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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엄마의 요리를 소개합니다 - 이주민 가족들과 함께하는 정다운 집밥
이란주 지음, 김라온 그림 / 초록귤(우리학교) / 2026년 5월
평점 :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오늘 저녁엔 뭐 먹어?" 친구에게 무심코 건네는 이 한마디만큼 마음을 가깝게 만들어 주는 인사가 또 있을까요. 그림책 『우리 엄마의 요리를 소개합니다』는 '다문화'라는 거창하고 딱딱한 말 대신, 따뜻한 밥상 위에서 시작되는 이야기입니다. 몽골, 캄보디아, 베트남, 이집트… 세계 곳곳에서 건너와 우리 곁에 뿌리내린 10개 이주민 가정의 저녁 식탁이 아이들의 해맑은 목소리를 타고 정겹게 펼쳐집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저절로 입안에 침이 고입니다. 꿀이 듬뿍 들어가 달콤한 이집트의 과자 '바스부사', 쌀쌀한 날 마음까지 녹여줄 것 같은 몽골의 따스한 국수 '고릴태슐'까지. 아이들은 저마다 엄마가 해주시는 특별한 요리를 들뜬 표정으로 자랑합니다.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아이의 눈높이에서 들려주는 소소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어떤 맛일까?' 하는 호기심과 함께 정겨운 온기가 마음에 스며듭니다.
이 그림책이 유독 마음을 울리는 건 이야기 속 모든 요리와 레시피가 실제 우리 이웃들의 삶에서 나왔기 때문입니다. 이주민 인권 현장에서 오랫동안 발로 뛰어온 이란주 작가가 각 가정을 찾아가 함께 밥을 먹으며 들은 진솔한 이야기에, 김라온 화가의 다채롭고 따뜻한 그림이 더해졌습니다. 알록달록 펼쳐지는 음식들과 식탁 풍경은 각 가정이 쌓아온 삶의 시간과 사랑을 손에 잡힐 듯 생생하게 보여줍니다.
그동안 '이주민'이라는 단어가 교과서 속 개념처럼 멀게만 느껴졌다면, 이 책은 그 자리에 맛있는 냄새가 나고 온기가 도는 '진짜 일상'을 놓아줍니다. 저녁 무렵이면 식사 준비를 하며 소소한 기쁨을 나누는 이들이 바로 우리와 다르지 않은 이웃이라는 사실을 가만히 일깨워줍니다. 아이와 어른이 함께 앉아 서로의 저녁 메뉴를 궁금해하듯, 다정한 마음으로 다른 문화를 품어보게 만드는 참 고마운 책입니다.