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꺼풀 창비만화도서관 10
데브 JJ 리 지음, 이주혜 옮김 / 창비 / 202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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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가 거의 없는데도 화면이 가득차게 느껴지는 그림체. 

생동감 넘치는 배경과 잔잔하게 채워진 명암들.

그 사이 여러가지 감정을 기막히게 풀어내는 인물들의 표정. 


첫 장을 넘기는 순간, 나는 이미 이 책과 작가에게 반해버렸다. 


외국에서 살아본 경험이 없는 나로서는 

영원히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정체성의 혼돈을 완벽히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여전히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고민하는 하나의 인간으로서

그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도 같았다. 


그래서 말해주고 싶다. 

너만의 고민이 아니라는 것을. 

우리는 죽을때까지 이렇게 고민하고 답을 찾아 나가며 살아간다는 것을. 

절대 혼자가 아니니까 너무 외로워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정진의 아빠가 한 말처럼, 

자란다는 건 때때로 슬프고 화가 나는 일이다. 

내가 그냥 나라는 자체 만으로도 힘들고 버거운 때가 있는 법이다. 

그러니 '왜 나는? 왜 나에게만?'하는 마음으로 살지 않았으면 한다. 


이건 비슷한 상황을 겪는 모두와 나를 향하는 말이다. 

삶의 엔딩은 해피하니까 우리 모두 힘을 내자 라거나,

삶은 어차피 고통의 연속이니 좌절하며 살자는 말이 아니다. 

삶은 좋다가 나쁘고, 심심하다가도 재밌는 일들의 반복이다. 

그러니 너무 좌절하거나 너무 고통받을 필요 없다. 

우리는 계절이 지나고, 나이를 먹는 것처럼 그냥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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