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가치 있게 여겨지는 공인된 자기과시의 형식은 경쟁이다.
강탈이나 강압으로 획득한 유용한 물건이나 용역도 경쟁에서 승리했음을 과시하는 전통적인 증거로 동원된다. 그에 따라 강탈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재화를 획득하는 일은 최고의 신분에 있는남자라면 부끄러워해야 할 일로 평가된다. 생산적인 활동이나 남에게 용역을 제공하는 직업도 똑같은 이유로 멸시받는다. 그리하여 한편으로는 명예로운 일과 강탈행위를 동일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생산적인 노동을 멸시하는 불공정한 차별이 발생한다. 이렇듯 모멸적인 평가를 받게 된 노동은 바야흐로 지루하고 힘겨운 노역의 성질을 갖기에 이른다. - P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