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을 겪지 않은 나는 우리에게 벌어진 지난 전쟁의 역사를 읽을 때마다 두려움을 느낀다. 하물며 이 전쟁을 겪은 사람들은 말하여 무엇하랴... 한 명의 평범하고 밝았던 꾸야삼촌은 전장에 단 하루 서 있던 것만으로도 자신의 인생의 행로에서 45도 비껴서서 걸어갈 수밖에 없는 마음의 불구가 된다. 이 책에는 피튀기는 전장의 모습이 단 한번도 제대로 묘사되지 않지만 죽은 자들의 소중한 목숨...그리고 죽은 자들의 몫까지 걸머지고 평생을 살아가는 살아남은 자들의 끔찍한 업보로 인해 묘사되지 않은 행간에 숨어있는 참혹한 전쟁의 실상이 느껴진다. 전후 소설을 읽을 때마다 이기적이게도 전쟁을 겪지 않았음에 안도하는 20대의 나는 이라크 공격을 결의하는 미국의 부시를 보며 오늘도 두려움에 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