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바람나다 - 도서관 책모임이 협동조합 카페를 열다
독서동아리 책바람 지음, 박정희 엮음 / 미다스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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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하고 진심어린 책을 받았다.
책과 사람이 좋아 모인 그녀들의 이야기, ‘책과 바람나다’

책을 펼치자 이렇게 따뜻한 글귀들이 적혀있었다.
책을 쓴 분들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것 같았다.


나는 책을 좋아한다.
좋아하긴 하지만 마음만큼 많이 읽지는 못한다.
책보다는 의미없이 SNS에 들어가있는 시간이 여전히 많은 것 같다.
의미없는 시간을 줄이고, 책을 한 장이라도 더 봐야지 매번 다짐하지만 그것또한 쉽지 않아서 독서모임을 생각했었다.
약간 강제적으로, 사람들과 약속을 하면 읽지 않을까 싶어서.
나가봐야지, 하던 중에 코로나가 터져서 그마저도 무산되었지만.

책을 읽어본 사람뿐만 아니라 어떤 모임을 해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그것이 유지되기가 얼마나 힘든지.
사람이 모여서 한 가지 일을 주제로 친해지면 나의 상황이나 개인적인 사정에 관계없이 깊은 유대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
좋은 것은 알지만 유지하기란 정말 쉽지 않다.

30대~50대까지의 엄마들이 모여서 책을 읽고 내용을 공유하고, 느낀점을 나누는 것이 이 모임의 시작이었다.
책을 주제로 모여서 의견을 나누다보니 고정 멤버가 생기고, 도서관에서 모이다가 꾸준히 모임을 하고 싶어 만든 협동조합 카페까지.
작은 공간에서 일어난 책바람의 기적이라는 문구가 아주 적절하게도, 많은 것을 이루었다.
모임을 견고히 하고, 투자를 받아 협동조합을 만들고, 커피를 배워 카페를 운영하고, 이렇게 각자의 목소리를 담은 책도 내고.
엄마라는 이름으로 살다가 오롯이 나로서 활동하여 일구어 낸 성과가 얼마나 기뻤을까 싶었다.


이 책에는 도서관 책 모임으로 시작해 협동조합 카페를 열기까지, 그 기나긴 과정을 어떻게 잘 유지해왔는지, 한 명 한 명의 목소리를 담았다.
모임을 운영하고 있는 사람, 협동조합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책을 읽으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위드코로나 시대의 도래로 이제 N잡은 너무 당연한 일상이 되었다. 언제까지 직장을 계속 다닐지도 모르는 일이고, 직장을 그만둔 이후에는 무엇을 해야하나 막막하기도 하고. 아직 30대이지만 친구들끼리, 동료들끼리 모이면 요새는 늘 이런 얘기만 하고 있다.
책을 읽고 모여서 이야기하는 어찌보면 경제적인 활동과 거리가 먼 이 모임이 경제적인 가치를 생산하는 조합이 된 것처럼, 결국 모든 건 얼마나 그것을 원하는가, 열정을 가지고 임하는 가에 달렸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리고 이 긍정적인 에너지가 책을 읽는 다른 분에도 퍼지면 좋겠다, 생각했다.



각자의 역할을 찾아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맡았는데 일의 정도를 자로 재듯이 재거나 따지지 않았다. “그냥 하자!”였다. 그리고 누군가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있으면 너 하고 싶은 대로 하라면서 기꺼이 밀어주었다. 그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와 끈끈함과 자부심이 있었다. 나이 들어서도 함께하고 싶었고, 가족, 친구들과 함께 지역 내에서 꾸준히 이어갈 수 있는 공동체를 꿈꾸게 되었다.P.22

책바람에서 우리는 서로를 선생님이란 호칭으로 부른다. 줄여서 ‘누구 누구 샘!’이라고 부르면 그 순간 나이와 상관없이 수평적 구조를 이루어 좋다. (중략) 오히려 나이보다, 모르고 있던 무엇인가를 탁! 집어줄 때 ‘오~~’하고 엄지손가락을 세워 인정해준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매번 손가락을 세워 감탄하는 상대가 달라진다.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서 각자의 개성을 잘 드러내기도 하고, 작은 것에도 잘 감동하는 사람들이 모인 탓이다. P.98

내게는 ‘나’라는 존재가 밥벌이 활동에만 소진되거나 매몰되지 않도록 일종의 ‘균형 추’역할을 해주는 게 ‘책바람’인 것 같다. 그러므로 ‘책바람’활동은 내가 지치지 않고 꾸준히 밥벌이를 하는 데 매우 도움이 된다.P.129

서로가 서로를 알아주는 그런 관계를 얻고 싶었다. 그러나 각각의 사람들은 너무도 달랐다. 1년 동안 배운 것은 ‘우리’라는 것은 일방적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는 것이다. 서로가 원해야 우리가 되는 것. 그래서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이 하고자 하는 것을 힘을 보태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박정희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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