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진정한 친구가 되는 법 - 2024 대한민국 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박현민 지음 / 창비 / 2024년 1월
평점 :
귀엽고도 단단한 그림책을 만나보았다.
그림책이란 비단 귀엽기만 해서 아이들만 읽는 책이라는 나의 편견을 부숴준
박현민 작가의 <진정한 친구가 되는 법>
설산에 사는 유인원인 '예티'와 친구가 되기 위한 예티 연구소의 연구원 유진의 이야기.
유진은 예티와 친구가 되기 위해 예티를 포획한다(?)
일단 첫 시작부터 어쩐지 요상한 친구되기 프로젝트는 과연 성공할 것인가?
팝하고도 선명한 독보적인 색감으로 단순하고 귀여운 그림을
그림책의 물성을 최대한 활용하여 넓은 세상으로 그려낸다.
읽으며 '아, 이런 게 그림책의 매력이었지.' 라는 생각을 계속 하게 되는 매력적인 책이다.
그림은 귀엽고, 색감은 예쁘지만
그 안에 담긴 이야기는 전혀 가볍지 않다.
예티와 유진의 관계를 보며
'친구'란 무엇인가?
'진정한 친구가 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인가?
'인간은 인간 아닌 존재들과 친구로 지낼 수 있는가?'
와 같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된다.
예티 연구소에서 '예티와 친구 되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예티를 포획해 공격성을 없애고 사회성을 학습시키는 장면들을 보면서
그것은 '진정으로 친구가 되기 위한 방법'이 맞는지,
인간 중심의 시선으로 비인간 존재를 바라보는 이기적인 방법은 아닌지
깊은 고민에 빠진다.
예티 연구소가 예티를 향해 당연하게 행하는 행동들이
우리 인간들이 비인간 존재를 향해 당연하게 행하는 행동들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조금은 아프게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인간들은 인간이 아닌 다른 존재들과 진정한 친구가 되어 함께 살아갈 수 있을까?
우리는 종족과 한계를 뛰어넘고 진정한 친구가 될 수 있을까?
과연 예티와 유진이 진정한 친구가 되었는지, 어떻게 그럴 수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책을 통해 직접 알아보길 권한다.
진정한 친구의 개념이 사라지고, 나와 다른 존재에게는 비난과 혐오만이 만연한 시대에서
우리 안에 우정을 향한 따뜻한 불씨를 되살리는 기분좋은 그림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