내용을 이 한권에 모아두다니, 세상에나. 사실 심리학 개론 책을 읽어보려고 서점에 가서 봤다가 어렵고 대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아서 덮은 적이 있었는데, 이 책에는 다양한 심리학 이론들이 쉽게 풀어서 쓰여져 있었다. 심리학에 대해 관심이 있으나 어떤 책부터 읽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을 때 입문서로 이 책을 추천한다.


저자인 이경민 님은 광고대행사, 홍보팀 등 회사에서 광고홍보 관련하여 일을 하다가 결혼, 출산 후 '나'에 대해 알기 위해 상담심리를 공부하셨다고 한다. 약간 현재는 심리상담가로 활동 중이시다. 육아를 하시는 분이라 그런가 책 곳곳에 아이의 발달 과정에 대한 내용도 있어서 마침 임신 중이라 유익했다. 꼭 임신 출산과 관계가 없다고 하더라도 배워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들이다. 서문에 이 책에 대한 설명이 적혀져있다. 이 설명 딱 그대로인 책이었다.


'이 책은 심리학을 처음 접하는 초보자, 혹은 심리학 개론서를 더 심도 깊게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책입니다. 스스로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관련된 심리이론을 직접 적용해보고, 방대한 심리학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기 위한 책입니다.'P7



책의 흐름은 인간의 발달부터 성공적인 노화, 나에게 선물하는 상담심리학까지 기술되어 있다. (이 흐름을 기획하기도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워낙에 책 내용이 많아 나에게 와닿았던 부분, 공유하면 좋을 내용 위주로만 몇 가지 소개한다.


P.66

쿠퍼스미스는 "높은 자아존중감을 지닌 아이들의 부모에게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양육 태도나 행동은 없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말합니다. 결국 아이의 자아존중감에서 부모나 교사는 외적 요인의 일부일 뿐이지 아이가 갖게 될 자아존중감의 수준과는 큰 연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스스로를 가치 있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경험을 통해 주체적으로 자아존중감의 수준을 선택합니다.


-> 나는 자아존중감은 외적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생각했다. 성공적인 경험이 쌓여야 자아존중감도 올라가는 것이라고, 그렇게 생각했고 그렇지 못했던 유년시절에 대해 상처가 있었다. 그러나 책에서는 타인의 시선과 반응에 따라 자아존중감이 달라질 수는 있지만 자아존중감이란 주관적인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이므로 본인의 관점을 바꾸면 자아존중감도 변화시킬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부모가 스스로 높은 자아존중감을 가지고 생활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은 본보기가 되어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자아존중감을 키울 수 있다고 한다. 내 스스로가 나를 보는 관점을 바꿔가다보면 자아존중감도 올라가고, 내 아이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니! 앞으로 외부 상황을 탓하는 건 이제 그만!



P.85

아이의 내면에는 어머니에게서 분리되는 독립이 두려워 다시 결합 상태를 꿈꾸는 욕구와 함께 자신만의 고유한 독립성을 갖고 싶은 마음이 양립합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경험 속에 어머니가 지나치게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면 독립된 존재감을 획득하기 어려울 것이고, 반대로 개별화가 지나치면 분리불안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 태어난 직후 신생아시절 아기는 어머니의 젖과 자신의 엄지손가락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어머니와 본인의 경계를 인지하지 못한다고 한다. 생후 6개월이 되면서부터 분리된 존재로 인식하는 분리-개별화에 들어간다고 한다. 그래서 이 시기부터 낯가림이 생긴다고 한다. 눈앞에 보이지 않아도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인지하는 대상영속성을 획득하는 7~9개월 무렵부터 본격적인 애착형성이 가능하다. 애착형성이 된 존재인 엄마와 그렇지 않은 낯선 사람을 구별하기 때문에 낯가림이 발생한다는 것.



P.87

동물행동학과 비교행동학의 창시자로 꼽히는 콘라트 로렌츠는 큐피인형 효과를 통해 어린아이, 동물의 새끼들이 귀엽게 생긴 이유에 대해 설명했는데요, 어린 아이, 동물의 새끼들이 귀여운 이유는 주 양육자의 관심을 유도해 보호받고 사랑받을 확률을 옾이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즉 그들의 '귀여움'은 생존을 위해 타고난 선천적 요소라는 것입니다.


-> 새끼 동물들이 나오는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남편과 정확하게 이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왜 아이는 귀여울까, 왜 새끼는 귀여울까. 아마도 귀여운 외모와 행동으로 보호본능을 자극해 사랑을 받게 하는 것이 선천적으로 탑재된 것이 아닐까 결론내렸는데 같은 이론을 한 사람이 있었군!ㅎㅎ 심지어 귀여움은 성인이 되어서도 어마무시한 무기가 된다. 뭘 해도 예쁨받는 사람은 보면 귀여운 구석이 있더라.ㅎㅎ



P.91

심리학자들은 자녀의 양육 패턴이 반복되고 대물림된다고 주장합니다. 어린 시절 안전애착을 형성하면 나중에 부모가 되어서도 자녀와 활발하게 감정적 교류를 나눈다는 것입니다. 즉 부모와 안전애착을 형성한 경험이 대를 이어 반복된다는 것이지요. 이는 부모와 좋은 애착 관계를 가지지 못했다고 해서 부모를 원망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우리는 비슷한 패턴이 '나'의 자녀에게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나쁜 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현실을 직면할 필요가 있습니다.


-> 위에 있는 내용과 비슷하다. 나는 타인에 대해서는 긍정적, 자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경향이 있어 저항애착에 해당되는 것 같다. 확실한 건 안전 애착은 아니다. 그렇지만 이대로 아무런 개선을 하지 않으면 나의 이런 모습을 아이가 닮아가겠지 싶어서, 심리학을 공부하고 스스로를 변화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P.110

이처럼 혼자서 어떠한 일을 수행할 때보다 타인이 존재할 때 개인의 수행능력이 향상되는 현상을 '사회적 촉진'이라고 합니다.


-> 이 구절은 최근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ㅎㅎ 눈에 쏙 들어온 문장!

지옥철을 타는 힘든 출퇴근 과정이 없는 재택근무. 1분이면 출근 가능, 이렇게 추운 겨울에 따뜻한 방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은 아주 좋은 환경이다. 특히나 지금과 같이 외출이 위험할 수 있는 환경에서는. 그렇지만 나는 사무실이 그립다. 사무실에서는 더 빠릿하고 더 일이 잘되는 것만 같다. 타인의 시선을 많이도 의식하는 사람이라 재택보다는 사무실 출근이 나에게는 더 높은 효율을 가져다주나보다.



P.127

생활자세의 유형

-> 표를 보고 타인을 보는 시선과 나를 보는 스스로의 시선을 한번 체크해봤다. 내 경우에는 타인은 다 맞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나는 또 틀리지 않았을까 스스로를 검열하는 습관이 있어 '자기 희생적 자세'에 해당된다. 이걸 인지도 못하고 살다가 자기 긍정으로 돌려보려고 부던히 노력중이다. 승리자 각본은 I'm OK, You're OK. 바로 Win-win 식 사고를 뜻하는 것 같다. Win-win을 삶에 적용하다보면 꽤 좋은 결과를 얻을 때가 있다.



P.199

부모가 올바른 태도를 바탕으로 자녀의 노력을 인정해주는 격려의 자세를 가질 때 자녀의 긍정적인 행동이 강화된다는 것이지요. 이를 위해 조건이나 전제 없이 자녀를 수용하고, 자녀가 어려운 상황을 극복할 수 있으리라는 믿음과 기대를 표현해야합니다. 즉 칭찬은 장점에 초점을 맞추지만 격려는 존재 자체에 초점을 맞춥니다. 또한 부모는 아이의 소거해야할 부정적인 행동보다는 강화해야 할 긍정적인 행동에 주목하고, 결과에 대한 평가와 보상이 아닌 과정의 노력을 인정해줘야 합니다.


-> 전에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이 유행하며 칭찬의 효과에 대해 하는 말이 많았던 것 같다. 최근에는 단순한 칭찬이 아니라 그 과정, 얼마나 노력했는가에 대해 인정해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한다. 다큐멘터리에서 봤는데 100점 받았다고 칭찬을 받은 아이는 다음에 문제를 선택할 때 쉽게 100점을 받을 수 있는 쉬운 문제를 고르지만, 과정을 인정받은 아이는 조금 어렵지만 도전해볼 만한 문제를 선택했다. 인생은 언제까지나 쉬운 문제만 풀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스스로에게도 아이에게도 얼마나 노력했는가를 인정해주기로 하자. 나 스스로에게도 무한 인정!!



P.293

마음챙김의 과정에서는 명상을 하며 신체 감각이나 감정 상태를 바라봄으로써 현재의 순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게 합니다.


-> 현대 사회는 피로함이 많고, 지쳐있는 사람이 많아 어느 순간부터 마음챙김의 중요성이 대두되었다. 명상이 좋다고 추천을 참 많이 받았는데 개인적으로 나는 명상이 쉽지 않았다. 가만히 앉아서 생각을 비우는 것이 쉽지 않았다. 이 책에서는 걷기 명상과 먹기 명상을 소개했다. 10분 이상을 침묵속에서 걷거나, 건포도를 하나씩 천천히 주의를 기울여 먹으며 집중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먹기 명상은 해보지 않았지만 마음이 번잡할 때 무작정 나가서 30분이고 한시간이고 걸었다. 걷고 나면 생각이 정리되고 개운한 느낌이 들어서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이것이 걷기 명상이었던 것 같다. 걷기보다 더 효과 좋은건 달리기다. 걷다보면 잡생각이 많이 떠오르지만 숨차게 뛰다보면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아서 의외로 스트레스 해소에 참 좋았다.(뛰러 가기까지가 힘들었지만ㅋㅋㅋ)


P.277~278

스트레스 성격유형

심장전문의 메이어 프리드먼은 환자들을 보며 스트레스 성격유형을 A~D로 구분했다. A유형에 속하는 사람들은 화를 쉽게 내고 인내심이 약하고, 각성상태가 높고, 경쟁적이고, 적대적이며 스트레스에 취약함을 보였다. B유형은 낙관적이고 긍정적인 특성을 보이나 동기가 부족하고 적극성과 책임감이 낮다. 이후 캘리포니아대학교 리디아 테모쇼크 연구팀은 추가로 C유형을 발표하는데 암에서 유래한 이 유형은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고 화를 참는 사람들로 희생적이고 협조적인 유형이지만 스트레스 환경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인다. 스트레스를 잘 풀지 못하기 때문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과도하게 나오고, 이것이 면역체계를 파괴해 암에 걸릴 확률이 다른 유형보다 무려 4배 이상 높다고 한다.

D유형은 벨기에 앤트워프대학교 요한 데놀레트 연구팀이 발표했는데 냉소적이고 분노와 감정을 잘 표현하지 않고 말수가 적은 편이라고 한다. 사회적으로 자주 소외감을 느끼거나 어려움을 겪어 호르몬 변화가 급격히 발생하기 떄문에 동맥경화나 당뇨 등에 취약하고, 만성적으로 정서적 고통을 보이며 관상동맥 심혈관 질환에 특히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 이 책 통틀어서 읽고 제일 소름이 돋았던 부분이었다. 나는 딱 C유형의 사람이다. 문제상황이 발생하면 대부분 협조적이고 희생적으로 잘 맞춰준다. 너무 오랜시간 이렇게 살아와서 화를 내야하는 방법도 잘 모르고 살았다. 그러다가 암에 걸렸다. 리디아 테모쇼크 연구팀 아주 유능하구만.

스트레스에 대처하는 방법도 그 다음페이지에 기술되어있는데 문제중심대처와 정서중심대처를 소개했다. 문제를 직접 해결해 원인과 직면하는 자세가 문제중심대처. 상황을 직접 개선하기 보다는 스트레스로 유발된 정서를 조절하는 데 초점을 두면 정서중심대처이다. 책에서도 기술되어있지만 딱 무엇이 효과적이라기 보다는 그때그때 내 마음과 상황에 따라 어떤 것을 더 중점적으로 둘 것인지 정해서 대응하면 된다. 가끔은 문제를 직면해야함을 알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 있다. 지금 이걸 마주해버리면 내 마음이 감당이 안될 것 같은 때, 그런 때에는 내 마음이 조금 강해지고 여유가 생길 때까지 시간을 벌어 마음을 케어하는 것을 추천한다.


이것저것 와닿았던 구절과 감상을 적었는데, 아무래도 태교를 생각하는 시기이다보니 육아에 관련된 내용을 많이 쓴 것 같다. 저자의 기획의도대로 나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나갈지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 되어서 중요한 시간을 가졌다고 생각한다.


코로나 블루로 힘든 시기, 새로운 지식도 쌓고 스스로를 돌아보고 싶다면 이 책,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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